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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은행에 카카오·KT…금융권에 풀린 ‘메기 두 마리’

카카오와 KT가 은행업에 진출한다. 기존 은행과 달리 정보통신기술(ICT)의 유전자를 지닌 ‘메기’ 두 마리가 23년간 신규 진입자가 없던 ‘고인 물’ 은행시장에 투입되는 것이다. 이들 새로운 은행이 온라인 플랫폼과 방대한 정보(빅데이터)를 무기로 금리·수수료·서비스 경쟁을 일으켜 은행권 ‘빅뱅’의 단초를 만들 수 있을 것이란 게 금융 당국의 기대다.

 29일 금융위원회는 카카오 주도의 ‘한국카카오은행’ 컨소시엄과 KT가 이끄는 ‘케이(K)뱅크’ 컨소시엄 등 2곳에 인터넷전문은행 예비인가를 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도규상 금융위 금융서비스국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두 은행은 본인가 과정을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 영업을 시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23년 만에 정부의 인가를 받은 은행이 등장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지점 없는 은행’이다. 온라인상으로 계좌 개설, 결제, 대출, 상품 판매 등 은행이 취급하는 모든 업무를 할 수 있다. 인건비가 덜 들고 지점 유지 비용도 물지 않는 만큼 더 많은 이자를 줄 수 있고 더 낮은 대출 금리와 수수료를 매길 수 있는 강점이 있다. 또 온라인상에 축적된 가입자들의 정보를 통해 기존 은행이 하지 못하던 새로운 서비스도 제공할 수 있다. 지난 9월 말 접수한 예비인가 신청에는 한국카카오은행·케이뱅크 외에 전자상거래업체인 인터파크가 주축이 된 ‘아이(I)뱅크’ 컨소시엄 등 세 곳이 나서 각축전을 벌여왔다. 금융 당국이 중점을 둔 건 ‘사업모델의 혁신성’이었다.

 한국카카오은행은 3800만 명이 쓰는 소셜미디어 ‘카카오톡’을 활용한 새로운 신용평가 기법과 중(中)금리 대출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기존 신용정보 외에 쇼핑 정보, 카카오톡과 카카오스토리에 올라온 정보 등을 활용해 10%대 중금리로 대출해주겠다는 계획이다. 또 ‘소비자-결제대행(PG)사-신용카드-가맹점’으로 이어지던 지급결제망을 카카오앱를 활용해 ‘소비자-가맹점’으로 단순화해 수수료를 낮추는 모델도 제시했다. 카카오은행에는 한국투자금융지주, 국민은행, 넷마블, 이베이, 중국 텐센트 등 11개사가 주주로 참여했다.

 케이뱅크 역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대출, 휴대전화 번호로만 송금할 수 있는 간편 지급결제 등을 간판 서비스로 내세웠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맞춤 자산관리를 해주는 ‘로보 어드바이저’도 도입할 계획이다. 케이뱅크에는 GS리테일, 우리은행, 현대증권, 한화생명, KG이니시스 등 21개사가 참여했다.

 다만 이번 예비 인가는 산업자본의 은행 진출을 제한하고 있는 현행 은행법 아래에서 이뤄진 ‘반쪽 인가’다. 카카오와 KT가 주도 회사지만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10%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국회에는 인터넷전문은행에 한해 산업자본이 지분을 50%까지 가질 수 있도록 허용하는 개정안이 제출돼 있지만 야당의 반대로 통과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금융연구원 서정호 선임연구위원은 “ICT 기업이 금융 시장을 혁신할 ‘메기’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있도록 은산분리 등 관련 규제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민근·강병철 기자 jm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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