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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얀마시리즈 4] "한국보다 더 나은 모델 만들겠다" 미얀마 청년들

미얀마 정계 막후 실력자 탄 슈웨 전 국가평화발전위원회이 6일(현지시간) 아웅산 수지 민주주의민족동맹(NLD) 대표를 지지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탄 슈웨는 1992년부터 2011년까지 미얀마를 철권 통치한 독재자다. 군부 실세 3인방(테인 세인 대통령, 민 아웅 흘라잉 군 최고사령관, 수웨 만 하원 의장)을 만난 데 이어 탄 슈웨의 협력을 약속 받은 NLD는 53년만의 평화로운 정권 이양에 한발 더 다가섰다. ‘미얀마의 봄’이 현실이 될 수 있을지 지난달 25일 미얀마의 새 기수인 20~30대 3명을 만나 미얀마의 미래에 대한 고민을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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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5일 양곤의 한 대학 강의실에서 미얀마 청년 3명과 3시간 동안 미얀마의 미래에 대해 논했다. 왼쪽부터 아웅 나인 챈, 준꼬 꼬 륀, 툰 나이 묘. [정원엽 기자]


‘미얀마의 봄’이라는 평가가 많다. 민주주의 열망을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툰 나이 묘 (30) 의사=“사실 미얀마는 계절상 ‘봄’이 없다. 그래서 실감은 나지 않는다. 그 동안 군부가 권력을 독점했기에 엘리트들이 많고 전 부문을 독식하고 있다. 한국의 경우 과거 독재가 정치쪽에만 영향력을 미치고 경제, 교육분야 등은 열려 있었지만 미얀마는 모든 분야를 독점하다 보니 부정부패가 심해졌다.”

아웅 나인 챈(27) 더보이스위클리 기자= “젊은 층은 군부정권이 나쁘다는 생각은 있는데 왜 나쁜지에 대한 답은 없다. 수지 여사가 민주주의 아이콘이 된 건 유일한 대안이기 때문이다.”

준꼬 꼬 륀(28) 사장 = “열망의 목적지가 없다. 교육의 힘이 필요하다. 아웅산 장군 시기 독립운동도 학생들의 의식이 뒷받침이 됐다. 군부도 이를 알기에 학생들의 힘이 커지지 않도록 대학을 분산시키고 정치에 대한 무관심을 조장했다.”

군부가 선거를 무효로 돌렸던 1990년과 비교했을때 미얀마의 정치 상황이 변했나.

꼬 륀 = “전 세계가 선거와 민주주의 이양을 지켜보고 있다. 미디어와 소셜미디어서비스(SNS), 시민사회의 감시 등이 군부의 발목을 묶었다.”

= “이미 군부는 헌법 개정을 통해 의원의 25%를 당연직으로 가져가고 국방관련 장관직 3개를 지명하는 권한을 가지는 등 선거와 무관하게 자신들의 이익을 지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뒀다. 굳이 힘을 사용해 위기를 초래할 이유가 없다.”

수지 여사 대통령 출마를 막고 있는 헌법 개헌이 가능할까.

나이 묘 = “쉽게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다. 새 정부가 들어서면 경제적인 부분부터 개혁을 시작할 것으로 본다. 지금은 정치적 균형을 위해 당분간 헌법을 유지하며 과도기를 거칠 것으로 본다.”

= “NLD와 군부의 협력이 어떤 식으로 이뤄질 지가 포인트다. 안타깝지만 NLD가 당분간 군부와 협력할 것 같다. 군부에 메스를 대기 어려운 상황이지만, 또 군부에 전혀 손을 못 댄다면 NLD 내부에서도 학생 데모 라던지 강경한 반발이 발생할 수 있다.”

수지 여사의 생각을 이해하나.

꼬륀= “젊은 세대도 민주화에 대해 자세히 알지 못한다. 군부독재기간 동안 민주주의에 대한 정보가 적었기 때문이다. 수지 여사 한 분이 모든 걸 바꾸기 쉽지 않은데도 기대감이 과도하다.”

나이 묘=“NLD가 그리는 미얀마의 미래에 대해서는 의문이 있다. 대중에게 접근하기 위해 노래를 동원하거나 이미지로 추상적인 설명만 있었기 때문이다. 단지 수지 여사면 변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있어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았다. NLD도 향후 미얀마 운영의 청사진을 제대로 검증 받아야 한다.”

