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닫기
닫기

[사설] 노사정 대타협으로 악법 만들었다는 야당

노동개혁이 좌초 위기에 처했다. 노사정이 1년 넘게 진통을 겪으며 돌파구를 열었는데 정치권에서 막혔다. 새정치민주연합은 노동개혁을 위한 5대 법안을 악법으로 규정했다. 새정치민주연합 말대로라면 노사정이 악법을 만드는 데 뜻을 같이했다는 얘기가 된다. 어느 나라 국회가 노사정 합의를 이렇게 폄하하는 경우가 있는가.

 노동개혁을 위한 5대 법안은 근로기준법, 고용보험법,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기간제근로자 보호법, 파견근로자 보호법이다. 세계 최장의 근로시간을 줄이고 실업급여를 인상해 실업자의 생활을 안정시키도록 하는 내용이 들어있다. 출퇴근 때 당하는 사고를 산업재해로 인정하는 것이나 원·하청 간의 격차를 줄이는 대책도 법안에 담겼다. 생명·안전과 관련된 업무에는 비정규직 사용을 제한하고, 비정규직을 차별하면 강력한 처벌을 하도록 하고 있다. 어디에도 악법이라고 할 근거가 없다.

 기껏 야당이 악법이라고 내세우는 근거는 기간제 근로자의 고용기간 확대와 뿌리산업으로 파견을 확대하는 것이다. 그런데 산업현장에 한번 가봤는지 묻고 싶다. 기간제 근로자는 고용기간이 만료되는 2년째 되는 해부터 불안에 시달린다. 이들에게 2년 더 일할 수 있게 하고, 그 뒤 정규직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이직수당을 주도록 한 게 뭐가 문제인가. 더욱이 정규직은 1년 이상 일해야 받을 수 있는 퇴직금을 3개월만 일해도 받도록 사회보장책을 강화했다. 오히려 경영계가 “기업 부담이 지나치게 커진다”며 난색을 표하는데, 이게 비정규직을 양산한다는 논리로 되받아칠 일인가. 고용기간 연장에 대해 82.3%가 찬성한다는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의 조사 결과에는 반박도 못하고 있다.

 2일 여야가 ‘노동개혁 관련 법안의 논의를 즉시 시작해 임시국회에서 합의 후 처리한다’고 했다. 언제까지 처리한다는 시한이 없다. 두고두고 얘기만 하자는 것인가. 그나마 ‘즉시 논의한다’고 했으면 지금이라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법안심사소위에 상정해야 한다. 그런데 상정은 고사하고 환노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정치민주연합 김영주 의원과 야당 간사인 이인영 의원이 외유를 떠난다. 7일까지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 국회 참관단 자격으로 참석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대로 가면 이달 내 처리는 무산된다. 그걸 노리고 있는 듯해 씁쓸하다. 올해를 넘기면 법안은 사실상 자동 폐기된다.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1~3월에는 법안 처리를 위한 임시국회를 기대하기 힘들어서다. 노동개혁이 좌초하면 경제는 물론 고용시장에 일대 혼란이 불가피하다. 당장 노동개혁을 전제로 채용 규모를 확 늘린 기업은 내년에 신규 채용을 줄일 게 뻔하다. 청년들의 취업문이 닫힌다는 얘기다.

 정치권은 지금이라도 국민의 따가운 시선을 의식하길 바란다. 경제를 곤경에 빠뜨리는 게 국회의원의 도리가 아니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태그

PHOTO & VIDEO

shpping&life

많이 본 기사

댓글 많은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