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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한 각오” 표정 바뀐 문 … 측근 “현역 50% 물갈이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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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16일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문 대표는 안철수 의원의 탈당에 대해 “국민께 사과드린다”며 “혁신을 통해 공천 혁명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김상선 기자]

안철수 의원이 탈당을 선언한 지 사흘 만인 16일 당 최고위원회의장에 나타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의 표정은 굳어 있었다.

 문 대표는 14~15일 자신의 고향집(경남 양산)에서 고민한 결과물을 읽어 나갔다. 그는 “저 문재인, 사즉생의 각오로 이 난국을 돌파하겠다”며 “12척의 배가 남아 있다는 마음가짐으로 국민과 승리하겠다”고 했다. 임진왜란 때 명량해전을 앞두고 이순신 장군이 썼던 ‘생즉사 사즉생’(生卽死 死卽生)이란 문구였다.

 전날 밤 만든 원고 초안에 문 대표가 직접 이 대목을 넣었다고 측근들은 전했다. 원고지 7장이 넘는 원고에는 ‘기필코’ ‘독한 각오’ 등 강한 표현이 가득했다. 평소와 다른 강한 발언에 당직자들이 문 대표를 계속 쳐다봤다.

 문 대표는 안 의원의 탈당을 막지 못한 데 대해 “제1야당 대표로서 부끄럽고 송구스럽다. 머리 숙여 사과 말씀 드린다”고 했다. 하지만 “더 독한 각오로 이 시련을 이겨내겠다”며 안 의원 대신 정부와 각을 세웠다. 그는 박근혜 정부를 ‘신(新)독재’로 규정했다. 문 대표는 “현 정부는 그냥 보수 정권이 아니라 수구·극우 정권”이라며 “야당이 무너지면 신독재의 장기 집권 체제로 간다. 이런 정권을 연장시키는 것은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저 자신부터 일체의 기득권을 버리고 반드시 혁신을 이뤄내고 말겠다. 어떤 기득권적 요구에도 굴복하거나 타협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문 대표는 ‘대표가 당선권 비례대표의 20%를 공천한다’는 비례대표 공천권을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비례대표 공천을 비롯해 아래로부터의 상향식 공천 혁명을 이루겠다”며 “당 대표의 공천 기득권이나 계파 패권적 공천은 발 붙일 곳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표 측은 “청년은 청년위원회가, 노인은 노인위원회에서 뽑는 식”이라며 “지역구 후보자도 경선제를 도입했기 때문에 대표가 공천에 영향을 줄 수 없는 구조”라고 설명했다.

 당내에선 “대규모 ‘물갈이’를 예고한 발언”이라는 반응이 나왔다.

 새정치연합은 현역 의원의 20%를 공천에서 배제하는 ‘컷오프’를 진행 중이다. 핵심지역엔 20%까지 전략공천을 할 수 있다. 특히 정치신인에게 10%의 가산점을 부여한 결선투표제가 도입되면서 상당수의 현역이 경선에서 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문 대표 측은 “경쟁력 없는 중진들이 참신한 신인에게 패하는 곳이 다수 나오면 국민적 감동을 이끌 수 있다”며 “현역 교체율이 50%를 넘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인적 쇄신은 문 대표의 주변부터 시작됐다. 문 대표의 최측근 인사인 최재성 총무본부장이 17일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기로 했다. 당초 16일 하려고 했으나 대표실의 권고로 하루 늦췄다. 문 대표에게는 직접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하겠다”고 보고했다고 한다. 이날 최 의원을 만난 이용득 최고위원은 “본인에게 물어보니 ‘그만둔다’고 하더라. 당의 일꾼이고 당선 가능성이 높은데도 포기한다고 해 안타깝다”고 했다.

 ‘노쇠 정당’ 이미지를 벗기 위한 작업도 병행했다. 이날 휴대전화 등 모바일로 입당할 수 있는 시스템이 공개됐다. 지금까지는 시·도 당을 직접 방문하거나 우편·팩스를 통해서만 입당이 가능했으나 더 간편해졌다. 홍종학 디지털소통본부장은 “오늘 하루 만에 입당자가 8000명을 넘었다. 한꺼번에 접속자가 몰리면서 시스템이 느려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글=강태화·위문희 기자 thkang@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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