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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청년 입대 두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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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일훈
정치국제부문 기자

#1 지난 1일 오전 11시 대전경찰청 강당. 전국 최초로 의무경찰(의경)을 공개추첨으로 뽑는 자리였다. 지원자와 가족들은 긴장한 표정으로 결과를 기다렸다. 통 안에서 숫자가 적힌 당구공을 꺼내며 합격자를 호명하자 객석에선 환호와 탄식이 교차했다. 이날 355명의 지원자 중 단 26명만이 합격했다.

 #2 고위 공직자 A씨의 세 아들은 모두 국적 상실 및 이탈로 병역이 면제됐다. 스페인에서 태어나 이중국적자로 있다가 병역 대상이 되는 18세 이전에 한국 국적을 포기해 군 입대를 피했다. 병역을 면제받은 뒤 큰아들과 막내아들은 국내로 들어왔다.

 평균 입영 경쟁률이 7, 8대 1인 육·해·공군을 비롯해 요즘엔 의경·의무소방원까지 병역 지원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특히 의경은 모집 경쟁률이 20대 1을 넘자 이달부터 면접시험 대신 공개추첨 방식까지 도입했다. “예전에는 군대 안 가는 법이나 늦게 가는 법을 알려달라고 했는데, 요즘 민원은 최대한 빨리 입대하게 해달란 것”(국방부 관계자)이라는 얘기가 나올 정도다. 군이 병력 감축 계획에 들어가 군 수용 인원이 줄어든 탓도 있지만 심각한 취업난으로 군 입대를 원하는 청년이 많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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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김회룡 기자]


 반면에 병역의무를 회피하기 위해 국적을 포기하는 젊은이들도 급증하는 추세다. 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이 병무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외국 국적 취득 사유 병적제적자 현황’에 따르면 외국 국적을 취득해 병역을 면제받은 사람은 2012년 2468명, 2013년 2856명, 2014년 3875명으로 계속 늘었다. 올해는 10월 말 기준으로 3031명으로 3000명을 훌쩍 넘겼다. 외국 국적을 가지고 태어나 징병연령(18세) 전후에 대한민국 국적을 포기한 이들이 대부분이다.

 올해 면제자 가운데는 고위 공직자의 아들도 적지 않다. 병무청에 따르면 현재 행정부와 사법부 4급 이상 직위에 재직 중인 공직자 아들 중 16명이 미국 국적, 2명이 캐나다 국적을 취득하며 군 입대를 피했다. 익명을 원한 군 관계자는 “미국 대학교 재학 사실을 숨기고 국내 학력인 초등학교 중퇴를 사유로 군 면제를 받으려 한 고위 공직자 자제가 최근 병역당국에 적발되기도 했다”고 전했다. 국적을 포기하고 병역을 면제받은 이들 중 상당수는 A씨의 아들처럼 국내에서 일자리를 얻는 게 보통이다.

 병역은 모두에게 부과된 의무다. 취업난 속 군 입대자들의 두 풍경을 두고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선 이런 말이 유행한다고 한다. ‘무전(無錢) 입대전쟁, 유전(有錢) 면제전쟁.’ 군 입대까지 양극화된 씁쓸한 현실이다.

글=현일훈 정치국제부문 기자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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