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영화 ‘히말라야’ 박무택 역 정우…몽블랑 크레바스 건너기, 죽어도 좋다는 마음으로 찍었죠

기사 이미지

정우는 ‘히말라야’를 찍고서 평지에서 사는 일상의 소중함을 느꼈다고 했다. [사진 전소윤(STUDIO 706)]

 
기사 이미지

영화 ‘히말라야’에서 박무택 역을 맡은 정우(왼쪽)와 엄홍길 역의 황정민. [사진 CJ E&M]

알고 보면 정우(34)는 작품 속에서 늘 순정남을 연기해왔다. 그를 단박에 스타로 만들어준 드라마 ‘응답하라 1994’(2013, tvN)의 쓰레기, 올 2월 개봉했던 영화 ‘쎄시봉’(김현석 감독)의 오근태는 내색하진 않지만 잔정이 많은 경상도 순정남이었다. 한 여인을 향한 순정이 낯간지럽거나 부담스럽게 느껴지지 않은 건, 따뜻한 인간미를 걸쭉한 경상도 사투리에 녹여내는 정우의 재능 덕분이었다. 그런 재능은 영화 ‘히말라야’(16일 개봉, 이석훈 감독)에서도 빛을 발한다.

‘산’이 된 고인에게 누가 되지 않게
장난기 없이 진중한 사투리 사용
왜 산 오르는지 아직도 이해 안 돼
내게 연기가 그렇듯 꿈 때문이겠죠

정우는 영화에서 2004년 에베레스트 등반 도중 사망한 고(故) 박무택 대원 역을 맡아, 목숨과도 같은 산과 아내에 대한 순정을 또 다시 절절하게 그려낸다. 그는 위험천만한 산악촬영을 견뎌낸 건, “고인의 모습을 진정성 있게 그려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박무택 대원에 대해 어느 정도 알고 있었나.

 “10년 전 다큐멘터리를 통해 그의 비극적인 죽음을 알게 됐다. 그 때만 해도 내가 그를 연기하게 될 줄은 몰랐다. 영화 속 대사처럼 ‘산에 올라 산이 된’ 고인에게 누가 되지 않으려 노력했다. 캐릭터의 성격상 이번엔 장난기없이 정직한 느낌의 경상도 사투리를 썼다.”

- 산악 촬영은 어떻게 준비했나.

 “암벽 등반부터 시작해 북한산에서 모두 함께 훈련했다. 형제 같은 동료인 박무택의 시신을 수습하러 산에 오르는 엄홍길 대장 역의 황정민 선배와 1박2일로 경북 봉화의 선달산을 오르기도 했다. 네팔 히말라야에서 촬영할 때는 고산병에 걸려 극심한 두통에 시달렸다. 막내인 나를 다독여주신 선배들께 감사하고 미안하다.”

 - 고소공포증이 있다고 들었는데, 어떻게 히말라야 해발 4300m 지점에서 촬영을 했나.

 “다양한 사건 사고를 영상과 기사로 접하면서 어느 순간 고소공포증이 생겼다. 프랑스 몽블랑의 크레바스(빙하가 갈라져 생긴 틈) 위에 사다리를 놓고 건너는 신과 강원도 영월 채석장의 절벽 난간에 매달린 채 비박(등산 도중 야외에서 밤을 지새는 것)하는 신을 찍을 땐 정말 무서웠다. 하지만 막상 슛 들어가면 죽어도 좋다는 마음으로 찍게 되더라.”

 - 촬영하면서 아찔했던 순간은 없었나.

 “몽블랑에서 화이트아웃(심한 눈보라로 주변의 모든 게 하얗게 보이는 현상)에 걸려, 앞사람의 발자국을 보며 내려와야 했다. 심지어 옆은 낭떠러지였다. 4000m에서도 이런 일이 비일비재한데, 8000m 이상에선 오죽하겠나. 이러다가 그들이 조난당했구나 라는 생각이 들더라. ‘운 좋게 산이 허락해줘서 잠시 정상에 머물렀을 뿐’이라는 박무택의 대사가 뼈저리게 마음에 와 닿았다.”

 - 어떤 장면이 가장 기억에 남나.

 “박무택이 고립된 상태에서 혼자 추위와 두려움에 맞서는 신이 가장 슬프고 부담이 됐다. 고인이 실제로 겪었을 마지막 감정을 표현하는 거니까. 그 신을 찍으며 감정이입이 된 채로 눈앞의 웅장한 경관을 바라보는데 정말 가슴이 울컥했다.”

 - 왜 산악인들이 산에 오르려 하는지, 이젠 이해가 되나.

 “솔직히 아직도 이해되지 않는다. 평범한 얼굴에 특출난 장기도 없는 내가 배우 하겠다고 나댈 때, ‘네가 될 리 있냐’는 반응을 보였던 분들도 비슷한 심경 아니었을까. 하지만 난 지금 배우로 활동하고 있다. 산악인들에게 산은 하나의 꿈이다. 내게 연기가 꿈인 것처럼.”

정현목 기자 gojhm@joongang.co.kr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