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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선진화법 악용한 국회의 ‘인질극’식 예산처리

국회는 내년 예산안을 법정처리 시한인 2일 자정을 48분 넘겨 통과시켰다. 국회는 국회선진화법에 따라 지난해 12년 만에 처음으로 법정시한 내에 예산안을 처리하는 기록을 세웠지만 한 해 만에 다시 헌법을 어기는 구태로 돌아간 것이다.

 19대 국회가 마지막으로 통과시킨 내년 예산안은 절차적 흠결은 물론 처리과정에서도 적폐가 총망라됐다. 편·탈법이 난무한 심의과정, 영호남 간 나눠먹기식 예산배정, 떨이처리식 법안 연계 등 막장이 따로 없었다. 또 여야 지도부는 졸속으로 합의했다가 의원들의 퇴짜를 맞자 합의를 뒤집기 일쑤였다. 이는 편법적인 직권상정으로 쟁점법안이 처리되는 빌미가 됐다. 내년 총선을 의식해 의원들이 슬쩍 밀어넣는 쪽지예산도 어느 때보다 기승을 부렸다. 정부 원안엔 없었다가 국회에서 추가된 지역구 사업이 46개에 달한다. 이로 인해 내년 예산은 정부 원안에 비해 3000억원 줄었지만 지역구 사회간접자본 예산만은 4000억원 늘어났다.

국회선진화법을 악용한 여야의 ‘인질극’식 흥정이 관행화된 것도 심각하다. 야당은 법안 의결 정족수를 5분의 3 이상으로 정한 조문을 방패 삼아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처리를 끝까지 미뤘다. 여당도 국회가 예산안을 법정시한(2일)까지 처리하지 못하면 정부 원안이 그대로 확정되도록 한 국회선진화법을 무기로 야당을 협박했다.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 예산 한 푼이 아쉬운 야당에 정부 원안 처리 가능성을 만지작거리면서 쟁점법안 처리를 요구한 것이다. 여야가 나라 살림과 국익을 볼모 삼아 법안을 흥정한 것이다. 특히 집권 여당이 예산안과 법안 처리를 연계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이다. 게다가 통과된 5개 법안은 숙려 기간조차 거치지 않아 법사위원장이 상임위 처리를 거부하는 혼란을 빚은 끝에 직권상정으로 간신히 처리됐다. 밀실흥정식 법안 주고받기가 빚은 파행이다. 국회선진화법이 계속 유지되고, 이를 악용하는 여야의 협상행태가 변하지 않는다면 20대 국회에서는 민생·국익을 볼모 삼아 쟁점법안을 통과시키려는 꼼수가 더욱 기승을 부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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