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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이 직접 나서라 인구 5000만 넘어야 내수시장 제대로 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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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 ‘영웅엄마 2호’ 훈장 가족 몽골 울란바토르 바양걸구(區)의 단독주택에 사는 에네비스(45·뒷줄 가운데)· 오간치멕(40·여·앞줄 왼쪽) 부부와 자녀들. 몽골은 아이 4명을 낳으면 ‘영웅엄마 2호’ 훈장을 수여한다. 아들 하나, 딸 넷을 낳은 오간치멕은 27세 때 훈장을 받았다. [울란바토르(몽골)=노진호 기자]


‘덮어놓고 낳다 보면 거지꼴을 못 면한다.’

 1963년 가족계획 슬로건이다. 당시 박정희 대통령은 “빈곤의 악순환을 차단하려면 무엇보다 인구증가율을 낮춰야 한다”며 가족계획을 최고의 국정과제로 추진했다. 합계출산율 6명, 연간 인구증가율 2.88%로 세계 최고였다. 경제개발 5개년계획은 매번 인구 억제를 최우선 목표로 내세웠다. 정부 부처마다 아이디어를 쏟아냈다. 매년 시·도에 정관·난관 수술 목표량을 할당하고, 수술을 받은 부부에게 공공주택 우선입주권을 줬다.

 산아제한 정책은 결과적으로 너무 과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다. 이제는 반대로 가야 하는데, 이 역시 대통령의 어젠다로 추진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왔다. 본지가 1~15일 인구와 저출산 관련 분야 전문가 11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다.

전문가들은 박근혜 정부의 저출산 정책을 100점 만점에 41.8점(평균)으로 평가했다. 이전 정부(43.4점)보다 낮다. 56.4%(62명)는 정책 효과를 높이기 위한 대안으로 대통령 임기와 저출산·고령사회 계획의 시기를 일치시켜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는 2013년 2월~2018년 2월이다. 2차 계획은 2011~2015년, 3차 계획은 2016~2020년이다. 박 대통령의 임기가 2, 3차 계획에 걸쳐 있다. 이명박 대통령도 그랬다. 전 대통령이 만든 정책을 이어받아야 하니까 ‘내 정책’으로 만들기 힘든 구조다.

 박 대통령은 2013년 2월 취임 후 올해 1월에야 첫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 회의(대면 회의)를 개최했다. 약 2년이 지나서다. 2008년 이명박 대통령은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를 대통령 소속에서 보건복지부 장관 소속으로 격하시켰다. 2012년 6월 ‘5000만둥이’가 태어났을 때 여성가족부 장관이 병실을 방문했을 뿐 대통령이 나서지 않았다. 몽골은 1월 ‘300만둥이’가 태어났을 때 대통령이 직접 축하전화를 했고 총리가 집을 방문해 선물을 전달했다. 통화 장면을 전국에 생중계해 인구의 중요성을 알렸다. 이수연 한국워킹맘연구소장은 “다들 저출산 문제에 대해 뼛속 깊은 심각성은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대통령이 나서서 전 사회적으로 심각성을 알리고 대책 마련을 고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의 임기와 일치시켜 저출산 극복 대책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우고 취임 후 이를 추진하자고 제안한다. 또 각 부처 장관의 업무 실적을 평가할 때 최우선적으로 저출산 대책 실행 여부를 따지자고 주문했다.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연구실장은 “현재의 정치적 상황을 고려하면 모든 경제 관련 정책의 우선순위는 정치적 논리로 결정되는 경우가 많다. 저출산 대책을 대선 공약으로 내세워 국민 지지를 확보한 뒤 이를 기반으로 강력히 추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김원식 건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저출산 문제는 국가 존립이 걸린 비상사태”라고 전제한 뒤 “대통령 임기와 저출산고령사회 계획을 맞추면 비현실적 대책이 나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일본처럼 인구의 마지노선을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올해 인구(5062만 명)와 비슷한 5000만 명 수준으로 설정해야 한다는 응답이 47명(42.7%)으로 가장 많았다. 이태규 한국경제연구원 미래전략실장은 “5000만 명 아래로 떨어지면 생산가능인구가 줄고, 나이 든 세대가 젊은 세대를 착취하는 꼴이 된다”며 “최소한 5000만 명이 돼야 내수시장이 유지된다”고 말했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고점(2030년 5216만 명)에 오른 인구를 유지하는 것이 최고이지만 그게 불가능하니 5000만 명이라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문경태 법무법인 세종 고문(숭실대 겸임교수)은 “여성가족부를 인구가족부로 바꿔 인구 정책에 전념하는 부처로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저출산 설문 참여 전문가 110인 (가나다순)

◆사회복지학 교수 ▶강선경(서강대) ▶구인회·안상훈·이봉주(서울대) ▶김성천(중앙대) ▶김수완(강남대) ▶김연명(중앙대) ▶김진수(연세대) ▶김형모(경기대) ▶백종만(전북대) ▶이기영(부산대) ▶정익중(이화여대) ▶최병호(서울시립대) ▶홍경준(성균관대)

◆경제학 교수 ▶김동원(고려대) ▶김원식·김진영(건국대) ▶사공진(한양대) ▶손종칠(한국외대)▶이상한(한성대)

◆사회학 교수 ▶김원섭(고려대) ▶김한곤(영남대) ▶설동훈(전북대) ▶전광희(충남대) ▶최진호(아주대)

◆의학 교수 및 병원 ▶강동우(에스의원 원장) ▶곽영숙(제주대) ▶김소윤(연세대) ▶김윤·이진석(서울대) ▶노성일(미즈메디병원) ▶문창진(차의대) ▶민응기(제일병원) ▶박희진(강남차병원) ▶신손문(단국대) ▶신정호·안형식·윤석준(고려대)

◆다른 전공 교수 ▶강암구·송재찬(우송대) ▶강혜련(이화여대) ▶김광기(경북대) ▶박지순(고려대) ▶박휴용(전북대) ▶성상현(동국대) ▶송해덕·이원영·조갑출(중앙대) ▶신은수(덕성여대) ▶안이수(신흥대) ▶윤홍식(인하대) ▶이규식·이지만·정형선(연세대) ▶이미경(서울여대) ▶전만복(관동대) ▶정구열(울산과기대) ▶조병희(서울대) ▶조재국(동양대) ▶채규만(성신여대)

◆특별취재팀=신성식·김기찬·박현영·박수련·이에스더·김민상·서유진·황수연·이지상·정종훈·노진호 기자, 오진주(서울대 노문4)·이지현(서울여대 국문4) 인턴기자 welfar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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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