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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속으로] “정조는 취미” 불꽃의 여인 나혜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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붉은 꽃 나혜석
정규웅 지음
책이있는마을
336쪽, 1만3000원


“여성의 정조는 취미다.” 시대를 앞서 갔던 예술가 나혜석(1896∼1948). 그가 생전에 했던 말이다. 정조를 끔찍히 중시했던 20세기 초반, 그는 한낱 선택사항쯤으로 여겼을 만큼 거침이 없었다. 예술에서나 여권 신장에서나 동시대 남성들을 항상 주눅들게 했던 여장부였다.

 정조를 장신구인양 가볍게 여기며 뜨겁게 살았던 그는 결국 행려병자 수용시설에서 쓸쓸한 최후를 맞는다. 하지만 대중잡지에 ‘이혼고백서’를 발표하고, 사랑에 불성실했던 과거 연인을 상대로 ‘정조유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하는 등 외도와 파경을 있어서는 안 되는 일로 여겼던 당대의 통념에 맞서 거침없이 싸웠다.

 나혜석의 그런 일대기를 실감나게 보여주는 장편소설이다. 평생을 신문사에서 일했던 저자는 나혜석 평전을 쓴 적이 있다. 이번에는 나혜석을 사랑한 나머지 권총을 들이대며 결혼을 종용했던 일본 화가 사토 야타 등 주변 사람의 시선은 물론 나혜석이 남긴 글 등을 통해 입체적으로 그의 삶을 조명했다.

 사토 야타는 말하자면 나혜석 같은 여성을 동경하는 모든 남성들의 대리자 격이다. 그는 나혜석과 몇 번의 잠자리를 함께 하지만 자신의 품 안에 가둬둘 수 없는 사람임을 깨닫고는 평생 주변에서 서성이며 애정 어린 조언과 도움을 마다하지 않는다. 그런 장치가 눈 앞의 나혜석을 지켜보는 재미를 증폭시킨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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