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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생물은 화장·의약품 필수 원료…같은 조기도 중국·한국산 가치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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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일 김상진 국립해양생물자원관장이 시드뱅크(Seed Bank·자원은행)라고 불리는 전시물 앞에서 설명을 하고 있다. [사진 국립해양생물자원관]

구(舊) 장항역이 2007년 폐쇄되면서 한동안 적막했던 충남 서천군의 식당가는 최근 활기를 되찾았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올해 4월부터 공식 개관해 주말이면 가족과 함께 온 방문객으로 북적이기 때문이다. 개장 1년도 안 돼 지금까지 다녀간 방문객만 22만명이 넘는다.

 정부는 서천지역에 갯벌을 매립해 산업단지를 조성하기로 했지만 계획을 포기한 뒤, 예산 1300억원을 투입해 해양생물자원관을 짓는 대체 사업 추진했다. 현재 이 자원관에는 해양생물 약 5000종(45만 점, 2014년 기준)이 보관돼 있다. 해양생물은 유전자가 손상되지 않도록 항습·항온 기능이 있는 수장고에 보존된다. 자원관은 2030년까지 해양생물 2만 종을 국내 자원으로 만들 예정이다.

 8일 김상진 해양생물자원관 초대 관장은 ‘미스킴 라일락’ 사례를 들면서 생물 주권을 강조했다. 김 관장은 “1947년 미국인이 국내에 있던 야생종을 미국으로 가져간 뒤 개량한 ‘미스킴 라일락’은 현재 우리가 오히려 사용료를 내고 수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10월에는 국가별 생물자원 보호를 강화하는 나고야 의정서가 발효돼 이런 생물 주권이 더욱 강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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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 관장은 ‘조기’로 앞으로 우리가 보호해야 할 생물 자원의 중요성을 다시 설명했다. 그는 “중국 양쯔강 앞바다에서 잡힌 조기보다 한국 연평도에서 잡힌 게 알도 꽉 차고 지방이 많아 더욱 맛있다”며 “같은 종의 생물이라도 환경에 따라 유전자 발현 형태가 다르게 나타나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 김 관장은 미국 스미소니언자연사 박물관을 둘러보고 벤치마킹 전략을 세웠다. 1910년 개관한 스미소니언박물관에는 직원 6500명에 자원봉사자 1만 명이 일을 한다. 대학생과 대학원생도 배출할 수 있는 교육기관도 운영한다. 그는 “해양 생물자원은 앞으로 화장품과 의약품 개발에 필수품”이라며 “자원관이 국내 해양생물 정보를 모으면 대학과 기업이 쉽게 찾아보게 한 뒤, 상업성이 있는 부분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방문객이 찾는 전시관에는 7500점의 해양생물 표본이 전시돼 있다. 가장 인기 있는 표본은 길이 13m의 보리고래다. 한국에서 첫 해양생물자원관이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일본 고래 연구소가 2011년 기증한 표본이다. 김 관장은 “한국은 아직 시장이 작고 육성 정책이 없다 보니 인력도 부족한 상황”이라며 “앞으로는 자원관이 중심을 잡고 해외 기술도 배워 우리 것으로 소화하겠다”고 말했다.

 김 관장은 대학에서 미생물학을 전공한 뒤, 한국해양과학기술원에서 근무하면서 국가 해양극한생물유전체 사업단장을 역임했다. 그는 “태양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유기물로 처음 바꿔주는 역할을 하는 게 미생물”이라며 “특히 바다 속 미생물 추출물은 쓰임새가 많아 미래 먹거리를 개발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종=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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