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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한 일본 여성들 남편 성 쓰는 건 합헌”

일본에서 부부가 같은 성(姓)을 쓰도록 한 민법 규정이 합헌이라는 최고재판소(대법원) 판결이 처음으로 나왔다. 이에 따라 메이지(明治)시대 이래 100년 넘게 이어져 온 일본의 부부 동성(同姓)제도는 그대로 유지하게 됐다. 최고재판소는 그러나 여성이 이혼 후 6개월 동안 재혼하지 못하도록 한 민법 규정은 위헌이라는 판단을 내렸다.

 일본 최고재판소는 16일 사실혼 관계의 남녀 5명이 부부가 같은 성을 쓰도록 한 민법 750조가 권리 침해이자 헌법 위반이라며 국가에 손해 배상을 청구한 상고심에서 관련 규정이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결했다. 원고 측은 부부의 96%가 남편 성을 따르고 있는 조사 자료를 제시하면서 현행 민법이 사실상 여성에게 성 씨를 바꾸도록 강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1·2심 법원도 "부부가 성 씨를 달리하는 것이 헌법상 보장된 권리가 아니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일본 정부 법제심의회는 1996년 부부가 같거나 다른 성을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선택적 부부 별성(別姓)’제도를 담은 민법 개정안을 제시했지만 국회 반대로 입법화되지 못했다. 마이니치 신문의 지난 5~6일 여론조사에서는 부부 별성 제도를 찬성하는 응답이 51%로 반대한다는 비율(36%)보다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최고재판소는 이날 이혼한 여성이 6개월 동안 재혼할 수 없다고 규정한 민법 733조에 대해서는 이 규정상 100일을 넘는 부분이 위헌이라고 판시했다. 재혼 금지기간 설정은 이혼 여성이 곧바로 재혼해 태어난 아기의 아버지가 누구인지를 놓고 소송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메이지 시대에 도입됐다. 가정 폭력 때문에 이혼한 일본 오카야마(岡山) 현의 한 여성은 민법 733조 때문에 이혼 직후에 재혼할 수 없었다며 국가에 165만 엔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낸 바 있다. 1·2심 법원은 ‘아기의 아버지가 누구인가를 두고 분쟁이 생기는 것을 미리 막겠다는 법의 목적에 합리성이 있다’며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도쿄=오영환 특파원 hwas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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