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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 신인왕 3총사 옌볜으로, 그 뒤엔 시진핑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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옌볜FC 팬들이 한글로 제작한 플래카드. 하태균을 응원하는 문구를 담았다. [사진 옌볜 홈페이지]

올해 중국 프로축구 1부리그(수퍼리그)로 승격한 옌볜 창바이산(延邊 長白山) FC(이하 옌볜)가 한국 선수들을 앞세워 대륙 정벌에 나선다.

7월 옌볜 방문해 “재정지원 늘려라”
스폰서 기업, 내년 350억 후원 약속
정부 예산 합쳐 총 500억원 확보

하태균 올시즌 2부리그 득점왕
2부 꼴찌팀 1부 승격 기적 일궈
김승대 이어 윤빛가람도 영입 확정

 옌볜은 올해 중국 프로축구 갑급리그(2부리그) 우승팀이다. ‘제2의 광저우 헝다’를 표방하며 1000억원 가까운 예산을 쏟아부은 허베이 화샤싱푸를 비롯해 다롄 아얼빈 등 여러 빅클럽의 도전을 뿌리치고 정상에 올랐다.

 옌볜의 승격 스토리는 한 편의 드라마다. 지난해엔 2부리그 16팀 중 꼴찌였다. 을급리그(3부리그)로 떨어질 운명이었지만, 2부리그 두 클럽이 재정난으로 징계를 받아 대신 강등되면서 극적으로 잔류했다. 위기감을 느낀 옌볜은 올해 초 한국축구대표팀과 프로축구 FC 서울에서 수석코치를 지낸 박태하(47) 감독을 영입해 분위기 쇄신에 나섰다. 박 감독이 공격력 보강을 위해 K리그 수원 삼성 소속 공격수 하태균(28)을 데려온 게 신의 한 수였다. 지난해 3승(9무18패)에 그쳤던 옌볜은 올해 17승(10무3패)을 거두며 강팀으로 거듭났다. 그 중심에 ‘박신(朴神)’이라 불린 박 감독과 올 시즌 26골을 터뜨리며 2부리그 득점왕에 오른 하태균이 있었다. K리그 복귀를 놓고 고민하던 박 감독은 2부리그 우승을 확정한 후 기자회견을 열어 “함께 고생한 선수들을 두고 떠날 수 없다”며 2년 동안 더 팀을 맡겠다고 밝혔다. 현장에 모였던 선수들은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다.

 한국 축구의 경쟁력을 확인한 옌볜은 수퍼리그 참가를 앞두고 한국 선수 영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섰다. 이임생(44) 전 센젠 루비(중국 2부리그) 감독을 수석코치로 영입했고, 정성룡(30·수원)·김승규(26·울산) 등 국가대표 골키퍼를 다수 길러낸 김성수(52) 골키퍼 코치도 데려왔다. 이 뿐만 아니라 포항 스틸러스 공격수 김승대(24)와 제주 유나이티드 플레이메이커 윤빛가람(25)도 사실상 영입을 확정지었다. 하태균과 김승대·윤빛가람은 K리그 신인왕 출신이라는 공통점도 있다. 하태균이 2007년, 윤빛가람이 2010년에 각각 신인왕에 올랐고, 김승대는 지난해 영플레이어상(만 23세 이하, 프로 3년차 이하 중 최우수선수)을 받았다. 포항 관계자는 “옌볜이 구단에 두둑한 이적료를 약속한 데다 선수 연봉도 기존에 비해 3배 가량 오르는 것으로 안다. 김승대는 포항의 핵심 멤버지만, 정이나 의리에 호소해 선수를 잡는 건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옌볜 FC는 옌볜조선족자치주(州) 정부가 운영하는 축구팀으로 예산이 120억원 안팎에 불과한 소규모 구단이다. 그럼에도 겨울 이적시장의 큰 손으로 떠오른 건 시진핑(習近平·62) 중국 국가주석이 측면 지원에 나선 결과다. 시 주석은 지난 7월 옌볜을 방문해 자치주 정부 관계자들에게 “축구단 재정 지원을 늘릴 방법을 찾아보라. 규정에 다소 어긋나는 부분이 있더라도 개의치 말라”고 지시했다. 축구광으로 알려진 시 주석은 “중화 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의 꿈(中國夢)과 체육 강국의 꿈은 일맥상통한다”며 “단체 스포츠인 축구를 적극 보급해 국민들에게 협동심을 가르치고, 중국 축구를 세계 최고로 끌어올리겠다”며 ‘축구굴기(蹴球?起·축구를 통해 일어섬)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다.

 시 주석의 방문 이후 타이틀 스폰서십 업체인 푸더(富德)보험은 연간 80억원 수준의 기존 후원액을 350억원으로 대폭 올렸다. 지역 내 여러 기업들이 앞다퉈 스폰서십을 자청했고, 옌볜 주 정부도 지원금을 늘리기로 했다. 수퍼리그 소속으로 받게 될 TV 중계권료도 100억원을 넘길 전망이다. 수퍼리그는 지난 10월 차이나스포츠미디어그룹과 내년부터 5년간 총액 80억위안(1조4500억원)에 TV 중계권료 계약을 맺었다. 연 평균 16억위안(2900억원)으로, 올해(5000만위안·91억원)의 32배에 달한다. 옌볜 구단 사정에 능통한 한 관계자는 “내년 시즌 옌볜의 예산은 500억원 안팎”이라면서 “그 중 외국인 선수 영입을 위한 예산은 50억원 정도다. 대부분이 한국인 선수 영입 비용으로 쓰일 것”이라고 말했다. K리그 클래식 구단의 1년 평균 예산은 150억원 정도다.

 박태하 감독은 “구단 예산이 4배 이상 올랐다지만 수퍼리그 전체를 기준으로 보면 여전히 중·하위권 수준”이라면서 “옌볜 FC는 2부리그에서도 선수 개개인의 부족한 경기력을 조직력으로 만회해 우승했다. 한국인 선수들을 중심으로 팀 플레이를 가다듬어 또 한 번의 기적에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송지훈 기자 milky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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