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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스쿨 안 가도 변호사 될 수 있는 ‘예비시험’ 도입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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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주현 법무부 차관이 3일 사법시험 폐지를 2021년까지 유예한다고 발표하고 있다. [뉴시스]

 법무부가 사법시험의 수명을 2021년까지 4년 연장하기로 했다. 사법시험 존치론(대한변협·법과대학교수회)과 폐지론(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등) 사이 일종의 절충안이지만 서울대 로스쿨 학생들이 전원 자퇴를 결의하는 등 반발이 거세다.

사시·로스쿨 연수교육 차별 없게
사법연수원 유료 대체기관 설립
로스쿨측 “법무부, 떼법의 수호자
우릴 고사시킨 뒤 사시 부활 꼼수”
오늘 협의회 총회 … 저지 나설 듯

 법무부는 지난 7년여간의 정부 정책(2017년 완전 폐지)을 바꾼 근거로 국민 여론을 들었다. 지난 9월 중순 일반 국민 1000명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서 “사법시험 존치에 동의한다”는 의견은 85.4%에 달했다. 국민 여론이 최근 사시존치 쪽으로 기운 데는 일부 여야 국회의원들의 로스쿨 자녀 취업, 학사 로비 의혹에 따른 ‘현대판 음서제’ 논란의 영향이 컸다는 해석이 나온다. 지난 8월 새정치민주연합 윤후덕 의원이 로스쿨 출신 변호사인 딸의 취업을 대기업에 청탁했다는 사실이 알려지고 최근 같은 당 신기남 의원이 로스쿨 졸업시험에 탈락한 아들의 구제를 학교 측에 요청했다는 소식 등이 전해지면서다.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서도 ‘사시존치’ 목소리가 커졌다. 지난해부터 함진규·노철래 등 새누리당 의원 5명이 잇따라 사시존치법안(변호사시험법 개정안)을 내놓았고, 최근엔 새정치연합 조경태·박지원 의원 등도 가세했다. 김현웅 법무부 장관은 지난 7월 인사청문회에서 “사시는 인원을 좀 줄이더라도 어느 정도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답했다. ‘사시폐지’ 입장이던 로스쿨 주관 부처인 교육부가 이를 받아들이기로 한 데는 청와대의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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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와 교육부는 이번 발표가 사법시험 존치가 아닌 ‘폐지 유예’임을 강조했다. 하지만 존치 가능성도 열어뒀다. 법무부가 “유예기간 동안 법조인 양성체계의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히며 제시한 방향에서다. 김주현 법무부 차관은 “(사법시험이 4년 뒤 폐지되면) 로스쿨을 졸업하지 않더라도 변호사시험에 응시할 수 있도록 하는 방법(예비시험)을 도입하고, 로스쿨의 입학·학사관리 및 판검사 임용제도를 개선하는 방향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정이 크게 바뀌어 사법시험이 존치하게 되면 사법시험 합격자도 자비로 연수를 받게 하는 사법연수원 대체 기관을 설립하겠다”고 덧붙였다. 현재 자비로 법 교육을 받는 로스쿨 학생들과의 형평성을 고려해 사법시험 합격자 연수체계를 유상으로 전환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다.

 사시폐지 찬성 측의 반발은 거셌다. 25개 로스쿨 원장들의 모임인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는 성명을 내고 “그동안 로스쿨 진학자 1만4000명과 가족들의 신뢰를 무시하고 ‘떼법’을 용인함으로써 법무부가 ‘떼법의 수호자’가 됐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서울 소재의 한 로스쿨 원장은 “결국 일본처럼 예비시험을 도입해 로스쿨을 고사시킨 후 사법시험을 부활시키려는 꼼수”라며 “4일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총회에서 사시존치법안 저지를 위한 총의를 모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대를 필두로 고려대·서강대 등의 로스쿨 재학생들은 속속 학생총회를 열고 전 재학생 자퇴서 작성과 학사일정 거부를 결의하고 있다. 3일 서울대 로스쿨 학생총회에선 350명이 투표에 참가해 292명이 자퇴서 작성에 찬성했다.

 사시존치론자들도 볼멘소리를 냈다. 하창우 대한변협 회장은 “일단 환영”이라면서도 “법무부가 사시존치에 더욱 근본적이고 적극적 자세를 보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변호사회 김한규 회장은 “4년만 사시를 더 존치한다는 건 지금의 혼란을 방치하자는 것”이라며 “국회가 사법시험 존치를 결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비로스쿨 법학 교수 모임인 전국법과대학교수회(회장 서완석)는 “로스쿨의 음서제 논란으로 국민들이 느끼는 분노와 좌절을 일시적으로 피하기 위한 미봉책”이라고 주장했다.

 대법원은 “법조인 양성 시스템은 법무부가 단기간 내에 일방적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냈다. 이상민 법사위원장은 “법무부 입장은 전달받았지만 국회는 교육부, 대법원, 로스쿨이 있는 학교와 없는 학교 등 각계각층의 공론화를 거쳐 입법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임장혁·이유정 기자 im.janghyu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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