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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큰 ‘리틀 야신’ 김로만, 러시아 월드컵 뛰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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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골키퍼 김로만(왼쪽 넷째)은 뛰어난 운동신경 덕분에 초등학교 시절부터 기대주로 주목받았다. 포항제철고를 졸업하는 김로만은 내년부터 프로팀인 포항 스틸러스에서 뛰게 된다. [사진 포스코 교육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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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태어난 소년은 초등학교 3학년 때 한국으로 건너왔다. 무역업을 하던 한국인 아버지와 러시아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그는 한국 땅이 낯설기만 했다. ‘피부색이 하얗다’는 이유로 친구들의 놀림도 많이 받았다. 한국과 러시아 사이에서 정체성도 흔들렸다. 이 때 소년은 할아버지가 살던 집 옥상에 올라가 혼자서 축구공을 찼다. 그게 소년의 운명을 바꿀 줄은 몰랐다. 소년의 아버지는 야구선수 출신, 어머니는 피겨 스케이팅 선수 출신이었다. 운동선수의 DNA를 타고난 소년은 “축구를 할 때 남다르게 보인다”는 부모의 권유로 초등학교 때부터 축구선수로 활약했다. 그리고 이젠 한국 축구의 희망으로 떠오르고 있다. 내년부터는 프로축구 포항 스틸러스에서 골문을 지킬 대형 골키퍼 김로만(19·포항제철고3)이다.

아빠는 한국인, 엄마는 러시아인
두 사람 모두 야구·피겨 선수 출신
키 1m92㎝, 승부차기에 특히 강해
포철고 고교 왕중왕전 우승 이끌어
“어머니 나라서 열리는 월드컵
아버지 나라 골문 지키는 게 꿈”

 김로만은 지난 5일 경기도 포천종합운동장에서 끝난 2015 대교눈높이 후반기 전국고등축구리그 왕중왕전 결승전에서 포철고의 골문을 지켰다. 프로축구 인천 유나이티드 유스팀인 대건고를 맞아 2-1로 승리를 거두고 팀을 우승으로 이끌었다. 대회 최우수 골키퍼상도 그의 차지였다. 이날 경기는 김로만이 포철고 유니폼을 입고 뛴 마지막 무대였다. 김로만은 우선 지명으로 내년부터 포항 스틸러스 유니폼을 입고 그라운드를 누빈다. 김로만은 7일 “올해 첫 우승이어서 기뻤다. 한편으론 포철고에서 거둔 마지막 우승이어서 묘한 감정이 들었다”고 말했다.

 김로만은 어렸을 때부터 특별했다. 그가 축구팬들에게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포철중 2학년 때인 2011년이었다. 당시 풍생중과의 전국대회 결승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갔는데 김로만은 상대 선수 3명의 킥을 모두 막아냈다. 당시 그의 활약상은 동영상으로 만들어져 널리 퍼졌을 정도로 큰 인기를 모았다. 큰 키에 피부색도 흰 편이어서 당장 ‘리틀 야신’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김로만은 “아직도 그 날의 짜릿함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김로만은 승부차기에서 유독 강했다. 포철고는 지난해 대통령금배와 전국체전 결승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모두 승리를 거뒀다. 김로만의 철벽 방어 덕분이었다. 김로만은 “공을 끝까지 보면 키커들이 공을 찰 방향이 보인다. 상대방의 눈을 끝까지 보면서 제압할 수 있는 법도 배웠다. 끝까지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현역 시절 골키퍼였던 최현 포철고 감독대행은 “승부차기 방어 능력은 로만이 나보다 낫다. 큰 경기를 치르면서 김로만의 기량이 더욱 발전했다”고 평가했다.

 김로만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골키퍼를 맡았다. 당시에 이미 키가 1m80?가 넘었던 그는 감독의 권유로 미드필더에서 포지션을 바꿨다. 과감한 변화는 김로만에게 새로운 기회를 안겨줬다. 2009년 의정부 신곡초등학교가 3개 전국대회에서 전승으로 우승할 때 그는 전 경기 무실점을 기록했고, 이듬해 장학생으로 포항 유소년 팀인 포철중학교로 진학했다. 김로만은 “최후방에서 무조건 막는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했다. 골키퍼를 하면서 내 정체성도 찾고, 꿈도 생겼다”고 말했다.

 키 1m92?인 김로만은 여전히 자라고 있다. 그는 “성장판이 열려 있다고 하더라. 적어도 1m95?까지 컸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프로 입문을 앞둔 그는 “자라는 키만큼 내 실력도 더욱 성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자신에게 축구선수의 길을 권유한 부모님은 김로만의 든든한 후원자다. 여동생 김애니(15)는 프로골퍼를 꿈꾸고 있다. 어머니가 해주는 러시아식 스프를 가장 좋아하지만 김로만은 ‘한국 대표로 뛰는 게 큰 꿈’이라고 당당하게 말한다. 그는 “지난해 한국과 러시아가 브라질 월드컵에서 맞대결 했을 때도 나는 ‘아버지의 나라’ 한국을 응원했다. 한국은 내 나라이기 때문”이라면서 “축구를 시작할 때부터 내 꿈은 태극마크를 다는 것이었다. 2018년 ‘어머니의 나라’ 러시아에서 열리는 월드컵에서 태극마크를 달고 골문을 지키고 싶다”고 말했다. 아직 김로만은 청소년 대표로 뛴 경험은 없다.

 김로만이 좋아하는 선수는 잉글랜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주전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25·스페인)다. 중학교 때까지만 해도 이케르 카시야스(34·FC 포르투)를 좋아했지만 고교에 진학하면서 데 헤아에게 꽂혔다. 그는 “체격 뿐만 아니라 헤어 스타일도 데 헤아와 비슷하다. 포항에서 활약한 뒤 먼훗날엔 데 헤아의 뒤를 이어 맨유의 골문을 지키고 싶다” 고 말했다.

김지한 기자 hanskim@joongang.co.kr


김로만은 …

생년월일(체격): 1996년 8월 3일(1m92㎝·90㎏)
가족: 아버지 김영식(44) 씨·어머니 김악사나(46) 씨·여동생 김애니(15)
소속팀(포지션): 포항제철고 (골키퍼 )
경력: 2014년 제47회 대통령금배 전국
고교축구대회 최우수 골키퍼상
2015년 대교눈높이 후반기 전국고등
축구리그 왕중왕전 최우수 골키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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