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이혼 위기 부부 1박2일 캠프, 욱하던 남편이 달라졌어요

기사 이미지

지난 12일 비발디파크에서 열린 ‘부부 愛 캠프’에 참가한 부부들이 강의를 듣고 있다. [박진호 기자]

강원도 홍천에 사는 이모(53·여)씨는 평소 술을 마시면 막말을 하고 폭력을 휘두르는 남편 허모(57)씨 때문에 괴로워했다. 남편은 다혈질적인 성격이라 대화도 잘 되지 않았다. 이로 인해 이씨는 여러 차례 이혼할까도 생각했다. 그런데 최근 남편의 태도에 변화의 조짐이 보였다. 허씨는 “내가 잘못했어. 욱하는 성격을 고쳐 볼게”라며 부인의 손을 꼭 잡았다.

춘천지법·원주가정지원센터
가정폭력 협의 남편 가정 초청
아내와 대화법 등 갈등 해법 코칭

 이들 부부 사이에 변화의 싹이 튼 것은 지난 12일 홍천군 대명비발디파크 토파즈홀에서 열린 ‘부부 愛 캠프’에 참가한 게 계기가 됐다. 춘천지법과 원주시 건강가정지원센터가 마련한 캠프에는 30~50대 부부 9쌍이 참가했다. 이들 부부의 남편은 모두 가정폭력 혐의로 춘천지법 등에서 재판을 받는 중이다.

 법원 측은 재판을 진행하다 관계 회복이 가능하다고 판단한 부부에게 참가를 권했다. 춘천지법 홍준서 판사는 “부부가 대화를 통해 갈등 해법을 찾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캠프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1박2일간 진행된 캠프는 대화법 강의가 핵심이었다. 강사로 나선 김미숙 서초가족상담센터장은 “무심코 던진 말이 상대방에겐 큰 상처가 된다”며 “말 한마디가 부부 관계 회복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강조했다. 또 “배우자 앞에서 다른 사람과 비교하지 말라”고도 했다. 예를 들어 “친구 부인은 돈도 잘 벌고 살림도 잘하는데 당신은 살림만 하면서…”라든지 “옆집 남편은 이번에 보너스 300% 받는다는데”등의 비교는 소외와 단절에 이르는 지름길이란 설명이다.

 참가자들은 북과 잼배를 두드리며 마음을 달래는 ‘타악기 앙상블’시간도 가졌다. 지난 13일 아침에는 부부끼리 주변 산책로를 걸으며 대화도 나눴다. 남편들이 미리 준비한 선물을 부인에게 전달하는 코너도 마련됐다. 평소 부인이 좋아하는 딸기를 사온 남편도 있었고 화장품·반지·목걸이·향수·장갑 등을 선물하기도 했다.

 남편들이 소감을 발표하는 시간도 있었다. “폭력은 물론 서로에게 상처 주는 말이나 행동을 하지 않겠다. 서로를 아끼고 사랑하겠다”는 내용들이었다. 남편의 다짐에 부인들은 오랜만에 웃음을 지었다. 4세와 6세 딸을 둔 김모(41)씨는 “이번 캠프를 통해 아내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알게 됐다”며 “아내와 대화의 시간을 자주 갖겠다”고 했다. 김씨 부부는 그 동안 밥을 먹는 식탁이나 침실에서조차 서로 휴대전화만 보고 있는 등 철저히 무관심했다.

 결혼 9년차인 원모(37)씨 부부는 다툼이 생기면 “야, 너”로 시작해 막말과 고성이 오갔다고 했다. 하지만 이번 캠프를 통해 부부가 지켜야 할 대화법에 대해 배웠고 이를 실행하기로 했다. 원씨는 “갈등의 주된 원인은 대화 방식이었다”며 “서로의 의견을 존중하고 경청하는 자세를 갖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현각 원주시 건강가정지원센터장은 “참가자들이 가정의 소중함을 새롭게 느낀 게 이번 캠프의 소득”이라고 말했다.

박진호 기자 park.jinho@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