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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화된 ‘학교 옆 호텔’ 규제, 전국 27곳 8000억 경제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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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광진흥법 개정안 통과

서울에만 5000개 객실 늘고
1만6500명 고용창출 기대


A사는 서울 중구 흥인동에 2192㎡ 규모의 12층짜리 호텔을 지으려다 지난 9월 중부교육청으로부터 금지 처분을 받았다. 교육청 학교환경위생정화위원회가 “170m가량 떨어진 광희초등학교의 학습과 보건 위생에 나쁜 영향을 준다”고 판정했기 때문이다. 광희초교 관계자는 “학교와 호텔 사이에 건물이 많고 통학로도 겹치지 않아 우리 측에선 ‘문제가 없는 것 같다’고 의견서를 보냈는데 교육청이 금지 처분을 내렸다”고 말했다. 공사에 손도 대지 못한 A사는 아직까지 사무실 한편에 사업계획서를 보관하고 있다.

 본지 취재 결과 비슷한 상황에 처한 곳이 전국에 27개 사로 집계됐다. 이미 학교정화위의 부결 판정을 받고 재심에 도전 중인 호텔만 19개다. 새로 학교 주변에 호텔을 지으려고 신청한 곳도 8개에 이른다.

 서울의 호텔 수요는 최근 급격히 증가했다. 매년 600만 명씩 찾는 ‘유커(遊客·중국인 관광객)’를 포함해 밀려드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수용할 객실이 크게 부족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학교 앞 호텔’을 금지한다는 규정에 막혀 신축은 쉽지 않았다. 한진그룹 역시 경복궁 옆에 7성급 한옥 호텔을 지으려 2008년 땅을 샀지만 인근에 학교가 있어 계획을 접었다.

 관광업계는 규제 완화를 줄기차게 요구했고 결국 이를 허용하는 ‘관광진흥법 개정안’이 3일 국회를 통과했다. 기존엔 학교 주변 200m 이내에서 호텔을 지으려면 학교정화위원회 심의를 받았지만 이젠 유해 시설이 없을 경우 자유롭게 지을 수 있다. 다만 어떤 숙박 업체도 지을 수 없는 ‘절대정화구역’은 기존의 학교 출입문 50m 이내에서 75m로 강화됐다. 이 같은 내용은 수도권에서만 5년간 시행된다.

 문화체육관광부 관광산업과 관계자는 “절대정화구역은 늘어났지만 상대정화구역(200m 이내) 규제 완화의 혜택과 합산하면 개정안의 초안보다 업계 이익이 늘어날 전망”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선 서울에만 5000여 개의 객실이 생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국을 대상으로 한 신규 객실 추정치가 5228개인데 90% 가까이가 수도권에 몰려 있기 때문이다.

 한국관광협회중앙회 최노석 부회장은 “당장 8000억원의 투자 효과와 1만6500여 명의 고용 창출이 기대된다”고 주장했다.

 다만 학교 주변에 ‘러브 호텔’로 상징되는 유해 시설이 들어설 가능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최 부회장은 “호텔 외관 정비나 유해 시설의 설치 금지 등을 철저히 모니터링해 이번 결정에 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텔협회 관계자는 “호텔 수가 많아지고 객실료가 낮아지면 12만~13만원 정도의 중저가 호텔을 요구하는 유커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어 이번 조치는 관광산업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임지수 기자 yim.jisoo@joongang.co.kr


서민지원 예산

'뉴스테이' 8000가구 늘리고
저소득 분유·기저귀 2배 지원
보육교사 수당도 3만원 인상


중산층용 민간 임대주택인 ‘뉴스테이’ 2만3000가구가 내년에 선보인다. 정부는 민간업체와 합작해 1만5000가구(예산 1조250억원)를 공급할 계획이었지만 1491억원의 예산을 추가 배정해 물량을 늘리기로 했다. 서민층이 거주하는 노후 공공임대주택(15년 이상)의 안전시설도 개·보수된다. 이를 위한 예산 역시 정부안보다 120억원 늘어난 310억원으로 편성됐다.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내년 예산은 민생 안정과 경제 활력 회복, 문화·안전 투자 확대 등을 중심으로 3조5000억원 증액됐다. 대신 주요 정책사업에서 3조8000억원을 줄여 최종적으로 정부가 제출한 예산안보다 3000억원 삭감됐다. 내년 말 국가채무는 644조9000억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40.1%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GDP 대비 국가채무 비율이 40%를 넘는 것은 처음이다.

