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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500대 기업에 4개, 기업가 정신 28위 … 백지상태서 비즈니스 모델 만들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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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수희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부사장

올해 세계의 ‘500대 기업’에 한국 업체들은 얼마나 포진해 있을까.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최근 발표한 순위에 따르면 4개에 불과하다. 이는 지난 2001년 이후 최저치다. 반면 미국은 209개로 역대 최고였다. 중국도 37개로 올라서면서 미국 다음으로 많았다. 한국 기업의 글로벌 경쟁력이 그만큼 약해졌다는 얘기다. 특히 미국에선 애플·구글·페이스북·아마존 같은 기업들이 지난 10년간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을 통해 거대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한국은 기존 기업 위주의 고령화된 환경을 이어가고 있다. 경제 활력이 사라지면서 과거 일본의 ‘잃어버린 20년’을 닮아간다는 우려가 커진 것도 이 때문이다.

 성장 동력을 되살리려면 무엇보다 잃어버린 ‘기업가 정신’을 되살려야 한다. 지난 시절 ‘창조적 소수자’들이 도전과 응전의 성공을 현실적으로 실천했을 때 한국 경제도 무럭무럭 자랐다. 하지만 고도 성장기와 달리 지금 우리 사회엔 기업가 정신이 크게 약해진 듯 하다. 미국 암웨이가 발표한 ‘2015 글로벌 기업가 정신 보고서’에 따르면 44개국 중 한국은 28위에 그쳤다.

 기업가 정신을 되살리려면 무엇보다 더욱 과감한 구조 변화가 필요하다. 먼저 과감한 정책 변화를 통해 새롭고 다양한 ‘비즈니스 플랫폼’을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 정책이 가진 제도들이 얼마나 유용성이 있는지 백지 상태에서 점검하고, 미래에 필요한 기능을 재정립하는 게 시급하다. 이를 통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고, 신규 산업·기업들이 육성되도록 해야 한다.

 다음으로 기존 대기업 문화에도 큰 변화가 필요하다. ‘구글 캠퍼스’ 같이 창의적 기업문화와 시스템을 이식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사업과 상품이 활발하게 탄생하는 문화가 만들어진다. 특히 단기적 성과보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 기업문화의 구축이 필요하다. 한국 3M연구소엔 ‘펭귄 어워드’라는 제도가 있다. 성과는 없더라도 실패한 과정을 평가하고 포상해 ‘실패의 가치’를 인정한다. 바다에 가장 먼저 뛰어드는 펭귄처럼 도전을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제도다.

 여기에 교육시스템의 파괴적 변화도 필요하다. 현재의 규격화한 교육 시스템과 최상위권 인재들이 의대·로스쿨로 몰리는 환경에선 미래 기업가를 길러내기 어렵다.

 2% 대의 저성장 시대가 고착화하는 지금의 위기는 사회 전체에 새로운 발상을 요구한다. 우리 경제와 사회에 기업가 정신이 충만한 창조적 다수자가 넘쳐야 비로서 미래를 열어 갈 수 있다.

한수희 한국능률협회컨설팅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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