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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만 교사, 200만 학생·학부모 … 여기서 탁 터놓고 ‘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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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구 클래스팅 대표가 서울 신사동 사무실에서 교육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클래스팅’ 앱을 설명하고 있다. 이 앱은 학생 개개인에 맞는 맞춤형 상담과 교육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김상선 기자]


“남들은 교사가 못돼서 안달인데 그만 둔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리냐.”

[2015 챌린저 & 체인저] (32)
학습용 SNS 만든 전직 선생님, 조현구 클래스팅 대표

초등학교 재직 중 개발, 교실 실험
마주보고 못하던 말 쉽게 털어놔
교사직 접고 아예 앱 개발자 나서
손정의 10억 등 잇단 투자로 탄력
슈밋 구글 CEO, 케리 미 국무 ‘호평’
이미 해외 진출 … 1대1 교육도 구상


 성난 어머니의 목소리와 함께 ‘철썩’하고 따가운 손의 감촉이 왼쪽 뺨에 느껴졌다. 조현구(31) 클래스팅 대표가 기억하는 지난 2013년 2월의 어느 날이다. 당시 그는 4년간의 초등학교 교사 생활을 접었다. 자신이 만든 ‘학습용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클래스팅으로 본격적인 창업의 길을 걷기로 결심했다.

 고향 대구에 내려가 부모님께 ‘당당하게’ 포부를 밝혔다. 돌아온 건 부모님의 분노였다. “글로벌 기업으로 키울 수 있다”고 설득했지만 반응은 싸늘했다. “정신 차려라. 천(千)에 하나 나올까 말까 하는 성공사례를 네가 만들 수 있겠느냐.”

 그 후론 2년 넘게 고향 땅을 밟지 못했다. ‘반드시 성공해서 부모님을 기쁘게 해 드리겠다’는 다짐 때문에라도 가질 않았다.

 그렇게 출발한 클래스팅은 현재 1만3000여 곳의 학교에서 15만 교사와 200만 가정(학생·학부모)이 사용하는 학습용 SNS의 대표주자로 우뚝 섰다. 클래스팅 개발을 시작한 건 2010년이었다. 대구교대를 졸업하고 인천 동방초교 선생님이 된 지 1년 만이었다. 전공이 컴퓨터 교육이었던 그는 ‘에듀테크(Edutech, 교육·테크놀로지의 결합)’에 관심이 많았다. 그런데 30명 넘는 학생을 가르치다 보니 맞춤형 교육을 할 수 없다는 게 한계로 느껴졌다. “SNS를 활용한 소통을 하면 학생들 각자의 성향을 파악할 수 있고, 거기에 따른 맞춤형 교육도 가능하다고 여겼죠.” 이미 나와 있는 SNS를 활용해보기도 했다. 하지만 초등학생은 가입할 수 없거나, 게임광고가 넘쳐나는 서비스도 있었다. 결국 그는 직접 교육용 SNS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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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선 교사와 학생이 부담없이 고민과 공부에 대한 이야기를 나눈다는 의미로 학급(Class)과 미팅(Meeting)을 합성한 용어 클래스팅(Classting)을 새 SNS의 이름으로 내걸었다. 회원가입은 교사, 학부모 혹은 학생이어야 가능하게 했다. 기능은 교사와 학생 간, 또는 교사와 학부모 간 상담이나 자료공유를 핵심으로 했다.

2010년 12월 겨울방학에 그는 학교 근무일을 제외하고는 밖에 한 번도 나가지 않고 집에서 미친 듯 기획을 했다. 그렇게 50장 정도의 기획서를 만들고 서비스 개발을 시작했다. 그러나 프로그래밍 단계로 접어들자 ‘평생해도 혼자선 못하겠다’는 막막함이 들었다.

