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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숙 남편 남진우, 표절 의혹 사과했지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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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진우

소설가 신경숙(52)씨의 남편인 문학평론가 남진우(55)씨가 신씨의 일본 소설 표절 의혹에 대해 사과했다. 자신이 편집위원으로 활동하는 월간 문예지 ‘현대시학’ 12월호에 발표한 권두시론에서다. 남씨는 ‘표절의 제국- 회상, 혹은 표절과 문학권력에 대한 단상’이라는 36쪽 분량의 글에서 마지막 두 쪽을 ‘사과’에 할애했다.

 그는 “주요 문학매체에서 일정한 역할을 맡아온 사람의 하나로서, 주위의 모든 분들께, 그들의 기대만큼 부응하지 못한 점에 대해 사과드리고자 한다. 신경숙을 비롯해서 여러 작가들의 표절 혐의에 대해 무시하거나 안이하게 대처한 것은, 해당 작가를 위해서나 한국문학을 위해서나 전혀 적절한 대응이 아니었다”고 했다. 이어 “결국 나를 포함해서 그동안 한국문학의 일선에서 주도적으로 일해온 많은 사람들이 오만했던 게 틀림 없다. 그들은 문학권력이라는 말을 거부했지만, 실은 권력의 은밀한 단맛(잡지 편집과 심사에 관여할 때 발생하는 그 알량한 권력)에 길들여져 있었으며, 살펴야 할 일을 등한히 했고, 진작 했어야 할 일을 그냥 미루고만 있었다”고 했다.

 남씨의 이런 입장 표명은 지난 6월 표절 의혹이 제기된 이래 그간의 행보와 사뭇 다르다. 침묵을 지키던 그는 현대시학 11월호에 발표한 글에서 “표절은 문학의 종말이 아니라 시작”이라고 했고, 최근 출간된 계간문예지 ‘21세기 문학’ 겨울호에서는 “무인도에서 글을 쓰지 않는 한 표절 시비가 일어날 가능성으로부터 완전히 벗어날 길은 없다”는 입장을 밝혔었다. 표절 논란을 문학 이론 논쟁으로 확대하는 듯한 인상을 줬다.

 이번 글도 사과를 표명했지만 신씨 표절 의혹을 포함해 기왕에 문단에 일었던 표절 의혹들에 대해 평론가로서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다는 ‘일반적 사과’이기 때문에 문단 안팎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질지 미지수다. 글의 형식도 이례적이다. 기고의 대부분을 1990년대 초반에 있었던 이인화씨의 소설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의 표절 논란 전모를 밝히는 데 활용했다. 글 제목 ‘표절의 제국’은 이인화의 또 다른 소설 『영원한 제국』의 제목을 비틀어 표현했다. 한국문단이 원래 표절 왕국이었다는 주장을 통해 신씨의 표절 의혹이 별게 아니라는 식으로 물타기하려 했다는 의심을 받을 수 있는 대목이다.

신준봉 기자 infor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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