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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테일의 재발견] ‘암살’의 얼굴

[디테일의 재발견] ‘암살’의 얼굴


최동훈 감독의 영화에서 ‘얼굴’은 매우 중요한 모티브다.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2004)부터 최근작 ‘암살’(7월 22일 개봉)까지, 그의 영화엔 항상 인상적인 얼굴이 있다. 그 얼굴은 스토리 라인의 핵심이 되며, 다양한 테마로 변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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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1


최동훈 감독의 영화의 중심은 캐릭터다. 그의 영화는 언제나 앙상블 캐스팅이다. 캐릭터들이 만들어내는 관계를 통해 스토리의 재미를 만들어내며, 그들에겐 적절한 닉네임과 대사가 주어진다. 그는 캐릭터를 통해 트릭을 만들어내기도 하는데, 그중 하나가 바로 ‘정체성’ 게임이다. ‘암살’의 스토리가 긴장감을 지닐 수 있는 건 안옥윤(전지현)과 미츠코(전지현)가 쌍둥이 자매라는 설정이다(사진 1). 같은 얼굴을 지닌 그들이 오인되고 자신의 정체를 감추는 과정은 영화의 클라이맥스를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다. 강인국(이경영)은 미츠코를 저격수 옥윤이라고 생각해 (자신의 딸임에도 불구하고) 총으로 쏴 죽이고, 미츠코 행세를 하는 옥윤은 인국을 (아버지임에도 불구하고) 죽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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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2


여기서 두드러지는 건 ‘얼굴’의 극적 활용이다. 최 감독의 영화에서 ‘얼굴’은 하나의 장치다.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은 최창혁(박신양)의 복수극이다. 그는 형 최창호(박신양)의 모습으로 성형한 후 사람들을 속인다. 어떻게 보면 ‘암살’은 ‘범죄의 재구성’의 변주라고 할 수 있다. 창혁과 창호가 마주보는 ‘같은 얼굴의 대면’(사진 2)은 ‘암살’에서 옥윤과 미츠코가 만날 때 반복된다(사진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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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3


‘도둑들’(2012)도 마찬가지다. 마카오 박(김윤석)은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노인으로 변장해 다이아몬드를 빼돌린다. ‘전우치’(2008)의 도사와 요괴들은 도술을 이용해 변신한다. 전우치(강동원)는 분신술을 통해 여러 명의 자신을 만든다(사진 3). 쌍둥이, 성형, 분장, 변신, 분신…. 최 감독은 다양한 방식으로 한 명의 배우에게 두 개 이상의 얼굴을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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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4


이러한 장치는 관객을 속여 반전을 만들기보다는, 영화의 내러티브를 한 겹 더 감싸 풍성하게 하는 기능을 한다. 양면적 캐릭터는 장르적 관습과 결합해 이야기에 디테일을 만든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거울신이다. ‘암살’의 옥윤은 미츠코로 가장해 인국의 집으로 들어간다. 그는 미츠코 대신 일본군 장교 가와구치(박병은)와 결혼한다. 그는 자신의 방에서 거울을 본다. 접이식 거울을 통해 보이는 세 개의 얼굴(사진 4). 이 장면은 그의 내면과 정체성의 혼란을 시각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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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5


‘범죄의 재구성’에서도 마찬가지다. 창호를 가장한 창혁은 거울을 응시한다(사진 5). 무표정한 그의 얼굴은 거울 안에서 무한 반복되듯 펼쳐진다. ‘도둑들’에서 마카오 박은 분장을 지우면서 거울을 응시한다. 이 장면들은 클리셰처럼 보이면서 모두 ‘자신의 얼굴을 응시하는 얼굴’을 통해 캐릭터의 심리를 표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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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6


옥윤과 미츠코 외에도 ‘암살’의 주요 캐릭터는 모두 ‘얼굴’에 대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다. 하와이피스톨(하정우)은 의뢰인에게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사진 6). 살인 청부를 부탁하며 그의 얼굴을 좀 보자는 염석진(이정재)에게 영감(오달수)은 “얼굴 보면 당신 죽어야 돼!”라고 말한다. 영감의 말대로 석진은 죽게 되는데, 그에게 총을 겨눈 사람은 과거 부하였던 명우(허지원)다. 그는 석진에 의해 얼굴에 깊은 상처를 입은 인물(사진 7). 긴 세월이 흘러 김구(김홍파)의 암살 명령을 드디어 실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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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7


한편 명우처럼 얼굴의 상처를 통해 캐릭터의 이미지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타짜’(2006)의 아귀(김윤석)가 대표적 인물. 그가 지닌 잔혹한 타짜의 이미지는 그 상처를 통해 살벌했을 과거를 추측하게 만든다.


글=김형석 영화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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