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시론] 중국의 일대일로와 그랜드 석유안보 전략

기사 이미지

홍인기
KAIST 경영대학 초빙교수

‘일대일로’(一帶一路, 21세기 실크로드) 전략은 2013년 9월 중국의 국가경제전략으로 공식화됐다. 육상 루트인 일대(一帶)는 시안(西安)에서 신장(新疆)의 우루무치와 중앙아시아를 거쳐 이스탄불·뒤스부르크·로테르담에 이른다. 해상 루트인 일로(一路)는 취안저우(泉州)에서 자카르타와 쿠알라룸푸르와 콜카타를 거쳐 나이로비를 들러 수에즈 운하를 지나 아테네로 가게 되어 있다.
 
파키스탄 과다르항 43년 임차 계약
믈라카 해협 우회 석유 수입로 확보
국제 정치·경제 영향 주시하며
우리 기업 투자 참여 모색해야
 
기사 이미지
 일대일로 전략 목표는 다섯 가지 정도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미국이 주축이 되어 태평양으로 동진(東進)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대응해 중국이 주축이 되는 신실크로드 전략으로 유라시아·동남아를 거쳐 유럽까지 서진(西進)하는 장기 전략이다.

 둘째, 중국 석유의 22%가 매장된 신장위구르자치구를 집중적으로 투자·개발하는 것이다. 현재 카자흐스탄에서 신장으로의 석유수송 파이프라인과 중앙아시아에서 신장지구를 거치는 가스수송라인을 확대하고, 해외에서 수입하는 에너지를 육상으로 신장지구에 총집결해 신장지역을 중국 에너지의 제1 허브로 육성하는 전략이다. 지역 경제를 활성화하고 지역주민의 소득을 향상시켜 자치구 내의 인종·정치·종교적 갈등과 분쟁을 안정시키는 목적도 있다.

 셋째는 석유·가스·구리 등이 풍부한 중앙아시아 국가들과 파키스탄과 동남아의 아세안 등과 무역 및 투자 관계를 증진해 이 지역 국가의 경제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다.

 넷째, 중국의 고속성장에서 남은 잉여설비와 초과투자로 사양화되고 있는 철강·시멘트·유리·조선·석유화학·건설장비 산업 등과 부상하고 있는 철도산업을 수출하는 것이다. 사양화하고 있는 인프라 건설 산업의 인력을 활용할 수 있는 주변국의 대외 인프라 프로젝트 수주와 수출을 통해 중국과 관련국 경제를 함께 살리는 게 목표다.

 마지막은 중국이 중동과 아프리카에서 수입하는 에너지를 안전하게 확보·수송할 수 있는 ‘에너지 안보’ 루트를 새롭게 확립하는 것으로 집약할 수 있다. 중국은 현재 해외 석유 수입의 80% 이상을 미 해군력이 우세하고 거리도 긴 믈라카 해협을 통과해 들여오고 있다. 다른 통로를 확보해 최대 85%의 경비를 줄이고 수송 안전성을 보장하는 게 ‘에너지 안보’의 핵심이다. 이는 중국 에너지의 가격 경쟁력을 제고하는 것이기도 하다.

 2015년 4월 20일 시진핑 국가주석은 일대일로 프로젝트의 첫 행보로 파키스탄을 방문했다. 인도양에 면한 파키스탄 과다르 항에서 중국 신장의 코샤간까지 3000㎞의 경제 코리더(Economic Corridor, 産業回廊)를 중국이 460억 달러를 투입해 건설키로 양국이 합의했다. 이어 지난달 11일 중국이 160억 달러를 투입해 ‘과다르항’을 국제항으로 건설하고 항구의 관리를 직접 맡는다는 합의가 이뤄졌다. 이로써 인도양에 접한 과다르항이 적어도 43년간 중국 항구가 됐다. 과다르항은 세계 석유 물동량의 20%가 지나는 페르시아만과 호르무즈 해협에 인접해 있다.

 세계 최대 석유수입국인 중국은 현재 사우디와 이란·앙골라 등에서 석유의 60%를 수입하고 있다. 과다르항을 통해 육로로 중국까지 석유를 수송하면 지금처럼 믈라카 해협을 통한 해상운송에 비해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정치적으로는 믈라카 해협이 봉쇄될 가능성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다. 중국이 가장 중시하는 석유 안보 전략의 첫 목표를 이룬 셈이다. 더욱이 신장자치지구를 중심으로 하는 에너지 허브로서 지역 경제활성화와 주민의 소득향상을 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매우 크다. 신장에서 과다르까지의 산업회랑은 항구와 철도·고속도로·송유관 건설 및 산업단지 조성 등 대규모 인프라 투자를 수반한다. 중국과 파키스탄 양국의 산업에 주는 ‘긍정적 충격’은 엄청난 효과를 불러오게 될 것이다. 중국이 신실크로드 정책에서 의도하는 산업 및 지역 발전도 촉진될 것이다. 여기서 파생될 부수효과는 현재로서는 상상하기도 어려울 지경이다.

 때맞춰 중국은 군(軍) 개편 개혁안을 발표하면서 7개 군구를 동서남북의 4개 군구로 개편하고 육·해·공군을 아우르는 통합사령부체제로 바꿨다. 아프리카의 지부티에서 10년간 군항을 임차하기도 했다. 파키스탄의 과다르항의 장기임차계약과 동시에 발표된 이런 일들을 보면서 40년 후의 에너지 안보에도 정책의 초점을 맞추는 ‘그랜드 석유 안보 플랜’에 그저 감탄할 뿐이다. 다만 이 모든 프로젝트에 들어가는 비용이 문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 이를 충당키 위해 중국의 정부·은행·기업·가계의 총부채의 비율이 늘어날 것이다.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80%인 이 비율이 어디까지 갈지는 모른다. 하지만 분명 지금보다 크게 늘어날 것이고 국제통화기금(IMF)과 국제결제은행(BIS) 같은 국제금융기구의 경고와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 위안화 국제화는 이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 것이다. 일대일로가 국제 정치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주시하면서 우리 기업의 참여 방안을 모색하는 정부의 노력이 필요하다.

홍인기 KAIST 경영대학 초빙교수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태그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