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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격인터뷰 30회] 이희수 교수 "자살 테러는 전쟁터에서 죽은 가족에 대한 복수 수단"

 


지난 11월13일 프랑스 파리 테러이후 테러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일에는 미국 샌버나디노(San Bernardino)에서 IS를 지지하는 추종자 부부가 무고한 사람에게 총격을 가해 14명이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5일에는 영국 런던 지하철역에서 한 남성이 “시리아를 위하여”라고 외치며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흉기를 휘둘렀다. 테러 사건들이 이슬람 율법을 중심으로 하는 정교 일치의 세상을 만들겠다는 IS와 직간접적 관련을 보이자, 전 세계적으로 이슬람 포비아(Islam Phobia) 현상이 급증해 또 다른 문제가 되고 있다. 8일 오전 11시에 생방송 된 중앙일보 인터넷 방송 ‘직격인터뷰’ 30회엔 한양대 이희수(62) 교수가 출현했다. 이 교수는 문화인류학·중동이슬람권 전문가로, 이날 방송에서 채인택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함께 이슬람교를 중심으로 IS를 분석하는 시간을 가졌다.

다음은 채인택 중앙일보 논설위원과 이희수 교수의 일문일답 전문.

-최근 IS와 관련 있는 테러가 잇따르면서 전 세계가 테러 공포에 빠져 있다. IS와 그 추종자들은 왜 무고한 사람들을 살해하는 것이며 목적은 무엇인가.
“올해 2월 알자지라 방송에서 이슬람권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실시했다. 그 결과 온건파 1%가 IS 추종세력이었으며 강경세력은 4% 정도로 나타났다. 이슬람권 내에서도 IS는 지지기반을 거의 갖지 못하는 반이슬람 범죄집단으로 낙인되어있다. 알카에다 궤멸 직전 새로운 분노 세력이 IS라는 채널을 통해 자신의 존재감을 과시하고. 전세계로부터 추종자들을 불러들이기 위해 잔혹하고 끔찍한 범죄를 하나의 선전 전략으로 채택하고 있는 듯 하다. 99%가 싫어할수록 선전효과는 극대화된다. 그래서 ‘공포의 확산이라고 하는 수단이 필요하다면 어떤 것이 필요한가’라고 했을 때 과거의 전쟁이나 알카에다의 전술과도 완전히 다른, 패러다임을 바꾸는 새로운 형태의 테러였던 거다. 그만큼 인류 사회가 더 직접적인 위기에 직면해 있는 것이다.”

