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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길 속 그 이야기 <68> 여수 갯가길 1-1코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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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 예암산에 올라 야경을 감상했다. 왼쪽 먼곳에 있는 다리가 거북선대교, 오른 편에 있는 것이 돌산대교다. 두 다리로 이어진 돌산도도 보인다.


여수 갯가길은 항구도시 여수의 해안을 따라 걷는 길이다. 2013년 10월 1코스를 개장해 지금까지 모두 4개 코스(총 길이 55㎞)가 개통했다.

야경 눈부시고 해산물 넘쳐나고 …
황홀한 여수 밤바다


1-1코스(7.6㎞)의 이름은 ‘여수 밤바다 코스’다. 야경이 특히 아름다운 여수의 구도심을 걷기 때문이다. 여수시 중앙동 이순신 광장에서 시작해 거북선대교∼돌산공원∼돌산대교∼여수 연안 여객터미널을 지나 다시 이순신 광장으로 돌아가는 순환길로, 걷는 내내 여수 연안바다를 눈에 담는다. 1-1코스는 이른바 ‘맛있는 길’이기도 하다. 제철 맞은 삼치와 굴부터 여수를 대표하는 별미 장어탕과 갓김치까지, 구경할 것도 맛봐야 할 것도 넘치는 길이다. 고백하자면, 여수 갯가길은 먹으러 걷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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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북선대교를 통과하는 여수 갯가길 1-1코스.



철 맞은 삼치, 사계절 먹는 장어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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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치회


여수는 남도를 대표하는 항구 도시다. 가까이는 금오도, 멀리는 거문도까지 다도해의 수많은 섬에서 뜬 배가 여수항으로 모여든다. 예부터 여수에는 사람과 물자가 끊이지 않았다.

다도해를 바라보고 여수 구도심이 들어앉아 있다. 이순신광장이 있는 중앙동, 여수 연안여객터미널과 여수수산시장이 있는 교동, 국동항 주변의 봉산동 등을 합쳐 여수 구도심이라고 이른다.

이 여수 구도심을 여수 갯가길 1-1코스가 구석구석 누빈다. 구도심의 연안바다와 돌산대교·거북선대교로 연결된 돌산도 해안을 따라 7.6㎞ 길이의 트레일이 이어진다. 다도해의 온갖 먹거리를 만날 수밖에 없는 길이다.

1-1코스 시작점인 이순신광장 근처에 50여 년 전통의 선어시장이 있다. 여수 수산시장이 활어가 전문이라면, 중앙동 선어시장은 막 숨이 끊어진 생선을 주로 판매한다. 길이가 1m 가까이 되는 퉁퉁한 삼치, 누런빛을 내는 참조기, 푸른 고등어, 은빛 갈치 등 다양한 생선이 나무 상자에 차곡차곡 담겨 있다.

이순신광장 뒤편 먹자골목에 들었다. 뱃사람이 드나들고 시장이 서면서 자연스레 형성된 식당 골목이랬다. 이 중에서 25년 된 삼치회 전문식당 ‘사시사철 삼치회’를 찾았다. 여수 거문도 먼바다에서 잡히는 삼치를 하루 숙성해 회로 먹는다.

뱃사람은 삼치를 무게에 따라 다르게 부른다. “사고시는 300g 정도, 고시는 500~600g 되는 것을 말하고, 야네기는 700g짜리 삼치를 말하지. 여수에서는 2㎏은 넘어야 삼치라고 부릅니다.” 김동근(60) 사장이 설명했다.

여수 사람은 삼치회를 초장이 아니라 간장 양념에 찍어 먹는다. 다시마, 구운 김, 갓김치를 차례로 깔고 그 위에 삼치회를 올려 쌈을 쌌다. 촉촉한 다시마, 살짝 구운 김, 톡 쏘는 갓김치와 고소한 삼치 뱃살이 한데 어우러졌다. 식감도 맛도 제각각인 재료가 입 안에서 뒤섞여 조화를 이루는 것이 신기했다. 삼치회 대(4인) 6만원. 여수시 교동 남1길 5-11, 061-666-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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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어탕


길은 여수 해양공원과 하멜 기념관을 지나 거북선대교로 이어졌다. 돌산도 들머리에 있는 진두나루터에서 맛본 여수 별미는 통장어탕이었다. 통장어탕은 일반 장어탕과 마찬가지로 붕장어를 재료로 만드는데, 붕장어의 크기가 다르다. 통장어탕에는 주로 몸통 지름 5㎝, 길이 1m 정도 되는 큼직한 것이 들어간다.

진두나루터 근처에 식당 ‘명품나루터’는 통장어탕을 전문으로 한다. 정정숙(55) 사장이 “우리 집은 다른 집보다 육수를 오래 끓인다. 장어 머리와 뼈를 12시간 정도 우려내는데, 맛본 손님이 보약 같다며 좋아한다”고 자랑했다.

된장을 풀어 간을 하고 우거지를 듬뿍 넣은 통장어탕이 나왔다. 동그랗게 말려 있는 장어 토막이 어른 손바닥 반 정도로 컸다. 정 사장이 알려준 대로 숟가락으로 장어 살을 으깨 국물과 함께 떠먹었다. 우거지와 고추가 들어간 국물이 시원하면서도 깊은맛을 냈고, 푹 익은 장어 살은 입 안에서 부드럽게 씹혔다. 통장어탕 1인 1만3000원. 여수시 돌산읍 우두리 799-19, 061-644-6686.


