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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보호, 사회적 책임, 지구 사랑 윤리를 입은 '착한 패션'에 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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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건 패션
동물성 음식을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를 ‘비건’이라고 하듯 동물성 소재를 사용한 의류를 입지 않는 패션을 의미. 1 컬러 배색이 멋스러운 타미 힐피거의 페이크 퍼 코트. 2 길트프리 페이크 퍼머플러. 4, 5 스타일난다 페이크 퍼 클러치.
공정무역
선진국이 개발도상국 등지의 노동자가 생산한 상품을 공정한 가격에 구입하는 것. 3 그루의 니트 모자. 6 그루의 쇼퍼백. 8 그루의 오렌지 니트 원피스. 10 탐스의 그레이 펠트 부클레 릴라 부츠.
업사이클링 패션
재활용품에 디자인 또는 활용도를 더해 그 가치를 높여 재탄생시킨 의류 및 패션 소품.
7 래코드의 니트 베스트. 9 래코드의 밀리터리 점퍼.


화려한 밍크 코트와 예쁜 원피스가 무자비한 동물 학대와 생산자의 눈물로 만들어진 것이라면 아무렇지도 않게 입을 수 있을까. 최근 들어 ‘윤리적인 과정을 통해 만들어졌는가' ‘미래를 위한 가치까지 생각한 제품인가’가 패션의 중요한 기준이 되고 있다. 나를 포함한 ‘우리’의 지속 가능한 미래를 생각하는 패션 피플이 늘고 있다.



"저렴한 SPA 브랜드 많지만 제3세계 근로자 돕기 위해 정당한 대가 기꺼이 지불"


고급스러운 실루엣의 모피 코트, 강렬한 원색의 모피 재킷과 베스트를 걸친 연예인 사진이 인스타그램과 페이스북 같은 SNS에 넘쳐난다. 톱스타들이 퍼 제품을 입고 일상 속 모습과 화보 촬영 현장을 공개한다. 사진을 올리면서 그들이 덧붙이는 말이 있다. “물론 인조 모피예요” “페이크 퍼(인조 모피), 예쁘죠?”다. 이구동성으로 진짜 모피가 아님을 강조한다. 리얼 퍼(진짜 모피)는 시대 착오적인 패션 아이템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유명 브랜드, 인조 모피로 만든 옷 선봬
동물애호가를 중심으로 시작된 비건 패션은 채식주의자들에 의해 확산됐다. 최근에는 윤리적인 패션을 지향하는 사람들이 그 바통을 이어받고 있다.
  이번 시즌 스텔라 맥카트니와 타미 힐피거 같은 유명 브랜드는 비동물성 소재로 만든 페이크 퍼 제품을 선보였다. 국내에서는 제인 송의 송자인 디자이너가 2008년부터 모피와 가죽없는 의상들을 제안했다. 푸시버튼 박승건 디자이너는 2011년부터 ‘Fur is over!’라는 슬로건을 내걸며 리얼 퍼를 사용하지 않는 컬렉션을 만들겠다고 선언했다. 지난해 론칭한 원 아이템 브랜드 ‘길트프리’는 질감이 다른 인조 퍼 소재를 하나의 제품에 섞어 표현한 페이크 퍼 아우터(코트·재킷 등)를 출시해 눈길을 끌었다. 박승건 디자이너는 “많은 브랜드가 ‘착한 패션문화’를 만들려고 노력하고 있어 앞으로 더 다양한 디자인의 비건 패션 아이템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가치 소비, 윤리 소비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제품의 생산·제조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짚어내고 새로운 시스템을 확보하려는 노력도 이어지고 있다.
  2013년 방글라데시에서 일어난 의류공장 붕괴사고에서 1100여 명의 근로자가 열악한 환경 속에서 목숨을 잃은 것이 발화점이 됐다. 이후 지난 2년간 ‘공정무역 운동’에 동참한 의류와 가정용품 제조·판매업체 수가 급격하게 늘어나고 있다.
  공정무역은 제3세계 소외된 노동자들이 생산한 상품을 공정한 가격에 구입하는 것으로, 이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다는 데 의미가 있다. 미국의 공정무역 가방 브랜드인 델라엘에이는 가나 여성들이 직접 제작한 에스닉한 프린트의 친환경 소재 가방을 판매 중이다. 슈즈 브랜드 탐스도 공정무역을 통해 제3국에서 제품을 생산한다.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구찌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통감하고 2004년부터 근로자의 건강, 인권, 환경을 고려한 인증 과정을 가죽, 슈즈, 의류, 실크, 주얼리의 원자재 공급망에까지 적용하고 있다. 페어트레이드코리아의 그루는 국내 최초로 공정무역을 원칙으로 의류와 패션 소품, 생활용품을 선보인다.
  주부 김희원(36)씨는 “저렴한 가격의 SPA(제조·유통일괄형) 브랜드가 많아지면서 공정무역 제품의 가격이 비싸게 느껴지는 게 사실이지만 제3국의 생산자에게 도움이 된다면 기꺼이 값을 지불할 의사가 있다”고 말했다.
  윤리적인 패션에 대한 관심은 업사이클링(가치를 더한 재활용)의 확산으로 연결되고 있다. 이태원에 있는 ‘래코드 플래그십 스토어’는 독특한 디자인과 디테일을 갖춘 제품이 많은 것으로 유명한 패션 핫플레이스 중 하나다.

중고품들 조합해 새로운 상품 탄생시켜
래코드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 부문이 운영하는 업사이클링 브랜드로, 중고품 중 최적의 상품을 골라내고 해체·조합을 통해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낸다. 이곳에서 판매되는 토트백은 자동차 에어백과 밀리터리 텐트, 여러 종류의 바지 허릿단을 잘라서 만든 것이다. 밀리터리 블루종 역시 실제 군복과 캐주얼 점퍼를 재조합해 만들었다.
  지난 10월 론칭한 업사이클링 슈즈 브랜드 ‘12’ 역시 업사이클링을 모토로 하고 있다. 이 회사 이재림 대표는 “패션 디자이너로 근무하면서 수많은 옷이 금방 버려지는 것을 보며 패션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게 됐다”며 “자신만의 스타일과 철학을 지닌 소비자들이 제품에 대해 좋은 반응을 보여 앞으로 새로운 콘셉트의 업사이클링 제품을 계속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하현정 기자 happyha@joongang.co, 사진=프리랜서 김정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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