-미국 샌버나디노 총격을 벌인 부부 중 부인은 6개월 된 아기를 시어머니에게 맡겨놓고 테러에 나선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파키스탄 출신의 이 여성은 사우디 아라비아에 살면서 이슬람에 심취했었다고 한다. 어떻게 종교에 심취했는데 테러를 벌이게 되는 것인가.
“전공자인 나에게도 이는 충격이었다. 이슬람은 다른 종교와 달리 선악 구조가 매우 명확하다. 다룰 이슬람(Darul Islam)이라고 하는 이슬람의 세계는 평화의 세계이고, 적의 세계는 다룰 하르브(Darul Harb)이라고 해서 전쟁의 세계이다. 전쟁의 세계를 이슬람세계로 끌어들이는 것은 혈연 지연을 초월하는 오로지 알라의 명령만 가능하다. 그런 이념이 가장 분명한 곳이 사우디아라비아이다. 그래서 그 여성이 6개월 된 자신의 아기까지 버려두면서, 인간의 기본적인 모성애까지 버리면서 종교에 심취한 것은 연구해 볼 만한 놀라운 일이다. 이제는 이슬람 극단주의가 막다른 골목에 까지 왔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사우디를 방문하거나 사우디에 사는 동안 테러와 관련을 맺었다는 사람이 적지 않게 나오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대표적인 친미 국가인데 이 나라에 다녀오면서 종교를 내세운 테러에 빠지는 것에는 특별한 이유가 있나.
“사우디아라비아의 태생을 살펴 볼 필요가 있다. 원래 사우디는 메카(Mecca)와 메디나(Medina)에 있던 정통왕조가 아닌 찬탈 왕조이다. 이슬람의 정통성이 없었기 때문에 그 당시 그 지역에 분포하고 있던 가장 강력한 급진 이슬람 세력인 와하비즘(Wahhabism)이라는 세력과 결탁하면서 1932년 사우디 왕국이 탄생했다. 소위 말하는 정통성이 없는 왕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극단적인 이슬람 세력’이라는 보험을 든 것이다. 그래서 알카에다나 현재 이슬람 급진 세력들의 태생이 사우디아라비아이고, 지금도 그 세력과 정권 연대 차원에 있기 때문에 원리주의가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많이 퍼져나가고 있다. 물론 석유나 이해관계 때문에 친미 노선이긴 하지만 왕국의 태생적 근원이 급진적 이슬람 원리주의기 때문에 이것을 벗어나기는 매우 어렵고 사실은 많은 사람의 지원이 이슬람 급진주의로 흘러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사우디아라비아는 대외 정책이나 경제 정책 관련해서는 서구와 밀접하지만 내부적으로는 급진주의를 방치하거나 그 온상이 되고 있다는 말인가.
“그렇다. 이슬람 국가가 57개가 있는데 그 중 56개 국가는 다 변했다. 여성이 사회 진출도 하고 여성 장관도 나오고 한다. 그런데 아직도 사우디에서는 여성은 운전도 못한다. 또한, 외국인이어도 여성이면 눈만 내 놓는 니캅(niqab)을 써야 한다. 57개국 중 56개의 나라가 변하고 있는데 아직 한 나라만 보수적인 것을 고수하고 있고, 그 나라가 이슬람의 전체라고 비추어지고 있다. 경제적으론 아무리 친미 노선이라고 해도 사우디의 이념적 뿌리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고 본다. 사우디에 다녀온 사람들이 그 이념적 오리엔테이션을 받으면서 정신적으로 급진주의자들의 온상이 되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가능성이 크다.”

-이슬람과 관련 있는 테러의 특징 중 하나가 자살 공격이다. 자신의 목숨을 잃는 것이 100% 확실한 폭탄 조끼를 터뜨리는 것부터 경찰에 사살당할 확률이 지극히 높은 거리에서의 무차별 총격도 서슴지 않고 있다. 이러한 무모함은 어디서 나오나.
“인류학자로 자살 대원과 인터뷰 한 적이 있다. 1988년까지만 해도 이슬람 세계에서 자살폭탄테러는 거의 존재하지 않았다. 그 때만 해도 팔레스타인 사람들이 돌멩이로 이스라엘에 저항하는 방식이 대표적 저항 방식이었다. 그러나 1993년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 간의 오슬로 평화협정이 무산되고, 그 이후에 911테러가 일어나고,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시리아 내전을 거치게 되었다. 이 과정에서 이라크 전쟁으로 죽은 민간인 피해자가 22만 명 정도, 시리아 내전으로 희생된 무고한 민간인이 약 25만 명이다. 곱하기 5를 하면 직계 가족만 해도 수백만이다. 요즘 현대 전쟁에선 정말 참혹하게 죽음을 맞게 된다. 자신의 눈앞에서 자신의 가족을 잃은 사람들이 수백만이 존재한다는 것은, 극도의 분노와 복수 세력이 그만큼 존재한다는 뜻이다. 이 사람들이 가족의 분노를 복수하기 위해서 자살폭탄 테러라고 하는 극단적인 방식을 택하는 거다. 아랍에는 인티캄(Intiqam)이라 하는 복수 문화가 있다. 부당하게 자신의 가족의 한 사람이 희생되었을 때 전 가족 구성원이 대를 이어 복수하는 것이다. 물론 많이 서구화되고 완화되긴 했지만 아직도 이 전통이 있기 때문에 이런 분노 세력들이 자살 폭탄 테러를 부추기고 있다. 또한, 종교적으로는 급진 이슬람 세력들이 선을 위해 테러한 경우 천국에 직행한다는 잘못된 환상을 심어주며 10대 20대 젊은이들을 부추긴다. ‘인명을 해치는 자살 폭탄테러는 이슬람 율법에 어긋난다’는 분명한 해석이 나와 있다. 따라서 자살 테러는 분노의 저항으로 보는 게 옳다.”