영양 만점 굴 구이와 방풍꽃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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굴 구이


진두나루터 뒤편 언덕에 있는 돌산공원은 야경 조망 포인트다. 최근 여수의 대표 관광상품으로 떠오른 해상케이블카도 여기에서 출발한다. 돌산공원과 종화동 자산공원을 잇는 1.5㎞ 길이의 여수 해상케이블카는 지난해 12월 운행을 시작했고, 현재까지 약 190만 명이 이용했다. 케이블카는 밤에 타는 것이 좋다. 화려한 조명이 켜진 돌산대교와 거북선대교, 여수 구도심 풍경을 공중에서 구경할 수 있다. 돌산대교를 건너 다시 구도심에 들었다. 16년 된 굴 구이집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굴은 보통 12월 중순부터 살이 꽉 차요. 2월까지가 제일 맛있지. 돌산도 앞 가막만에 양식장이 있는데, 조류가 강해서 살이 탱탱하고 차지지.”

‘바다 굴 구이’ 윤정남(65) 사장이 말했다. 굴을 불에 올려놓은 지 7∼8분쯤 지나 껍데기를 열었다. 탱글탱글한 굴과 갓김치의 조화가 일품이었다. 1년을 푹 익혀 톡 쏘는 갓김치의 풍미가 담백한 굴에 녹아들었다. 굴 구이 소 3만5000원, 대 4만원. 여수시 남산로 47, 061-643-9245. 식당 건너편에는 갓김치 판매점 예닐곱 곳이 모여 있었다. 여수 돌산도의 명물 갓김치 골목이다.

“버무린 갓김치는 하루 냉장 보관을 한 다음에 택배로 보냅니다. 그래야 양념이 고르게 배어요.” 15년째 ‘우리맛 김치’ 가게를 운영한다는 임승미(48)씨가 말했다. 가게를 시작했을 때는 뱃사람이 주고객이었단다. 여수 뱃사람은 먼바다로 나갈 때 꼭 갓김치를 챙겼다. 어부의 향수를 달래주던 갓김치는 지금 전국 방방곡곡으로 팔려나간다. 갓김치 1㎏ 8000원(배송비 별도), 여수시 남산동 448, 061-642-77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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갓김치


갓김치 골목을 빠져나온 길은 곧장 여수 수산시장으로 이어졌다. 활어와 말린 생선을 파는 여수 수산시장은 여수를 대표하는 전통 시장 중 하나다. 82년 여객선터미널이 문을 열기 전까지 터미널 자리에

구(舊) 여수항이 있었다. 68년부터 항구 주변으로 시장이 형성돼 50년 가까이 이어지고 있다. 반세기 동안 여수 사람을 먹여 살린 시장은 현재 여수를 대표하는 관광지가 되어 외지인을 맞는다. 시장 손님의 70%가 관광객이다.

갯가길 1-1코스는 끝이 났지만 여수 식도락 여행은 계속됐다. 갯가길에서 살짝 벗어나 봉산동 게장골목을 찾아갔다. 여수에서 게장은 재료에 따라 꽃게장과 돌게장으로 나뉜다. 돌게는 꽃게보다 크기가 작고 몸 색깔이 돌처럼 시커멓다. 껍데기도 꽃게보다 더 단단하다. 게장 골목에 있는 ‘소선우’는 여수 금오도 특산품 ‘방풍’을 넣어 담근 게장을 개발한 집이다. 방풍은 미나리과에 속하는 식물로 데쳐서 참기름에 무쳐 먹는다. 관절염 치료에 좋다고 해서 금오도에서는 예부터 방풍을 약초로 여겼다.

소선우의 고광주(64) 주방장이 손수 음식을 내왔다. 간장게장 양념에 방풍으로 만든 효소를 넣는단다. 검은색 게장 국물이 찰방찰방하게 담긴 게딱지에 밥 한 술을 비볐다. 노란색 내장과 주황색 알이 뒤범벅이 된 게장 비빔밥을 한 입 가득 넣었다. 게장은 전혀 짜거나 비리지 않았다. 오히려 상큼한 맛이 났다. 방풍 꽃게장 정식 2만원, 돌게 정식 1만원. 여수시 봉산1로 33, 061-643-9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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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 정보=서울에서 여수까지 자동차로 가려면 4시간 30분이 걸린다. 그러나 KTX를 타면 이동시간이 3시간으로 줄어든다. 용산역에서 타고 여수EXPO역에서 내린다. 여수EXPO역에서 구도심까지는 택시로 10분 거리다. 여수 갯가길(getga.org) 1-1코스는 시작점과 종점이 같은 순환길이어서, 어디에서 출발하든 상관없다. 길이도 7.6㎞로 짧은 편이다. 정해진 코스를 정직하게 따라가기보다는 길에서 살짝 벗어나 구도심 이곳저곳을 구경하며 걷기를 권한다. ㈔여수갯가 061-920-5888. 여수 해상케이블카(yeosucablecar.com)는 일반 캐빈(왕복 기준 어른 1만3000원, 어린이 9000원)과 바닥이 투명한 크리스탈 캐빈(어른 2만원, 어린이 1만5000원, 왕복만 판매)이 있다. 돌산공원부터 자산공원까지 케이블카로 편도 13분, 왕복 25분이 걸린다. 운행시간 오전 9시∼오후 10시. 여수 유캐슬호텔(ucastlehotel.co.kr)은 여수시내에서 약간 벗어난 소라면에 있다. 안심산 자락에 들어앉아있어 한적하고 공기가 맑아 하룻밤 쉬어가기 좋다. 디럭스룸 24만원부터. 061-808-5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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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홍지연 기자 jhong@joongang.co.kr
사진=임현동 기자 hyundong30@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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