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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 크기 53㎝, 골프 발로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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풋골프는 축구와 골프가 결합한 스포츠다. 국제협회에 34개국이 가입하는 등 지속 성장 중이다. 풋골프 참가자가 홀에 킥을 하고 있다. [사진 국민체육진흥공단]

14일 강원도 정선군 에콜리안정선골프장. 골프화 대신 축구화를 신고, 골프복 대신 트레이닝복을 입은 선수들이 티잉 그라운드에 모여들었다. 티마커에 골프공이 아닌 축구공을 올려 놓은 선수들은 오른 다리로 힘껏 킥을 날렸다. 이날 열린 제1회 전국 풋골프(footgolf) 대회에서 입상한 선수는 3명. 이들은 다음달 5일부터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2016 풋골프월드컵에 참가한다.

‘풋골프’ 14일 정선서 국내 첫 대회
페어웨이 맨홀 뚜껑 열어 홀 사용
입상자들 다음달 월드컵에 참가

유럽·미국선 새로운 스포츠로 인기
매킬로이?루니 2년전 맞대결도

 풋골프는 축구와 골프가 결합한 뉴스포츠다. 지름 21인치(53.34㎝)의 홀에 축구공(둘레 68~70㎝, 무게 410~450g)을 차넣는 경기다. 경기 룰은 기본적으로 골프 규칙을 따르지만 티샷 대신 축구용어인 킥오프(kickoff)를 쓰는 점 등이 다르다. 플레이 자체는 축구에 가깝다. 풋골프 선수의 약 70%가 축구선수 출신이다.

 풋골프의 기원은 정확하지 않지만 축구선수들이 훈련 때 재미로 하던 놀이에서 시작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축구 인기가 높은 유럽에서 풋골프는 그리 낯선 종목이 아니다. 지난 2013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선수 웨인 루니(30·영국)와 유명 골퍼 로리 매킬로이(26·아일랜드)가 풋골프로 맞대결을 벌여 화제가 됐다. 나이키 축구공 광고 촬영을 겸해 진행된 대결에서 루니는 축구공을, 매킬로이는 골프클럽과 골프공을 들고 나섰다. 광고에서 두 선수는 17번 홀까지 똑같이 9언더파를 기록했고, 마지막 홀에서 루니가 공을 잘못 차자 은퇴한 축구스타 호나우두(39·브라질)가 나타나 헤딩으로 루니를 돕는 장면이 나온다.

 국내에 생소한 풋골프를 도입한 것은 권기성(34) 서울대 스포츠산업연구센터 선임 연구원이다. 올해 대한풋골프협회를 설립한 그는 초대 회장까지 맡았다. 한국은 지난 10월 국제풋골프협회(FIFG) 34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했다. 마침 FIFG는 스포츠 어코드(국제스포츠의사결정회의) 가입을 추진 중이다. 스포츠 어코드 가입에 성공하면 풋골프가 정식 스포츠로 국제 인증을 받게 된다. 대한풋골프협회의 활동도 탄력을 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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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 축구부 출신인 권 회장은 골프장에서 근무할 때 영국인 동료로부터 풋골프를 소개받았다. 권 회장은 “축구를 즐기는 동호인이 많아 풋골프가 훌륭한 대안 스포츠가 될 수 있다.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 풋골프의 강점”이라고 말했다.

 첫 대회를 치르기까지 고비가 많았다. 국내에는 풋골프가 아직 생소하기 때문에 선뜻 대회 장소를 내주는 골프장이 없었다. 어려움 끝에 국민체육진흥공단의 도움으로 대회를 개최할 수 있었다. 페어웨이에 큰 구멍을 팔 수 없어 하수도 맨홀 뚜껑을 연 뒤 그 구멍을 홀로 사용했다. 발로 공을 차는 방식이기에 파3홀은 40~50m, 파5홀은 100~110m정도의 거리로 홀을 개조했다.

 선수가 적은 것도 문제였다. 풋골프를 해본 이들이 거의 없어 대회를 앞두고 서울대·인천대·세종대 등에서 축구·골프 동아리 회원 40여 명을 급하게 모았다. 9홀 경기로 치러진 이날 대회에서 1~3위가 10언더파로 동점을 기록했고, 백카운트 방식(9·8·7홀 합산 기록으로 순위 결정)으로 우승자를 가렸다. 최은택(서울대 체육교육과)이 1위에 올랐고, 최승호(세명대 생활체육학과)와 배성진(서울대 체육교육학과)이 2·3위에 올랐다. 권 회장은 “참가선수 모두가 풋골프 초보였다. 플레이가 어설프고 실수도 나왔지만 즐겁게 경기를 치르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들 3명은 하루아침에 ‘국가대표’가 됐다. 권 회장과 이근호(36) 대한풋골프협회 부회장(골프 에이전트 ISM 아시아 이사)의 노력으로 입상 선수 3명을 후원할 기업을 찾았다. 한 패션디자이너의 재능기부를 통해 국가대표 유니폼도 이미 만들었다. 국민체육진흥공단과 국립암센터 경기북부 금연지원센터도 도움을 주고 있다. 그러나 갈 길은 아직 멀다. 약 1500만원 정도 드는 월드컵 출전 비용을 모두 구하지 못해 권 회장이 사비를 털어 네 번째 선수로 직접 참가할 예정이다.

 국내에는 아직 낯선 종목이지만 풋골프는 산업적 가치도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프로골프협회(PGA)와 세계골프재단(WGF)은 풋골프가 골프장 수익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지난 2006년부터 2014년까지 미국에서만 643개의 골프장이 문을 닫았는데 PGA는 풋골프가 골프장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미국 골프인구의 약 30%가 풋골프를 병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선 또 240여개 (2014년 기준)의 골프장에서 풋골프를 즐길 수 있다.

 경영난을 겪는 골프장이 많은 일본과 중국도 이미 풋골프협회를 창설했다. 권 회장은 “한·중·일 풋골프 대회를 개최하고 저변을 확대하는 것이 목표다. 풋골프가 확산하면 골프의 인기도 함께 올라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 기자 kim.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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