-그러면 정작 중동지역에 살고 있는 무슬림 주민의 민심은 어떤가. IS에 심정적인 지지를 보내는 편인가.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이슬람권 사람들에게는 태생적 반서구 DNA가 있다. 대부분 반인륜적인 IS 행동을 찬성하진 않지만 속시원해 하는 대중들이 많은 건 사실이다. 왜냐하면, 서구와 이슬람 세계는 2차 세계대전까지1200년 정도의 지배·피지배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상상을 초월한다. 아랍에서 출발했던 이슬람이 711년 지브롤터 (Gibraltar) 해협을 건너 이베리아 반도 (IberianPeninsula)에 갔다. 732년경엔 프랑스 파리 교외까지 간다. 그리고 1453년 콘스탄티노플(Constantinople)이 함락되면서 이교도인 오스만 터키에 의해 그리스 불가리아가 이슬람화되고, 보스니아 헝가리 일부가 이슬람화된다. 1683년 그 당시 유럽의 최강국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의 심장부 비엔나가 공격당하게 된다. 즉, 지브롤터 해협이 뚫리는 711년부터 비엔나가 공격당한 1683년까지 거의 천 년간 유럽은 이슬람세계를 이기지 못했다. 약 백 년의 냉전시기 끝에 서구가 이슬람을 지배하는 첫 사건이 1798년 나폴레옹의 이집트 정벌이다. 그 이후부터 200여 년 동안 모든 이슬람 세계가 단 한 지역의 예외도 없이 서구의 지배를 받게 된다. 그리고 1, 2차 세계대전을 겪으면서 오늘의 개별 국가로 쪼개지게 된다. 우리가 일제 36년의 트라우마를 기억한다면 1200년간의 지배, 피지배 트라우마라는 것은 굉장히 심각하다 는 것을 이해할 수 있다. 천 년간 야만과 미개로 불렸던 서구로부터 이 백 년 간 도로 지배당하는 이슬람 세계가 그것을 쉽게 받아드리기는 매우 어려웠을 거다. 그러나 90%는 현실을 수긍했고 서구와 협력하며 살아가겠다 했다. 10%가 원리주의 세력이며, ‘우리가 이 모양 이 꼴이 된 것은 우리가 전통적 가치를 버리고 서구의 사악한 바이러스를 무분별하게 받아들였기 때문이다. 지금이라도 서구의 바이러스를 물리치고 우리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자’ 주장한다. ‘그렇다면, 말만 할 것인가. 행동으로 움직이자.’ 라는게 3%의 알카에다이고, 알카에다가 성공하지 못하자 새롭게 등장한 것이 1%의 IS다.”

