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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 내연녀에 아파트대금 반환 청구…법원 "불륜이어도 '돌려주겠다' 약속은 지켜야"

 
내연녀에게 이별 전 지급한 아파트대금을 돌려달라고 소송을 낸 남성이 일부 승소했다.
서울고법 가사3부(부장 이승영)는 14일 A(54)씨가 B(36·여)씨를 상대로 낸 약혼해제를 원인으로 하는 원상회복 청구 소송 항소심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피고가 1억7500만원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A씨는 부부갈등으로 아내와 별거 중이던 2008년 초 유흥주점에서 일하던 18살 연하의 B씨를 만났다. A씨는 B씨에게 “빚을 갚아주고 매달 400만을 줄테니 연인으로 지내자”고 제안했다. A씨는 그해 9월부터 2011년 1월까지 1억2200여만원을 송금하고, 고급 승용차와 밍크코트, 1000만원짜리 다이아몬드를 사주며 B씨와 연인으로 지냈다. 그러던 중 A씨는 업무상 지방으로 이사를 가야했고, B씨도 함께 가 살기로 했다. A씨는 아파트 구입비 명목으로 3억5000만원을 건넸고 B씨 명의로 계약했다. 하지만 두 사람은 이내 헤어졌다.

A씨는 B씨에게 “아파트 구입비 절반을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B씨가 이를 차일피일 미루면서 1년여 뒤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해 이 아파트에서 살기 시작하자 A씨는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A씨의 청구를 기각했다. A씨가 아파트를 사줄 당시 본처와 법률혼이 해소되지 않은 상태였고, 두 사람이 손님과 유흥주점 접객원으로 만났으며 많은 나이 차를 보면 혼인을 조건으로 아파트를 사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는 항소하면서 예비적 청구로 “결별 후 아파트 구입대금 절반을 돌려주겠다고 거듭 말했으니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B씨는 “불륜관계를 맺을 목적으로 준 돈은 불법행위에 따른 급여이므로 반환을 청구할 권리가 없다”고 맞섰다.

2심 재판부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재판부는 “B씨가 여러 차례 아파트 구입대금의 절반을 돌려주겠다고 약속한 사실이 있고, 불법행위에 따라 건넨 돈이라도 그 반환 약정은 사회질서에 반하지 않는 한 유효하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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