 그래서 우군을 찾아 나섰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에서 일하던 동갑 친구 유재상씨가 떠올랐다. “연구소의 ‘e-러닝’ 파트에서 연구하고 있었는데 아무리 프로그램을 만들어도 실제 교실에서는 사용하지 않는다고 안타까워하는 중이었죠.” 조 대표는 기획과 디자인을, 유씨는 프로그램 개발을 맡게 됐다. 이 작업에선 지인을 통해 알게 된 KAIST 학생 8명의 재능기부도 받았다. 2011년 봄부터 이들은 주말마다 여관방 신세를 졌다. “제 교사 월급이 개발비의 전부였기 때문에 더 좋은 환경을 바랄 수도 없었죠.” 1년이 지난 2012년 3월, 마침내 클래스팅 서비스를 출시했다.

 첫 실험은 자신의 교실에서 이뤄졌다. 예상대로 반 학생·학부모와 정보 교환이나 상담이 주를 이뤘다. “마주보고 말 못하는 것들을 비밀상담방을 만들어 1대1로 주고받았죠. ADHD(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 의심이 있는 학생의 학부모에게 검사를 의뢰해 치료케 한 적도 있었습니다.” 학교폭력 상담도 10배로 늘었다. 외부의 좋은 평가가 잇따랐다. 그해 11월 방송통신위원회가 주는 ‘글로벌 K 스타트업 우수상’을 받았다. 12월엔 교육과학기술부가 주최한 스마트교육 앱 공모전에서 장관상까지 수상했다.

 각종 대회에서 인정받으니 욕심이 커졌다. 교사를 그만두고 본격적인 앱 개발자로 나서기로 결심했다. 조 대표가 학교를 떠난 2013년엔 한국직업능력개발원이 전국 초·중·고생을 대상으로 실시한 직업 선호도에서 교사가 1등일 정도로 인기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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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회사 운영비는 교사 시절 월급을 모아 놓은 1000만원과 각종 대회 수상금 3000만원이 전부였다. 더군다나 수익이 전혀 없었다. 조 대표는 “교육에 집중하는 앱이라는 걸 강조하기 위해 광고를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2013년 3월, 사용자 15만명을 돌파하면서 이름이 퍼지자 투자자의 손길이 다가왔다. 그해 6월 소프트뱅크벤처스가 10억원을 투자해 왔다. 이듬해엔 파트너스인베스트먼트로부터 30억원을, 개인 투자자로부터 5억원을 유치했다. 그 사이 미래창조과학부가 추진하는 ‘신산업 창조프로젝트 사업’의 과제로도 선정됐다. 또 에릭 슈밋 구글 최고경영자(CEO)는 물론 지난 5월 방한한 존 케리 미 국무장관이 한국 인터넷 사업의 성공 사례로 언급하기도 했다.

 조 대표는 국내에 안주하지 않으려 한다. 올 4월부터 일본을 시작으로 중국·미국·대만에서도 클래스팅 서비스를 시작했다. 최근엔 수익성 있는 사업으로의 전환을 노리고 있다. 교육 전문가들이 개발한 콘텐트를 제공해 학생들에게 ‘1대1’ 맞춤형 교육을 하는 유료 사업이다. “학생 개개인의 성향을 파악해 교육 전문가가 적절한 상담이나 내용을 줄 수 있다면 무의미한 사교육비 지출 경쟁도 줄일 수 있지 않을까요.” 그는 궁극적으로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인공지능 컴퓨터 ‘자비스’와 같은 교육 프로그램을 추구한다. 필요한 자료를 학생 능력에 맞춰 찾아주고, 학생과 1대1 상담까지 해주는 방식이다.

 현재 서울 신사동의 가정주택을 개조한 건물에선 30명의 직원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사무실엔 대표 방도 따로 없다. “같은 공간에서 일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동료라는 느낌이 더 들고 소통도 원활하죠.“

 최근 청년들의 창업정신(기업가 정신)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 조 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창업은 사명을 갖고, 그 사명에 내 모든 것을 걸 수 있는 확신이 들 때 시작해야죠. 저도 돈만 벌겠다고 덤볐다면 작은 실패에도 금방 무너졌을 겁니다.”

글=문병주 기자 moon.byungjoo@joongang.co.kr
사진=김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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