-미국에선 대선주자에 대학총장까지 나서서 무슬림에 대한 반감이나 차별을 조장하는 발언을 했다.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보시나.
“이것을 이슬람포비아(Islamophobia)라고 한다. 원래 이슬람포비아는 성행하고 있었지만, 파리 테러 이후 더욱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 911테러 이후 14년 동안 테러분자를 궤멸하기 위해서 국제사회가 대테러전쟁을 해왔다. 최근의 통계자료를 보면 지난 14년 동안 4조 달러 이상을 쓰면서 대테러 전쟁을 벌였지만, 테러는 그 이전보다 정확히 10배 이상 늘어났다고 한다. 테러 빈도나 테러 피해자 수, 테러 조직원의 활동 등이 그렇다. 그렇다면, 지나치게 이슬람포비아를 내세우면서 외적으로 군사 공격하는 것 만으로는 인류 사회가 테러를 궤멸할 수 없다는 것이 명백해 진 것이다. 물론 반인륜적 범죄 행위에 대한 반응으로 움직임이 일어나는 것은 당연하지만 그것이 사회 여론으로 굳어진다면 사회는 더욱 위험해 질 것이다. 인류사회는 또 다른 패러다임으로 문제를 해결하고 치유하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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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중동지역에서 이렇게 이슬람을 앞세운 이런 독버섯 같은 극단주의자들이 나오게 됐는가. 이슬람에 대해 소개를 해달라.
“아이러니하게도 이슬람이라는 단어는 히브리말로 살람(salam)과 같으며 평화란 뜻이다. 신학적인 의미로는 복종이다. 이슬람교는 절대자 알라에게 완전한 순종과 복종을 해서 내면의 평화를 가르치는 종교이다. 이것이 오늘날의 가장 반 평화적인 종교로 돌변한 것은 이슬람 종교 내적 문제보다는 이슬람 사회를 둘러싸고 있는 국제 정치의 역학 관계, 이슬람 건국 이후 피해자 입장이 되어버린 무슬림 세계의 갈등과 분노, 최근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내전의 분쟁 등이 오히려 본질적 문제가 아닌가 생각한다. 원래 이슬람은 포용과 관용 그리고 똘레랑스의 종교였는데 똘레랑스라는 것은 자신이 강자일 때 강자가 약자에게 베푸는 것이다. 200년 이상 약자의 입장이 된 이슬람이 더 이상 관용과 포용을 베풀기는 어려운 거다. 그러나 대부분의 주류들은 현실을 수긍하고 서구와 협력하며 실리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반면 많은 급진주의 세력은 무모한 대결구도를 보여주고 있고 이는 테러로 이어지고 있다. 이슬람 세계는 팔레스타인을 중심으로 리비아를 비롯한 현재도 전쟁상태에 있다. 전쟁 상황은 인간의 합리적 상식과 이성으로 접근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IS는 3만에서 5만 명의 병력을 보유한 거대한 무장세력으로 성장했다. 더 많다는 주장도 있다. 본거지인 시리아와 이라크 같은 중동은 물론 서구에 살고 있는 무슬림 청년, 심지어 무슬림이 아닌 외국 청년까지 그들에게 합류하고 있다. 한국에선 김군이 터키를 거쳐 시리아에 건너갔는데. 젊은이들이 IS에 가담하는 이유가 무엇인가.
“알카에다만 해도 이념적 하이라키(hierarchy) 조직이었다. IS의 전략이 놀라운 것은 시리아에 본부를 두면서, 전 세계에 100여개의 세포 조직을 운영한다는 것이다. 그들은 무슬림뿐만 아니라 사회의 분노세력을 끌어 모으는 전술을 쓰고 있다. 유럽 아이들이 3500명 정도 가담했고 일본 아이들도 한 7-8명 가담했다고 나와있다. 올해 2월에 시리아 접경지대에서 취재를 하며 보니 계엄 상태를 뚫고 성공적으로 잠입한 아이들이 3500명이고 그 과정에서 잡혀서 감금되어있거나 추방당한 사람이 만팔천 명 정도더라. ‘구름처럼 모여들고 있다’라고 표현할 정도로 전 세계의 소외된 왕따 계층이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극단적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IS를 찾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서 유럽의 소외된, 2세 이주민의 사회적 불만층뿐만 아니라 이슬람권 이외의 소외 세력에게도 손을 뻗고 있다는 게 우려할 만한 일인 거다. 파리 테러의 주범을 프로파일링 해도 전혀 종교적이지 않고, 프랑스 국민 2세로 태어났지만 한 번도 이슬람사원에 가보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따라서 이슬람의 문제라기보다는 2세로서 사회적 차별과, 취업, 경제적, 불평, 불만의 문제가 본질적이며 이것에 더 신경 써야 한다.”

