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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나비처럼 날으던 지난날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내 마음 따라 피어나는 하얀 그때 꿈을 ~ // 구름 속에 나비처럼 날으던 지난날/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 가는 얼굴’

 날이 지면 새들이 둥지로 찾아들 듯 한 해가 저물어 가니 따스한 것이 그립고, 보고 싶은 얼굴이 생각난다. 지난날의 그리운 사람을 더욱 떠오르게 하는 노래가 바로 이 ‘얼굴’(심봉석 시, 윤연선 노래)이다.

 ‘무지개 따라 올라갔던 오색빛 하늘 나래/ 구름 속에 나비처럼 날으던 지난날’이란 구절은 이제는 볼 수 없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을 더욱 사무치게 한다.

 이 구절처럼 노랫말이나 시에 ‘날으던’ 또는 ‘날으는’이란 말이 많이 나오는 것을 보면 ‘날다’는 단어엔 무언가 우리의 꿈·소망 같은 것이 담겨 있는 듯하다. ‘나비처럼 날으던 지난날’도 꿈같이 흘러간 옛 추억을 간직하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흔히 쓰이는 ‘날으는’ ‘날으던’은 시나 노래에서는 몰라도 다른 글에서는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나는’ ‘날던’으로 해야 한다. ‘날다’는 단어는 ‘날’에서 ‘ㄹ’이 탈락(불규칙 용언)해 ‘나는’ ‘나니’ ‘납니다’ 등으로 활용되기도 하고, ‘날고’ ‘날지’ ‘날면’ 등과 같이 ‘ㄹ’이 유지되기도 한다.

 그러나 어느 경우에도 ‘으’가 첨가되지는 않는다. ‘날으는’은 물론 ‘날으면’ ‘날으지’도 ‘으’를 빼고 ‘날면’ ‘날지’로 써야 한다. ‘날으는 슈퍼맨’ ‘날으는 원더우먼’ ‘날으는 피터팬’ ‘날으는 돼지’ ‘날으는 자동차’ 등 특히 ‘나는’을 ‘날으는’으로 잘못 쓰는 예가 많다.

 ‘나는 새’처럼 ‘나는’으로 했을 경우 언뜻 ‘나=새’로 비칠 수 있는 등 어감이 좋지 않거나 의미가 불명확한 것은 사실이다. 시에서는 운율의 문제도 있다. 그러나 맞춤법을 지키고자 한다면 ‘나는’으로 써야 한다.

 “연말인데 물건을 많이 좀 팔으면(→팔면) 좋겠다” “추운데 창문을 활짝 열으면(→열면) 어떻게 하느냐” “첫사랑을 다시 만난다는 부풀은(→부푼) 꿈에 젖어 있다” 등도 ‘날으는’처럼 ‘으’를 넣어 잘못 활용한 경우다.

배상복 기자 sbba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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