 민생 안정 차원에선 저소득층 영아의 기저귀·조제분유 지원 금액을 현실화하기로 했다. 올해까지는 필요한 돈의 절반만 지원했지만 내년부터는 100% 지원한다. 기저귀는 월 6만4000원, 분유는 월 8만6000원이다. 이를 위한 예산을 10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늘렸다. 보육교사 근무수당도 월 3만원 인상(17만원→20만원)해 보육 서비스의 질을 높이기로 했다. 교사를 겸직하는 원장에 대한 수당(월 7만5000원)은 정부 심의 과정에서 예산이 삭감됐지만 국회에선 올해와 같은 수준(105억원)으로 회복됐다. 6·25 및 월남전 참전자의 참전·무공 수당도 2만원 인상(월 18만원→20만원)됐다. 어르신을 위한 돌봄·의료 지원도 강화된다. 저소득층 노인의 백내장 수술 예산(13억원→17억원)이 늘었고, 광역치매센터 2곳을 추가로 세우기로 했다.

 논란이 됐던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엔 정부가 3000억원을 우회 지원하기로 했지만 시·도 교육청은 계속 반발하고 있다. 정부는 관련법에 따라 시·도 교육청이 편성해야 하는 누리과정 예산을 직접 지원하지 않되 다른 분야의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다. 지방교육채 이자 지원 명목으로 242억원, 노후 화장실 등 학교 노후시설 개선에 2758억원을 배정했다.

 그러나 전국 시·도 교육감협의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3000억원 지원은 혼란과 갈등을 불러오는 임시방편에 불과하다”며 “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편성은 법적으로 교육감의 책임이 아닌 만큼 내년 예산을 편성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세종=김원배 기자, 백성호·백민경 기자 onebye@joongang.co.kr


만능통장 ‘ISA’

농어민도 가입 가능해져
비과세 한도 250만원까지
의무납입 기간 5년 → 3년


내년 도입될 예정인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에 농어민도 가입할 수 있게 됐다. 당초 정부의 세법 개정안에는 근로자와 사업자만 대상에 포함돼 있었지만 이를 확대한 수정안이 2일 국회를 통과하면서다. 비과세 한도도 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자 등에게는 소폭 늘려주기로 했다.

ISA는 일명 ‘비과세 만능통장’이다. 재형저축·소득공제장기펀드 등 기존 세제혜택 상품이 특정 금융상품만 담을 수 있었던 반면 ISA에는 예·적금, 펀드,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상품을 한 바구니에 담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또 가입기간 동안 자유롭게 상품을 교체하는 것도 가능하다. 한 해 2000만원이라는 납입 한도만 둘 뿐 어떤 상품을, 어느 정도 담을지는 가입자가 알아서 조절할 수 있다는 얘기다. 만기 때 순이익(수익에서 손실을 뺀 금액) 200만원까지는 과세하지 않고 이를 넘어가는 수익에는 분리과세(9.9%)한다.

 국회 통과 과정에서 총급여 5000만원 이하 근로소득자와 종합소득 3500만원 이하 사업소득자에게는 비과세 한도를 250만원까지 늘리기로 했다. 계좌에서 돈을 빼지 못하는 의무 납입기간도 이들에게는 5년에서 3년으로 줄여준다. 근로소득자 기준으로 대상자의 80% 가까이가 여기에 속한다. 예컨대 ISA 계좌에서 3년간 순이익이 300만원이 생겼다면 비과세 한도 250만원을 뺀 50만원에 대한 세금 4만9500원만 내면 된다. 반면에 비과세 혜택이 없는 일반 예·적금에서 300만원의 이자가 생겼을 때는 46만2000원(세율 15.4%)을 세금으로 내야 한다.

