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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허벌판에 지도·나침반 없이 나선다 ” 21개월 만에 떠나는 새정치련 창업주

4분30초.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민주연합 탈당 선언문은 간결했다. 제목은 ‘다시, 두려움을 안고 광야에 서서’였다.

 13일 오전 11시. 국회 정론관 기자회견장에서 안 의원의 목소리는 가늘게 떨렸지만 눈빛은 흔들림이 없었다. 그가 “저는 오늘 새정치연합을 떠납니다”라고 서두에 결론을 내놓자 일부 지지자가 박수를 쳤다.

 안 의원은 “제1야당인 새정치연합은 그대로 머물러 안주하려는 힘이 너무도 강하고 저의 능력, 힘은 부족했다. 이대로 가면 다 죽는다고, 비상한 각오와 담대한 결단이 필요하다고 거듭거듭 간절하게 호소했지만 답은 없었다. 이대로 가면 총선은 물론 정권교체의 희망은 없다”고 문재인 대표 체제를 비판했다. “더 큰 혁신은 배척당하고, 얼마 되지 않는 기득권 지키기에 빠져 있다. 혁신을 말하지만 실제로는 혁신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캄캄한 절벽’ 앞에서 제가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어려운 길을 나서려고 한다. 이제 허허벌판에 혈혈단신 나선다. 나침반도 지도도 없다”고 심경을 밝혔다. 하지만 그는 “목표는 분명하다”며 “새누리당 세력의 확장을 막고 더 나은 정치, 국민의 삶을 돌보는 ‘새로운 정치’로 국민들께 보답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의원은 회견 후 새정치연합 소속 의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에서도 “진심으로 낡은 정치를 끝내고 새 정치가 실현되기를 소망한다. 길도 없고 답도 없는 야당을 바꾸고 이 나라의 낡은 정치를 바꾸는 길 한가운데 다시 서겠다”면서 다시 ‘새 정치’를 강조했다. 안 의원의 기자회견장에 현역 의원은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김도식씨 등 의원실 보좌진과 박인복·박왕규·이수봉·홍석빈씨 등 과거 대선캠프에 함께 일했던 인사들이 배석했다.

 안 의원은 회견 후 내년 총선 출마 여부를 묻는 질문에 “다음 기회에 말씀드리겠다”고만 했다. 일각에선 부산 출마설도 나오지만 안 의원 측 관계자는 “정치인은 지역주민과의 약속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기존 입장에서 변한 것은 없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2012년 9월 19일 대선 출마 선언 이후 3년3개월간을 ‘압축성장’이란 말로 표현하곤 했다. 실제 정계 입문 후 그의 항로는 롤러코스터와도 같았다.

 대선 출마 선언 야권 유력 후보 부상→2012년 11월 23일 문재인 민주당 후보와의 단일화 협상 중 사퇴→2013년 4월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통해 원내 진입→‘안철수 신당’(가칭 새정치연합) 추진 중 민주당과 합당→2014년 3월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취임→2014년 6월 지방선거 후 열린 7·30 재·보선 패배로 대표직 사퇴. 올 들어 비주류 행보를 하던 그는 문 대표와 ‘혁신전당대회’ 개최 여부를 놓고 핑퐁게임을 벌이다 결국 공동 창업한 당을 떠나기에 이르렀다. 새정치연합 창당 1년9개월 만이다.

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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