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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수 기자의 '학창 시절'] 프랑스 엄마처럼

부모에게 자녀 양육은 언제나 고민 1순위인가 봅니다. 우리나라에서 자녀 양육의 좋은 롤모델을 찾기 힘들면 외국은 어떤가 눈을 돌리는 일도 많습니다. 몇해 전까지만 해도 '스칸디 대디'에 대한 관심이 높았습니다. 친구처럼 아이와 어울려 놀아주는 북유럽 아빠의 일상이 언론에 자주 소개됐죠. 때마침 '아빠 어디가' '슈퍼맨이 돌아왔다' 등 양육에 적극 참여하는 연예인 아빠들의 모습도 전파를 타면서 가부장적이고 엄격한 아빠가 아니라 친근하고 허물없는 새로운 아빠가 아이의 정서 발달에 훨씬 도움이 된다는 이야기가 설득력을 얻었습니다.

스칸디 대디처럼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건 아니지만, 최근 '프랑스 맘'에 대한 관심도 서서히 높아지는 분위기입니다. 서점에 가보면 프랑스 엄마의 양육법에 대한 책들이 늘어나고, 인터넷에는 한국 엄마와 프랑스 엄마를 비교한 영상도 심심찮게 올라옵니다.

프랑스 육아법에 대한 책을 펼쳐보면 거의 '괴담' 수준입니다. 공공장소에서 절대 떼를 쓰지 않는 아이, 엄마의 부드러운 꾸지람에 즉각 반응하고 알아서 제 할일을 해내는 아이, 스스로 원칙을 정하고 이를 지키려고 애쓰는 아이 등 우리나라에선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꿈의 아이'를 프랑스 맘이 길러내고 있다는 겁니다. 괜히 남들의 좋은 점만 과대포장하고, 우리의 모습은 깎아내리는 건 아닌가 싶은 의심도 듭니다. 그래도 프랑스 맘의 비밀이 무엇인지 궁금한 분들을 위해 참고가 될만한 책을 찾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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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쇼크』(EBS '가족쇼크' 제작팀 지음·윌북 펴냄)는 프랑스맘의 양육법이 주요 내용은 아닙니다. 가족이라는 울타리 안에서 서로 상처를 주고 받으며 괴로워 하는 이들에게 서로를 배려하고 이해하는 법에 대해 알려주는 내용을 다루고 있죠. 그런데 '한국식 육아법의 부재'에 대한 이야기를 한국엄마와 프랑스맘의 양육법 차이를 통해 설명합니다. 아침에 일어나서 등교할 때까지 일일이 엄마 손으로 챙겨줘야 하는 한국 아이, 엄마가 한번 부르면 일어나 침대를 정리하고 스스로 씻고 아침식사를 한뒤 직접 옷을 챙겨입고 등교하는 프랑스 아이를 묘사했습니다. 두 아이가 보여준 차이점은 엄마 양육법에 기인한다는 논리지요. 프랑스맘의 단호한 원칙주의와 예절에 대한 철저한 훈육, 한국 엄마의 노심초사하고 안절부절하는 모습을 대비해 소개합니다.

하지만 프랑스맘처럼 자녀를 양육하지 못하는 한국 엄마를 탓하지 않습니다. 한국 엄마가 노심초사할 수밖에 없는 건, 자녀가 맞닥뜨려야할 현실이 프랑스보다 가혹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덧붙였습니다. '조금만 삐끗하면 돌이킬 수 없는 지경에 이르고, 한번 굴러 떨어지면 보호해줄 사회의 안전망이 없는 사회에 살아가는 부모는 불안'하기 때문에, 아이가 스스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을 줄 여유가 없다는 겁니다. 아이 스스로 좌절과 실패를 경험삼도록 놔두기 힘든 건, 단순히 엄마의 조급함이 아니라 사회가 만든 불안감이 투영된 탓이란 겁니다.

그래도 프랑스맘의 훈육 원칙을 담은 질문들이 인상적입니다. '아이의 좌절과 실패는 아이의 몫임을 인정하는가' '나의 기대를 아이에게서 충족시키려고 하지는 않는가' '만족 지연 능력을 제대로 키워주고 있는가' '감정 절제를 일관성있게 교육하고 있는가' '한번 정한 규칙을 타협하고 있지 않은가' '먼저 듣고, 그후에 말하는 대화의 기본을 지키고 있는가' '아이와 부모는 모두 독립된 개인임을 인정하는가' 등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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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아이는 말보다 그림을 먼저 배운다』(신유미 등 지음·지식너머 펴냄)는 프랑스 아이의 창의성에 대해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유치원에 가서 아이들에게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여자아이는 모두 공주를 그린다고 합니다. 생김새와 차림새까지 비슷비슷해 한 아이의 그림인지, 여러 명이 그린 건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라고 하죠. 프랑스 유치원에서 비슷한 또래 아이들에게 그림을 그리라고 하면 각종 동물과 사람, 다양한 상황을 담아낸다고 하니, 그 차이점이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국의 학부모인 저자는 직접 프랑스를 찾아가 여러 유아학교와 유치원 등을 방문해 프랑스 아이들이 무엇을 경험하는지 확인해, 우리 가정에서도 적용할 수 있는 방법들을 골라 소개했습니다. 가족의 모습을 담은 인형을 아이와 함께 만들어보고, 초상화를 직접 그려보게 하고, 부모와 아이가 관찰과 탐구를 함께 하는 모습 등을 실었습니다.

이런 여러 놀이 방법을 읽다보면, 프랑스 부모의 일관된 양육 태도가 눈에 들어옵니다. 자녀와 경험을 공유하고 항상 대화를 나누는 모습입니다. 아이의 작은 낙서에도 관심을 기울이며 한참 대화를 나누고, 이를 새로운 미술 놀이로 발전시키는 프랑스 부모의 태도에서 아이의 창의력도 독립심도 길러지는 게 아닌가 싶습니다.

강남통신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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