미얀마가 가진 과제중 하나는 소수민족 문제다.

나이 묘 = “기본적으로 미얀마는 국호에 유니언(Union)을 사용한다. 소수민족을 배제하지 않고 있는 거다. 소수민족도 자신의 종족보다 미얀마 국민이라는 의식을 가져야 한다. 샨족의 경우 미얀마 정부를 인정하지 않고 중국에서 무기를 들여와서 투쟁한다. NLD가 열쇠를 쥐고 있다. 소수민족이 버마인을 싫어하는 게 아니라 군부를 싫어했던 거다. NLD가 믿음을 준다면 소수민족을 끌어안을 수 있다.”

꼬륀 = “군부가 올해 카렌족 등 소수민족과 정전협정을 맺었다고 홍보하지만 그건 거짓이다. 여러 소수민족 중 소수그룹과 협정한 걸 부풀리고 국제사회에 홍보해서 선거 전략으로 사용했다. 실질적인 정전협정이 이뤄진 것이 아니다. 소수민족의 권리를 인정하고 연방제식으로 가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

= “해외에서 로힝야족 문제를 지적하는데, 이들은 방글라데시나 인도에서 경제적 문제로 들어온 이들이다. 100만~200만명이 미얀마로 들어왔는데 이들은 미얀마의 고유 소수민족이 아니다. 인도적인 도움을 줄 수 있지만 미얀마 국민으로 인정하긴 어렵다. 무슬림으로 불교도와 충돌하는 부분이 있고 테러리즘의 위험도 있다.”

한국처럼 미얀마도 지정학적 중요성으로 주목 받는다.

꼬륀 =“미ㆍ중 사이에 어딘가를 선택할 수는 없다. 양국 모두 미얀마에서 자국의 이익을 위해 접근하고 있다. 중국이 지리적, 역사적으로 가깝지만 그만큼 갈등도 많다. 중국과 경제적 협력을 유지하면서 미국 등을 통해 민주주의 시스템을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난번 수지 여사가 중국과 부드러운 이웃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이 힘이 있지만 먼 나라이고 중국은 바로 옆에 이웃나라다. 결국 미얀마도 한국처럼 미ㆍ중 사이에서 적절한 거리를 유지해 가며 이익을 도모해야 한다.”

미얀마 경제발전에 대해서도 성장과 분배 등 다양한 의견이 많다.

= “아직까지 합의된 목표가 없다. 일부 국민은 개혁을 통한 분배를, 일부 국민은 경제개발을 먼저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단일민족이라 콘센서스를 이루고 경제 개발에 매진했지만 미얀마는 동시에 경제개발과 개혁을 추진해야 한다. 우선 자유정권이라는 첫 단추만 꿴 셈이다.”

나이 묘=“결국 한 단계씩 갈 수 밖에 없다. 망가진 관료시스템과 법제를 정비하고 중장기적인 발전전략을 수립해서 가는 것이 현명하다. 지금 상황에서 경제 개발에만 매진하는 건 빈부 격차를 더 가속화할 가능성이 크다. 한국을 참조하겠지만, 한국 보다 더 나은 민주주의 시장경제 모델을 만들어 가야 한다”

꼬륀=“지금 미얀마 경제를 쥐고 있는 건 군부와 ‘크로니’다. 미얀마는 50여명이 경제전체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이들을 한번에 개혁할 수는 없다. 지금은 일자리를 만들고 조세제도를 통해 크로니들에게도 공평한 시스템을 적용해야 한다.”

미얀마의 변화가 동남아에 주는 함의는.

나이 묘=“일종의 동남아적 민주주의 모델이 될 수 있다고 본다. 아랍의 봄도 한 곳에서 출발해 아랍 전역으로 퍼졌다. 미얀마의 바람도 동남아 전체로 확대될 수 있다. 아랍의 봄은 결국 실패했지만 우리는 거기서 배움을 얻었다. 미얀마는 과거 동남아 핵심국가였고, 이제 다시 민주주의를 기반으로 중요한 리더 자리로 올라서야 한다.”

양곤=정원엽 기자 wannab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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