-그렇다면 과연 IS를 궤멸할 방법은 무엇인가. 군사적 개입을 확대하는 방안과 IS의 자금줄을 말리는 방안과 함께 중동 이슬람 지역 주민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는 주장까지 다양한 방안이 제시되고 있는데 국제사회는 어떤 노력을 해야 하나.
“방법은 아주 분명하다. IS가 성공할 확률은 거의 없다. 전세계를 적으로 돌렸고 이슬람권 내에서도 지지 세력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시리아 내전에서 IS가 시리아 반군의 핵심으로 가담하고 IS가 완전히 궤멸 되었을 때 아사드 정권이 살아나기 때문에 사실 미국이나 EU, 터키, 사우디아라비아는 IS를 묵인하거나 지원한 측면이 있었다. 그러나 파리 테러 이후 반인륜적 범죄 집단으로 세계가 한목소리를 내면서 IS가 성공할 확률은 낮아졌다. 문제는 한 사람의 테러 분자를 궤멸하는 과정에서 그 주변에 있는 8명 내지 9명의 무고한 민간인이 또 희생된다는 것이다. IS는 없어진다 하더라도 바로 IS를 이을 또 다른 급진 세력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날 수밖에 없는 악순환의 고리가 있다. 국제 사회는 IS를 궤멸하는 동시에 전쟁 피해자나 전쟁고아들을 위한 심리 치유 프로그램을 시행하고 기본적인 의식주를 보장해주어야 한다. 투 트랙(two track) 전략이 동시에 가동되지 않는다면 IS는 궤멸하여도 또 다른 테러 집단이 생겨날 수밖에 없다. 서구나 유럽 사회가 대테러 전쟁의 비용에는 많은 돈을 쓰면서도 테러 전쟁 과정에서 희생당한 또 다른 피해자는 신경을 쓰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패러다임을 바꾸어서, 테러를 궤멸하는 동시에 더 많은 관심과 예산을 민간인의 피해 복구와 삶의 기반 확보에 쏟아야 한다. 시리아 2200만 인구 중에 1160만 명이 난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테러가 해결되기 어렵다는 것은 분명하다. 그래서 스마트 파워 전략도 글로벌 과제로 동시에 접근할 필요가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중동에서 석유를 수입하는 것은 물론 건설 수주도 많이 하고 있는데다 최근에는 병원과 의료시스템도 수출하는 등 경제적으로도 밀접하다. 그런데도 한국이 무슬림에 가지고 있는 오해는 적지 않은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경우 아무래도 서구적인 교육이나 매체의 영향 때문에 이슬람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은 서구와 크게 다르지 않다. 이슬람포비아도 상당부분 우리 사회에 포진해 있다. 그러나 기억해야 할 것은 서구와 이슬람 세계에는 1200년이라는 지울 수 없는 트라우마가 있다는 거다. 그러나 우리는 역사적으로 이슬람 세계와 갈등을 경험한 적이 없다. 이는 굉장히 소중한 자산이다.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 자원의 약 90%는 이슬람 세계에 의존하고 있고, 우리 기업이 지난 40년간 벌어들인 건설 플랜트 수주 평균 70%는 중동국가에서 수주하고 있다. 그리고 Made in Korea가 중동 국가에서 대부분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IT, 가전, 자동차 부문에선 부동의 1위다. 또한, 대장금을 비롯한 한류와 K-Pop 열풍은 계속되고 있다. 그 사람들은 코리아를 좋아하고 발전의 롤 모델로 삼으려고 하고, 코리아 브랜드를 쓰며 우리에게 가까이 다가오려고 한다. 그런데 이슬람포비아라는 색안경을 끼고 이슬람사회를 버리고 가선 안 된다. 이슬람 시장이 우리를 기다려주라는 보장은 없다. 한미 동맹은 우리 국가를 위해 굉장히 중요하지만 한미 동맹과는 별도로 우리 입장에서는 이슬람 세계를 다루는 정교한, 독자적인 전략과 시나리오가 필요하다. 우리는 모두와 좋은 관계이고 모두와 친하기 때문에, 외교부에서 믹타(MIKTA) 연대 (멕시코-인도네시아-코리아-터키-오스트렐리아 중견국 협력체)가 나오듯 그 갈등을 해소하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본다. 부정적인 외교에서 긍정적인 외교로 바꾸는 역할은 일본도 아닌 우리만 할 수 있다고 본다.”

-한국이 중동 무슬림사회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이 있는가.
“최근 우리 학교에서 냈던 의견인데, 바그다드에 국립 도서관을 지어주자는 거다. 서구는 공격을 해서 삶의 기반과 문화유산을 부수었다. 하지만, 코리아는 1970년대와 80년대 백만이라는 우리 건설 근로자가 다녀왔기 때문에 건설의 이미지가 신화처럼 남아있다. 따라서 ‘코리아는 우리 삶의 기반과 문화유산을 지켜준다.’라는 이미지도 좋을 것 같다. 두 번째로는, 중동 전역에는 신라나 고려에 대한 기록이 많다. 최근에는 쿠쉬나메(Kush-nameh)라고 페르시아 왕자가 신라 공주와 결혼해 삼국 통일에 기여했다는 페르시아 서사시가 발견되어 우리 학계에 큰 논란이 되기도 했다. 1500년 전부터 우리는 중동과 긴밀한 역사적 관계를 맺어왔고, 인척관계이며, 문화적으로도 친근하다. 이런 것들이 중동에 진출해 좋은 시장을 개척하는데 유리한 요소라고 본다. 한국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없기 때문이다. 지나친 이슬람포비아나 오해는 국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