 가입 대상은 근로·사업소득자에게서 농어민까지 확대됐다. 다만 연간 금융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는 제외된다. 또 ISA 도입에 맞춰 올해 말 없애기로 했던 농협·수협·산림조합·신협·새마을금고의 예탁금·출자금에 대한 비과세는 2018년 말까지 3년간 연장하는 것으로 수정됐다.

◆사립 교직원연금도 더 내고 덜 받고=3일 국회에서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법 개정안이 통과돼 사립학교 교직원 연금도 공무원처럼 더 내고 덜 받는 형태로 바뀐다. 개정안에 따르면 현행 7%인 사학연금 부담률(교직원이 연금보험기금에 내는 보험료율)은 2016년 8%로 올라가고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9%로 상향해 교직원이 내는 보험료가 인상된다. 반면 연금 지급률은 현재 1.9%에서 2035년 1.7%까지 단계적으로 낮아져 연금 수령액은 줄어든다.

조민근 기자 jming@joongang.co.kr


3.6% 늘어난 국방예산

상병 월급 17만8000원으로
방산비리 소해함 예산 줄고
무인정찰기 99억 중 74억 삭감


내년도 병사들의 월급(상병 기준)이 17만8000원으로 확정됐다. 동원 예비군들의 훈련 여비(훈련지까지의 거리로 계산)도 ㎞당 107.84원에서 116.14원으로 오른다. 미국의 기술이전 거부로 사업 진행 여부에 대한 논란이 일었던 한국형 전투기(KF-X) 사업 예산은 정부 예산안대로 670억원이 편성됐다.

 2016년 국방예산이 38조7995억원으로 확정됐다. 정부는 38조9556억원을 요구했지만 심의 과정에서 1561억원이 깎였다. 그래도 올해 37조4560억원에 비해선 1조3435억원 증가했다.

 전체 정부 예산이 올해보다 2.9% (11조원) 증가한 것에 비해 국방비는 3.6% 늘어났다. 국방부 당국자는 “정부가 편성했던 예산보다 줄어 전력 증강과 운영에 어려움은 있겠지만 정부 예산 증가율보다 높은 것은 의미 있다”고 말했다.

 국방예산 중 무기 도입 등 방위력 개선비는 11조6398억원으로, 올해보다 6258억원(5.7%) 늘어났다. 다만 지난해 통영함으로 촉발된 방위사업 비리에 이어 기뢰를 제거하는 소해함의 음파탐지기(소나) 부실이 드러나면서 소해함 건조사업이 국방부가 원한 것보다 243억원 감액된 376억원으로 줄었다. 국회가 최근 감사원에 사업 착수 지연 이유에 대해 감사 청구를 한 KF-16 전투기 성능 개량사업 역시 50억원 줄었다.

 군사위성 관련 사업도 정부 안(100억원)보다 80억원이 깎였다. 위성의 소유 및 관리 권한을 놓고 국방부와 타 부처 간 의견차를 좁히지 못해 사업이 지연됐기 때문이다. 또 정보수집함에 탑재할 무인정찰기(UAV) 능력 보강을 위한 99억원의 예산안도 74억원 삭감됐다. 군 관계자는 “2020년대 중반 전시작전통제권 환수의 필수조건인 정보 수집 확충을 위한 예산이 대폭 줄었다”며 “북한군의 동향 파악과 선제타격을 위한 킬 체인(탐지-분석-결심-타격)의 속도 조절이 불가피해졌다”고 말했다.

 장병들의 의식주 등 복지와 인건비, 부대 유지비 등 내년도 전력운영비는 올해 26조4420억원보다 7177억원(2.7%) 늘어난 27조1597억원으로 결정됐다. 국방부 당국자는 “내년에 입영하는 병사들이 늘어난 데다 병사들의 월급 인상 등이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병사들의 빨래를 위한 세탁기 보급률이 현재 89%에서 96%로 높아지고, 올해 59%에 그쳤던 빨래 건조기 보급률도 98%로 끌어올렸다.

정용수·현일훈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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