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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 사상 최대 ESS 배터리 계약…스마트폰 9000만대 동시 충전할 용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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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화학이 개발한 에너지저장장치(ESS) 전용 배터리를 모아놓은 설비. [LG화학]

 배터리를 신성장 동력으로 삼아 끈질기게 기술을 닦아온 구본무(70) LG 회장의 집념이 열매를 맺고 있다. LG화학이 사상 최대 규모의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계약을 따냈다. ESS는 심야나 요금이 저렴한 때 전력을 생산해 저장한 뒤 수요가 많은 낮에 공급하는 장치로 에너지 산업의 기린아로 뜨고 있다.

 LG화학은 세계 1위 ESS 기업인 미국 AES에 2020년까지 최소 1기가와트아워(GWh) 규모의 배터리를 공급키로 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계약 한 건으로 LG화학은 세계 각국에 구축돼 있는 ESS 배터리 용량(917Mwh)을 단숨에 뛰어넘는 물량을 확보했다.

 이같은 용량은 10만 가구, 40만 명 이상이 하루 동안 사용할 수 있는 ESS 장치를 만드는데 활용할 수 있다. 또 전기차의 경우 5만대, 스마트폰은 9000만대를 동시에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LG화학이 거둬들일 매출은 5000억원 안팎이다. 회사 관계자는 “향후 ESS 구축 작업에 따라 배터리 공급 규모가 2~3배 이상 커질 가능성도 있다”며 “매출도 수조원 대로 늘어날 수 있다”고 기대했다.

 업계에선 세계 1위의 ESS 업체와 1위의 배터리 업체가 손잡았다는 점에 의미를 두고 있다. AES는 2000년대 초반 2차 전지를 활용한 ESS를 처음 도입해 상업화할 정도로 이 분야에서 앞서 있다. LG화학은 시장조사업체 네비건트 리서치의 평가에서 세계 1위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원래 ESS 업계에선 전기차용 배터리를 이용해왔다. ESS 전용의 맞춤형 배터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그걸 간파한 게 LG였다. 구본무 회장의 지휘 아래 ESS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꾸준히 투자해 지난 2013년 충북 오창에 세계 최초의 전용 생산 시설을 구축했다.

 이런 노력에 AES가 움직였다. AES 임원진이 LG화학 오창 공장과 대전 기술연구원을 잇따라 방문해 생산 역량과 기술력을 꼼꼼히 살폈다. LG화학 관계자는 “AES는 우리가 최초로 배터리 전용 생산라인을 구축해 에너지밀도·출력 등 세부사양을 개선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단 점을 높이 평가했다”고 말했다.

 현재 ESS 시장은 북미·유럽 같은 선진국 중심으로 크고 있다. LG화학은 북미 1위 발전사 듀크 에너지를 포함한 각국의 주요 발전·전력회사에 배터리를 공급하고 있다. 이웅범 LG화학 전지사업본부장은 “전기차 배터리에 이어 ESS 배터리 시장의 주도권을 확대해 가겠다”고 밝혔다.

임지수 기자 yim.ji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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