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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을 잡스에 빗댄 안철수 “애플 창업주인데 쫓겨났죠”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한 안철수 의원이 14일 낮 12시 서울 노원구 상계동의 한 아파트 경로당을 찾았다. 부녀회 주최 ‘효사랑나눔축제’에서 삼계탕을 들던 어르신들에게 안 의원이 인사를 건넸다. “TV에서 보던, 높고 귀한 분과 악수를 다 해보네요”

안 의원은 “처음 노원(병)에 출마했을 때 뽑아주셔서 국회에 등원했는데, 그 때 무소속으로 국민의 소리를 듣고 국민의 삶을 해결하는 새 정치를 하겠다고 약속했었다"며 "초심으로 돌아가 국민의 삶의 문제를 중심에 두는 정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30분쯤 경로당에 머물던 안 의원은 기자들이 내년 총선 때 노원병에 출마할 것이냐고 묻자 “탈당을 발표하고 처음 방문한 곳이 지역 아니냐. 변경 사항이 없다”고 해 재출마 의사를 밝혔다.

안 의원은 이날 새정치연합 서울시당에 팩스로 탈당계를 냈다. 서울 관악을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박왕규씨와 관악구 당원 1000명도 조만간 탈당할 예정이다. 안 의원의 수석보좌관 출신으로 인천 계양갑에서 활동 중인 이수봉 인천경제연구소장, 용산출마가 예상되는 곽태원 노동경제연구소장 등 수도권 출마 준비자들도 오는 17일 탈당기자회견을 준비 중이다. 안 의원은 현역 의원들의 후속 탈당과 관련해 “의원들과 얘기 된 게 없다”고 했다. 문답이 끝나고 차를 향해 걸어가던 안 의원은 혼잣말처럼 스티브 잡스의 얘기를 꺼냈다.

“스티브 잡스가 애플 창업주였는데 당시 존 스컬리 대표에게 쫓겨났습니다. 그 다음은 잡스의 몫인 거죠. 그 다음 결과들은….”

새정치연합 ‘공동 창업주’였던 자신의 탈당을 ‘쫓겨났다’고 표현한 것이다. 잡스는 1976년 스티브 워즈니악ㆍ론 웨인과 애플을 창업했으나 85년 스컬리에게 해고됐다. 이후 12년만에 경영난에 허덕이던 애플에 복귀했고, 아이폰ㆍ아이팟을 만들어 오늘의 애플 신화를 열었다.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앞으로 세상을 바꾸는 결과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하지만 측근들은 "안 의원이 회견 직전에도 혁신전대를 (문 대표가)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기 때문에 일정을 사전에 만든 게 없다”며 “지금 분주하게 잡고 있다”고도 했다. 탈당 이후의 로드맵을 사전에 준비하지 않았다는 얘기였다.

안 의원은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과의 연대 등에 대한 질문에 “국민 말씀부터 듣기 위해 지역을 다니겠다”고만 했다. 안 의원은 15일 부산 방문을 시작으로 기자간담회 등을 통해 자신이 추구하는 새정치가 뭔지 밝힐 예정이라고 한다. 측근인 이태규 정책네트워크 내일 부소장은 “안 의원이 당분간 연대할 인물을 거론하진 않을 것”이라면서도 “새정치연합이 보여온 외연 확대의 한계를 어떻게 극복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의원이 걷게될 독자신당이 성공하느냐는 누가, 언제, 얼마나 많은 세력으로 합류할지에 달려있다.

측근들은 일단 김성식 전 의원 등 중도 개혁 성향 인사들과의 연대를 거론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지난 대선 때 안철수 후보캠프의 본부장을 지냈다. 김 전 의원은 본지 기자의 질문에 ‘내가 무슨 (안 의원의) 조언그룹이냐’는 문자 메시지만 보내왔다. 3주일 전 박영선 의원의 주선으로 안 의원과 함께 식사를 한 정운찬 전 총리(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는 중앙일보와 통화에서 “현재는 정치에 대한 관심이 없다”면서도 “동반성장을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부겸 전 의원도 연대 대상으로 꼽힌다. 김 전 의원측 관계자는 “안 의원이 연락한 적이 없다. 정치는 가치와 비전만으로 하는 건 아니다"고 말했다. 안 의원 주변에선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 박형준 국회 사무총장의 이름도 나온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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