-한국 내에서는 적으면 13만, 많으면 30만 이상의 무슬림이 결혼 이민이나 산업연수생 등으로 들어와서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 이들의 처우 개선을위해 우리가 어떤 노력을 해야하는가.
“우리 사회는 유럽 사회에 비해 외국인에게 잘 해주고 있다. 한국에 살고 있는 무슬림의 만족도는 아주 높게 나온다. 일본보다도 높게 나온다. 최근 한양대에서도 파키스탄 국비 유학생을 받았는데 ‘정부에서 돈을 내고도 미국이나 유럽에서 준 테러리스트 대접을 받는 것보다 한국에 와서 고급 학문을 배우고 대접 잘 받는 것이 낫다’라고 유학생들이 할 정도 좋은 입지에 있다. 또한 우리나라는 유럽과 달리 임금 노동이다. 유럽은 이주노동이기 때문에 계속 머물러 산다. 프랑스의 경우 이주민이 9-10%이다. 10%이면 이주민들이 게토를 형성하고, 고향에 있는 식구를 불러들이고, 아이를 많이 낳아 주류가 흔들린다. 그래서 똘레랑스의 메카인 프랑스가 가장 폐쇄적인 이주민 정책을 쓸 수밖에 없는 거다. 우리나라에는 아직까지 약 3% 정도인데, 중요한 것은 임금 노동이기 때문에 그마저도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대부분이 본국으로 돌아간다는 거다. 문제는 결혼 이주인데 5000쌍 정도 되니 아이를 낳는다고 해도 만 명 정도이다. 그 아이들이 현재 초중고생이고 5년 이내 본격적으로 군대를 갈 것이다. 만약에 지금과 같은 차별과 불만이 계속 된다면 우리 국적 우리 아이인데도 불구하고 그 아이들에게 총을 쥐여주었을 때 굉장히 위험해질 수 있다. 따라서 유럽의 다 문화 정책을 교훈으로 삼아서 우리 사회의 다 문화에 걸 맞는 정교한 다 문화 정책, 그리고 이슬람 이주민들을 관리하려는 노력과 인식 전환이 지금부터 필요하다.”

-장기적으로는 전 세계적 인재를 모으는 훌륭한 네트워크가 될 것 같다.
“우리나라의 다 문화의 문제점 중 하나가 주로 저급 노동자 위주라는 것이다. 다 문화가 성숙하려면 고급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이 땅에 태어난 2세 이주민들이 다리 역할을 하도록 해야한다. 우리말은 조금 어눌하더라도 어머니의 역사와 문화를 배워, 우리 기업의 진출이나 국간의 문제 해결의 핵심 역할을 할 수 있게끔 키워야 한다. 기업에서 이런 아이들을 잘 채용하고, 국가기관에서도 근무할 역할을 준다면 오히려 이주 후세들이 다른 한국 아이들보다 자긍심을 가지고 국가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긍정적인 모델이 될 수 있을 거다.”

-미국의 Google 대표와 Microsoft 대표 자리를 인도 유학생이 차지해 화제가 되었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미래가 생길 수 있겠는가.
“우리 대학만 해도 방글라데시 석학이 기계공학과에 와있다. 세계적인 논문도 많이 쓰고 유명한 교수다. 그런데 그는 캠퍼스 밖에 잘 안 다니려고 한다. 캠퍼스 안에서는 학생들이 대 석학으로 인정하고 존경받으면서 최고의 권위와 학문적 자유를 누리는데, 캠퍼스 밖으로 나가면 경찰들이 시도 때도 없이 불러서 여권을 보자고 하고 잠재적 테러리스트나 불법 노동자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는 고급 인재들이 우리나라에 오기 힘들다. 유명한 사람들이 우리 사회에 와 기여할 수 있게끔 사회 전반의 분위기와 시민들의 시선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 1%의 IS의 반인륜적 모습을 통해 이슬람 사회 전체를 일반화 보편화하는 것은 굉장히 우리에게는 마이너스다. 테러조직에 대해서는 용납 없이 세계 사회와 동참하면서도 협력하려는 주류는 포용하는 선택적 전략이 필요하다.”

