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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걸린 근무력증 원인 찾겠다” 장애 딛고 의대 진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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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의대에 합격한 전병건군은 “장애를 겪는 친구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강정현 기자]

연세대 의대가 태어날 때부터 근무력증을 앓아온 서울 동성고 3학년 전병건(18)군을 올해 수시모집 신입생으로 10일 선발했다. 근무력증 환자는 작은 힘은 쓸 수 있으나 큰 힘은 쓸 수 없다. 부축을 받아 천천히 걸을 수는 있어도 병뚜껑을 따거나 사전을 들 힘은 없다.

동성고 전병건군 연세대 수시 합격
옷 입고 걸을 때도 주변 도움 필요
어머니 “호킹 박사를 보렴” 격려

 전군은 “장애를 겪는 아이들을 돕는 재활의학과 의사나 연구원이 되고 싶다”며 이 대학을 지원했고 장애인 등 사회적 배려 대상자 선발 전형인 ‘고른기회특별전형’으로 합격했다. 그는 특별전형 합격자이긴 하나 고교에 2등으로 입학할 정도로 성적이 뛰어났으며 이번 수능에서도 고득점했다.

 전군은 키 1m68㎝, 몸무게 70㎏의 평범한 체격을 갖추고 있지만 일상생활에서 옷을 입거나 걸을 때 가족이나 주변 친구의 도움을 받아야 했다. 그는 “화장실을 갈 때마다 도움을 받아야 해 가능한 한 물을 적게 마시고 군것질도 안 했다”고 했다. 근육이 쉬 피곤해져 힘을 쓸 수 없어 공부도 쉽지 않았다고 한다. 전군은 “움직임에 ‘시간 제한’이 있는 셈이다. 그래서 항상 ‘지금이 마지막이다’라는 생각으로 책 한 장 한 장을 꼼꼼히 보고 넘겼다”고 했다.

 의대를 지망한 것도 자신의 장애와 관련이 있다. 그는 지난해 병원에서 근무력증이라는 진단을 받은 뒤 이 병과 관련한 국내외 논문을 찾아 읽었다. “논문을 거의 다 찾아 읽어봤는데 아직까지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게 더 많았다. 의대에 진학해 이 궁금증을 해결해봐야겠다는 생각에 가슴이 두근거렸다”고 말했다.

 전군의 어머니 조정선(48)씨는 “근무력증을 앓고 있는 스티븐 호킹 박사나 시각장애인 판사 등의 신문기사를 스크랩해 보여주면서 뭐든 할 수 있다고 끊임없이 얘기했다. 자신감을 주고 시각을 넓혀주려고 해외여행도 자주 다녔다”고 말했다. 전군의 주치의인 채종희 서울대 소아신경과 교수는 “뇌성마비를 앓는 친구도 서울대 의대에 진학한 적이 있다. 너는 수술만 빼면 다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연세대 의대가 1급 장애인을 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병석 연세대 의과대학장은 “입학 통보 전에 건물과 교실에 휠체어를 타고 들어갈 수 있는지 꼼꼼히 확인했다. 아직 해결해야 할 문제는 있으나 전군의 의지가 강한 만큼 우리도 도전의식을 갖고 지도하겠다”고 말했다. 전군 역시 의대 생활이 버겁지 않겠느냐는 질문에 대해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천천히 느리게 가겠다”고 답했다.

글=백민경 기자 baek.minkyung@joongang.co.kr
사진=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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