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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종교인 과세, 정부에 퉁치자” 표만 따지는 의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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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경희
정치국제부문 기자

국회는 3일 ‘새벽 본회의’에서 2018년부터 종교인 과세를 가능케 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찬성 195, 반대 20, 기권 52로 통과시켰다.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시키긴 했지만 40여 년을 끌어온 법안인 만큼 속사정이 복잡했다.

국회 통과 전 여당 의총서 반대 봇물
김을동 “아버지도 이 문제로 낙선”
반대·기권 의원 72명 … 야당서도 논란


 법안이 통과되기 직전인 2일 오후 비공개로 진행된 새누리당 의원총회에서 총선을 앞둔 정치인들의 민낯을 볼 수 있었다. 종교단체가 아닌 개인에 왜 과세를 해야 하는지, 법안의 본질은 온데간데없고 선거에 유리한지만을 계산했다.

 정부의 소득세법 시행령에 따르면 당장 내년 1월 1일부터 목사, 스님 등 성직자도 소득에 따라 세금을 내야 했다. 법 개정으로 오히려 납세 시기가 2년 늦춰졌다.

 4선의 심재철 의원은 의총에서 “(법안은 통과시키지 말고) 우리가 정부에 (납세 시기를 더 늦추도록) 시행령을 바꾸라고 했는데, 정부가 안 바꾼 거라고 ‘퉁’ 하는 게 욕을 안 먹는 방법”이라는 노골적인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의원 자격으로 참석한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오히려 통과시키는 게 선거에 유리하다”고 의원들을 설득했다. 불만을 제기하는 종교인들에겐 법안 통과로 오히려 납세를 2년 유예하게 됐다는 점을 강조하면 된다는 의미였다.

 김을동 최고위원은 3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서울 종로에 나와 당선된 김두한 전 의원이 다음번에 낙선한 이유가 종교 문제에 개입했기 때문이라면서 “종교 문제에 함부로 나서면 큰코다친다”는 논리를 폈다. 1955년 6월 10일 대처승 200여 명이 서울 조계사 법당에서 단식기도를 하고 있던 비구승들을 기습해 유혈 폭력사건이 일어났다.

 당시 국회에선 이 문제를 문교위원회에서 논의하자는 주장이 나왔다. 이에 김두한 의원은 문교위원장이 대처승 출신이란 걸 부각하면서 “비구승을 문교위원회에서 때려잡는데 거기에 맡기면 되겠느냐”고 말했고, 당시 언론은 이 발언을 대서특필했다. 김 최고위원은 이를 소개하며 “아버지가 선거에 떨어진 건 수가 더 적은 비구승 편을 들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종교인 과세 추진으로 여론의 지지를 얻었던 새누리당이 이제 와서 약속을 뒤집으면 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반론도 거셌다. 격론 끝에 찬성 당론이 채택됐지만 의총에서 “서울과 수도권은 목사님들이 기반을 만들어줘서 그나마 근소한 차이로 이기는 것”이라고 발언했던 이재오 의원 등 3명은 반대표를 던졌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선 “신앙인이 하나님과 부처님께 바친 돈에까지 세금을 물린다면 저승에 가서 무슨 낯으로 그분들을 뵐 것인가”라고 주장해 논란을 일으켰던 이석현 국회부의장을 비롯해 13명이 반대했다.

 새누리당 김을동 최고위원과 김한표 의원 은 아예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 새누리당 김정훈 정책위의장, 새정치연합 이춘석 원내수석부대표 등 여야 의원 52명은 기권했다. 찬성도 반대도 하지 못하고 ‘기권·불참’의 우산 뒤에 숨은 의원들은 종교인 과세를 지지하는 유권자들에게 자신의 생각을 뭐라고 말할 것인지 궁금하다.

김경희 정치국제부문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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