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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사용후핵연료 관리, 불편하지만 지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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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우
연세대학교 특임교수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

요즘 1980년대를 회고하는 ‘응답하라’ 류의 복고 흐름이 한창이다. 30년 전 이야기가 회자되는 것을 보니, 올 한해가 아니라 한 세대를 돌아보게 된다. 에너지경제 분야를 연구한지 30년을 넘긴 입장에서 에너지로 인한 삶의 변화에 주목하게 된다. 30년 전만 해도 이맘때면 연탄가스 중독사고를 심심찮게 목격했지만, 지금은 웬만한 지방에도 지역난방이 공급돼 그런 일이 드물다. 1986년 LNG 도입으로 가능해진 일이다.

 전기로 인한 변화는 더 말할 나위없다. 한국은 에디슨이 전구를 발명한지 8년만인 1879년 고종황제가 중국, 일본에 이어 아시아 3번째로 경복궁에 전깃불을 밝혔다. 1980년대 중반쯤 발전소 건설계획을 축소했다고 언론이 정부를 신랄하게 비판할 정도였으니, 전기자동차가 달리고 어디서나 휴대전화를 충전할 수 있는 요즘은 상전벽해라 할만하다.

 경제학에서는 모든 일에 비용이 수반되고, 흔히 공짜점심은 없다고 말한다. 한국이 쓰는 전기의 30%가 원자력 덕분이지만, 사용후핵연료의 안전한 처리라는 중요한 숙제도 안고 있다. 사용후핵연료는 전 세계에 약 34만t이 쌓여있고, 많은 국가가 원전 부지 안 저장시설에 보관중이지만, 포화시점이 다가오고 있다. 한국뿐 아니라 세계 31개 원전 운영국가는 모두 이 문제 해결에 매달려 왔다. 다행히 11월 12일 세계 최초로 핀란드가 영구처분시설에 대해 건설허가를 받았다고 한다.

 한국도 국회가 사용후핵연료 공론화를 위한 법적 근거를 마련하고, ‘사용후핵연료 공론화위원회’가 2013년부터 20개월간 각계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했다. 6월에 정부에 권고안을 제출했다. 저장시설 확충, 처분시설 건설·운영 등 주요 일정과 지역발전 등 정책 사안을 제시했다. 이를 토대로 정부는 관련정책과 ‘사용후핵연료 특별법’ 제정 등 제도정비에 들어갔다고 한다.

 혹자는 사용후핵연료 영구처분을 주장한다. 하지만, 영구처분장 부지선정과 건설까지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처분시설 운영 전까지 사용후핵연료를 안전하게 저장하는 기술과 시설문제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또 사용후핵연료 정책이 시작된 지 37년만의 일인 만큼, 관리의 기본원칙 높은 수준의 안전을 보장할 기술개발, 지역지원방안 등이 조화롭고 꼼꼼하게 마련돼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의 막연한 불안감도 없애면서 정책에 대한 신뢰도 높일 수 있다.

 얼마전 경주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해외 전문가가 ‘사용후핵연료 경주 컨센서스’를 선언했다. 사용후핵연료 해결을 강조하면서, 영구처분과 안전한 저장기술 등에 대한 가능성을 확인하고, 기술과 인력 교류 등을 중심으로 공동 협력한다고 한다. 그 맥락은 “사용후핵연료 관리는 불편하지만 지금 해야 할 일”이라는 것이다.

 ‘사용후핵연료 관리방안’ 마련은 여러 정책 중 하나가 아니라 우리 세대가 함께 해결해야 할 당면과제다. 국민 모두가 관심을 갖고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우리에게 주어진 시간이 많지 않다.

김진우 연세대학교 특임교수 전 에너지경제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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