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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갈등 만들기는 선수, 해결엔 나 몰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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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유미
정치국제부문 기자

정기국회 폐회를 하루 앞둔 8일 밤 9시30분 국회 본청 4층 법제사법위원회 회의장. ‘사법시험(사시) 폐지 4년 유예’ 입장을 발표한 김현웅 법무부 장관을 상대로 현안질의가 시작됐다. ‘벼락치기 법안’을 처리하느라 법사위는 늦은 시간에야 김 장관을 부를 수 있었다. 지난 3일 법무부 발표 뒤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학생들이 줄줄이 자퇴서를 제출하는 등 논란의 불길이 번졌지만 국회가 이 문제로 장관을 부른 건 이날이 처음이었다. 의원들은 호통부터 쳤다.

 ▶새정치민주연합 전해철 의원=“법무부 발표는 형식과 절차에서 잘못된 거다. 교육부나 법원의 의견을 듣고 국회에서 논의해야 하는데 정부부처(법무부)가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새누리당 이한성 의원=“공청회 때 말씀을 해 주셔야지…. 그때 법무부 검사는 ‘의견을 듣고 있는 중’이라고만 해 놓고….”

 ▶김 장관=“공청회 때 여야 의원들 공히 (법무부가) 의견을 내놓지 않는다고 하고, 정기국회(폐회)도 다가오는데 언제까지 미룰 수 없어 법조 출입기자들에게 의견을 표시하는 방법을 택했다.”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린 지난달 18일 법사위 공청회 장면은 김 장관 말대로였다. 법무부 검사가 “각계로부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고 하자 의원들은 “화급한 쟁점인데 논의과정이나 공론을 내놓아야지, 불성실하게 하면 되겠느냐”(이상민 법사위원장)고 다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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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그러나 8일 밤 의원들의 말은 달라졌다. 이 위원장은 “법무부가 무리하게 입장 표명을 했다. 법사위원들도 입장 표명을 유보하고 있는데 정부가 입장을 밝히는 바람에 사회적 갈등을 촉발했다”고 주장했다. 김 장관은 “국회에서 결정 권한이 있으니 폐지할지 유예할지 결정해 주시면 따르겠다”는 대답밖에 할 게 없었다.

 사법시험 존치 논란은 국회에서 시작됐다. 로스쿨을 둘러싸고 ‘금수저·흙수저’ 논쟁이 일자 고시생 밀집지역인 서울 관악을이 지역구인 새누리당 오신환 의원 등이 사시 존치를 위한 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법사위엔 관련 법안 6개가 계류 중이다. 지난 6월 국회에서 열린 ‘사법시험 폐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간담회엔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도 참석했으며, 변호사예비시험 도입 법안을 발의했던 새정치연합 박영선 의원도 모습을 나타냈다.

 하지만 법사위는 지난 10월 법안심사1소위에서 6개 법안을 상정한 뒤 11월 공청회 한 번 연 걸 빼면 손을 놓았다. 새누리당도 법무부의 입장 발표 후 김정훈 정책위의장이 “법사위 내에 대한변협과 법무부 등이 참여하는 특위를 만들자”고 한 게 다다. 갈등을 만드는 데는 선수지만, 정작 갈등을 해결하는 데는 나 몰라라인 한국 국회의 민낯이다.

글=박유미 정치국제부문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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