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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평화 2000년 이후 최악의 상황"…한국 평화지수는 47위→51위로 하락

세계 평화가 2000년 이후 최악의 상황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세계평화포럼(이사장 김진현 전 과학기술부장관)이 14일 발간한 ‘세계평화지수(WPI) 2015’보고서에서다.

보고서에 따르면 2015년 1월 1일 기준 세계 평화지수는 67.4점(100점 만점)으로 지수 산정을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낮았다. 아프가니스탄·이라크 전쟁이 한창이던 2004년 평화지수(69.2점)보다 낮은 점수다.

세계평화포럼은 보고서에서 “미국의 리더십 약화 징후가 뚜렷한 가운데 러시아, 중국 등의 공세적 대응이 부각되었고, 지정학적 부활 현상이 강대국 관계의 긴장을 조성하는 한편 남중국해 문제, ‘이슬람국가’의 문명파괴적 테러 행위 등이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목록 중 수위를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포럼 측은 “유럽국가의 평화수준이 항상 높았는데 그리스 금융위기, 난민 문제 등으로 이들 유럽 국가들의 평화수준이 떨어진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덧붙였다.

세계평화지수는 2010년 71.9점으로 정점을 찍은 후 매년 하락하고 있다. 지난해 세계평화지수는 69.6점이었다. 포럼은 “2008년 후반 미국에서 발생한 국제금융위기가 전 세게로 전파되면서 사회·경제적 안정을 위협한 것과 함께 근래에 아랍권 국가들에서 전개된 정치적 혼란과 군사적 갈등이 지수 하락의 주요인”이라며 “사회불투명한 유럽의 경제위기, ‘아랍의 봄’ 봉기의 파동과 그 반동이라는 중동의 정치적 격변, 동일본해의 대지진·쓰나미와 후쿠시마 원전의 대재난 등이 큰 영향을 미쳤다”고 지속적인 지수 하락 이유를 분석했다.

한국의 평화지수는 143개국 중 51위(72.9점)를 기록했다. 2014년(47위)보다 네 계단 떨어졌고, 2013년(41위)부터 3년째 하락세다. 국내정치평화수준이 지난해 29위(87.8점)에서 51위(79.5점)로 대폭 낮아진 게 평화지수 하락의 주된 요인이 됐다. 군사·외교 평화수준은 지난해 129위(57.5점)에서 올해 125위(56.1점)로 순위는 다소 올랐지만 점수는 하락했다. 사회·경제평화 수준은 지난해(23위)와 같았다. 전북대 설동훈(사회학) 교수는 “안정적으로 대통령선거가 이루어졌지만, 선거후 정당 간 갈등이 표출되고 남.북한 간 군사적 긴장은 크게 개선되지 못하고, 일본과의 외교관계로 보다 악화됐다”라며 “특히 세월호 참사 같은 안전 사고가 국민들의 안전과 평화를 훼손한 것이 우리나라의 평화 수준이 떨어진 것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포럼 측은 미국 세계인권감시단체 프리덤하우스가 발표하는 언론 자유 지수 등의 하락이 국내정치평화 수준을 하락시킨 요인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의 평화지수는 56.1점으로 114위였다. 지난해(110위)보다 네 계단 떨어졌다. 국내정치평화 수준은 한국과 비슷한 66위(74.2점)를 기록했다. 보고서는 “장성택을 비롯한 주요 인사에 대한 숙청 등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외부로 드러난 정치적 갈등은 없다. 김정일 사망 이후 새롭게 등장한 김정은에 대한 정치적 도전 세력이 아직 형성되지 않은 상태이다”고 썼다.

한반도 주변 4강의 평화지수는 일본(19위)을 제외하고 모두 하위권을 기록했다. 미국은 (70위), 중국(103위), 러시아(124위)를 기록했다. 미국은 테러와의 전쟁 등을 수행한 이후 군사·외교평화수준이 매년 세계 최하위권에 머무르며 순위 회복을 하지 못하고 있다. 김진현 이사장은 “세계 평화지수가 나빠지는 것은 미국, 중국, 러시아 등 외교·안보, 경제 등 세계질서를 관리하는 대국들의 평화상태가 나빠지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세계에서 가장 평화로운 국가는 100점 만점에 89.6점을 기록한 독일이었고, 순위가 최하위인 국가는 남수단(20점)이었다. 독일은 2013년 이후 3년 째 1위를 차지했다.
세계평화포럼은 143개국의 평화 상태를 공개된 통계자료를 기반으로 국내정치·군사·외교·사회·경제 면에서 종합분석해 평화지수를 산출, 발표해 왔다. 2015년 세계평화지수의 조사기간은 2014년 1월부터 12월까지의 상황이다.

안효성 기자 hyoz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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