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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메기 효과’로 이어진 ‘공룡’ 이케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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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병주
경제부문 기자

1년 전 글로벌 가구 ‘공룡’ 이케아가 경기도 광명시에 1호점을 냈다. 국내 가구업계는 공포에 떨었다. 다양한 품목과 싼 가격을 내세운 이케아가 결국 자신들을 몰아낼 것이란 두려움에서다. 이케아 입점을 반대하는 시위도 이어졌다.

 하지만 결과는 반대였다. 지난 3분기 국내 가구업계 1위인 한샘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5.2% 증가한 323억원이었다. 같은 기간 현대리바트의 영업이익은 93억원으로 30.9% 늘었다. 퍼시스(38.3%)·에넥스(20.4%)의 영입이익도 크게 늘었다.

 이케아의 국내시장 진입 효과를 분석한 문미성 경기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이케아가 중소 가구업체에 미친 부정적 영향은 우려한 만큼 크지 않았으며 오히려 산업의 구조 고도화와 소비시장 확대에 기여했다”고 설명했다.

 ‘이케아 효과’ 혹은 ‘메기 효과’라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미꾸라지들이 있는 논에 메기 한 마리를 넣어두면 미꾸라지들이 메기를 피해 다니느라 더욱 활발해지고 생존력이 높아지는 것처럼 새롭게 등장한 강한 경쟁자가 오히려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키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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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가구뿐이 아니다. 해외 거대 기업의 진출이 국내 업계에 긴장감을 준 사례는 많다. 2009년 애플 아이폰의 진출은 삼성·LG의 스마트폰 경쟁력을 높였고, 해외 명차 브랜드들의 입성은 현대·기아자동차가 2010년 글로벌 판매 10위에서 현재 5위로 올라서는 데 일조했다. 치열하게 경쟁한 덕이다. 이런 외국 업체들의 진출은 자연스레 고용 증가로도 이어진다.

 하지만 한국은 여전히 외국 기업들엔 기업하기 어려운 곳으로 인식되고 있다. 지난 6월 세계 2위 반도체 장비업체인 램리서치가 인천공항 물류단지에 물류창고를 지으려다 대만으로 최종 결정하기도 했다. 물류창고에 물품을 반입했을 때 외국 기업에만 부가가치세를 물리는 차별 때문이었다고 한다. 규제에 막힌 것이다.

지난해 외국인 투자유치액은 100억 달러(약 11조8000억원)로 국내총생산(GDP)의 0.7%에 불과했다. 정부나 기업들은 해외 거대 기업의 한국 진출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 정부는 외국 기업의 투자를 막는 ‘갈라파고스 규제’를 더욱 개선하고, 기업들은 가구업체들처럼 경쟁력 향상으로 맞서면 된다.

 올 하반기에는 글로벌 가스보일러 시장 1위인 독일 바일란트가 진출해 국내 보일러 업체들의 움직임이 빨라졌다. 세계 최대의 온라인 쇼핑몰 회사인 알리바바와 아마존의 한국 시장 진출도 예고된 상태다. 우리 기업들이 튼튼한 미꾸라지로 거듭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문병주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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