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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침착하지만 기세가 없다

<본선 16강전>
○·김지석 4단 ●·스 웨 5단


 
기사 이미지
5보(47~59)=이상하다. 절정을 달릴 때의 김지석이라면 47 다음 뒤도 안 돌아보고 백A로 씌워가지 않았을까. 그게 화산 매화검이 자랑하는 ‘일매천망(一梅天網)’, 허공 중에 눈부시게 터진 한 점 매화로 하늘을 덮는 수법이다.

 물론 쉬운 결단은 아니다. 백A로 씌웠을 때 흑B, 백C, 흑D로 싸우는 길도 있지만 ‘참고도’ 흑1로 비껴 타협하는 수단도 있다. 흑9까지, 이 진행은 오히려 백이 당한 꼴이라 결행이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상변 48로 미끄러진 실전이 냉정, 침착한 수라고 할 수도 있으나 여기서 주목하고 싶은 것은 그런 형세 판단과 수읽기의 문제가 아니라 김지석 특유의 호전적인 ‘기세’다. 상변 48로 안전한 길을 찾는 게 현명한 판단일지는 모르지만 그건, 불리할 것 같은 승부처에서 더욱 강인하게 상대를 몰아쳤던 김지석의 기세가 아니라는 얘기다.

 49로 뛰는 리듬을 타서는 흑의 타개가 어렵지 않은 형태가 됐다. 51로 젖혔을 때 52, 54로 두텁고 안전한 호구를 택한 것도 불꽃같은 공세로 상대를 당황하게 만들었던 절정의 매화검이 아니다.

 이제 와서 56은 어쩔 수 없는데 57, 59로 시원하게 날아올라서는 흑이 활발하고 백은 무겁게 끌려가는 느낌이다.

손종수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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