-최근 러시아와 터키가 싸우게 된 다른 배경이 있나.
“현재 러시아는 강하게 IS를 궤멸해서 시리아 아사드 정권을 회복 시켜주려는 의도가 있다. 미국이나 터키는 지금까지 IS의 완전 궤멸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 정치적 공백을 우려했기 때문이다. 러시아가 IS를 공격하면서 IS보다는 시리아 반군 쪽 공격을 더 강화한다는 움직임이 있다. 시리아 접경 지역에 있는 튀르크만 지역의 경우 전략적으로 터키에서 굉장히 중요한 이익거점이다. 또 튀르크만은 터키인들과 동족이다. 그래서 러시아가 계속 터키의 이익 거점을 반군성명이란 이름으로 공격하게 되니까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또한, 경고도 여러 번 있었고 모스크바 주재 터키대사가 소환할 정도로 심각한 외교 문제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러시아가 터키 영공을 침범하고 이익 거점을 궤멸해 나가자 매뉴얼에 따라서 러시아 공군기를 격추하는 사건이 일어난 거다. 아마 사전, 미국과 나토 간 어느 정도 약속은 있었을 것이다. 터키가 단독으로 러시아를 공격하기는 어렵다.”

-터키는 오스만 제국 시절 중동 전역을 지배했다. 터키의 중동에 대한 정보력과 영향력은 어떤가.
“터키는 600년간 세계대 제국이었고 400년간 아랍을 실제로 통치했다. 중동지역에 대한 고급 정보는 터키가 많이 가지고 있다. 미국이 이스라엘과 함께 터키와 협력하지 않고서는 중동 정책을 펼칠 수 없을 정도로 터키는 핵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거기다가 터키는 EU 준회원국으로서 유럽과 좋은 관계를 맺고 있고 NATO 연방이며 중동의 거점이다. 또 중앙아시아의 스탄(~stan) 국가들이 다 터키말을 쓰고 터키 민족이며 이슬람을 믿고 있는데, 터키는 그 국가들의 맏형역할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가장 중요한 전략적 허브역할을 하고 있다. 지금은 1차 세계대전 패전국으로 역할이 상당히 축소되고 있지만 터키가 가진 역사적 위상이나 자긍심, 전략적 거점은 과소평가할 수 없다.”

-터키는 돌궐족의 후예라며 한국을 형제의 나라라고 부른다고 한다. 한일 월드컵 때는 응원단이 터키 국기를 꺼내 감동을 주기도 했고, 부산 UN묘지에는 6.25에 전사한 터키군의 묘지가 거의 절반을 차지한다. 터키국민의 한국을 보는 눈은 어떤가.
“형제의 나라라고 본다. 이스탄불대학에서 교수생활을 하면서 터키 국사 책을 보니 1장이 흉노제국(Hun Empire), 2장이 돌궐제국(GokturkEmpire), 3장이 위구르제국(Uighur Empire), 4장이 셀주크제국(Seljuk Empire), 5장이 오스만제국(Ottoman Empire)이다. ‘흉노, 돌궐, 위구르 까지는 고조선, 고려, 발해시대로 한반도에 인접해서 함께 살았다’고 쓰여있다. 그래서 중학교 2학년 사회 교과서는 이렇게 가르친다. ‘우리 민족은 먼 옛날 중앙아시아와 만주 일대에서 코리안들과 이웃해서 한민족 한 핏줄로 함께 살았다.’ 그래서 터키 전국민들이 코리안이라고 하면, 남이 아닌 피를 나눈 형제라는 민족적 동질감을 보여준다. 이것이 어마어마한 친한 적 인프라로 나타나고 있고 터키가 한국을 좋아하는 이유 같다. 그런 면에서 우리가 중동이나 중앙아시아 진출에 있어서 터키를 활용하는 것도 유용할 것이다.”

정리 김유진 인턴기자 kim.yoojin@joongang.co.kr
촬영 김세희·이진우·공성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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