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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톡 3800만명 정보 활용, 금리 10%대 대출 시장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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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영업자 A씨는 낡은 가게를 리모델링할 자금을 구하기 위해 은행을 찾았다. 그런데 신용등급이 낮다는 이유로 퇴짜를 맞았다. 그렇다고 20% 가까운 대부업체 급전을 쓸 순 없었다. A씨는 주변 권유로 인터넷전문은행 문을 두드려봤다. 집 근처 편의점 현금입출금기(ATM)에서 계좌를 개설하고 대출을 신청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담보도 요구하지 않았다. 대신 개인정보 활용에 동의해줄 것을 요청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은 과거 5년간 A씨의 온라인 쇼핑몰 거래 내역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른 가게 평판을 분석했다. 가게를 운영하면서도 관련 서적을 꾸준히 사보고 각종 공과금도 연체하지 않았던 덕에 A씨는 인터넷전문은행으로부터 10% 금리로 1000만원을 대출받을 수 있었다.

 내년부터 영업을 시작하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열 가상 현실이다. 기존 은행과 차별화될 인터넷전문은행의 유전자(DNA)는 빅데이터다. 사람은 거짓말을 할 수 있고 서류도 조작이 가능하다. 그러나 수년씩 축적된 빅데이터는 거짓말을 할 수 없다. 빅데이터를 잘 활용하면 담보나 소득자료 없이도 대출금을 잘 갚을 기업이나 개인을 정확하게 골라낼 수 있다. 대출을 내주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이 획기적으로 절약되는 건 물론이다. 금융위원회 이윤수 은행과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은 빅데이터 활용으로 기존 신용평가의 패러다임을 바꾸게 될 것”이라며 “기존 10등급까지로 한정됐던 신용등급이 100등급 혹은 무한대로 나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인터넷전문은행이 가장 먼저 공략할 곳도 대출시장이다. 기존 대출시장은 은행·증권·카드 등의 거래와 연체 내역, 신용평가사의 자료 등을 토대로 결정됐다. 소득이 일정치 않은 자영업자·주부·학생은 신용등급 자체를 받기 어려웠다. 그러나 빅데이터를 활용하면 얘기가 달라진다. 무기는 이들 업체가 가진 빅데이터다. 한국카카오은행의 경우 3800만 명이 쓰는 소셜미디어 ‘카카오톡’이 무기다. 카카오톡상에서 가입자들의 소액 구매 내역 등이 활용될 수 있다. 케이뱅크는 KT의 3000만 명 통신비 납부 이력과 2600만 명에 달하는 자회사 BC카드의 회원 결제 정보를 보유하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 등의 결제 정보를 활용해 상환 능력을 평가할 수 있다. 김인회 KT 전무는 “평소 책을 자주 사보는 여성 직장인은 술집에 자주 가는 남성 직장인보다 월급은 적어도 대출금을 연체할 확률은 훨씬 낮을 수 있다” 고 설명했다.
 


 신용등급이 세분화되면 대출 금리의 스펙트럼도 넓어진다. 그동안 제1금융권과 제2금융권으로 양극화됐던 대출 금리의 중간 지대인 ‘중금리’ 시장이 열린다. 김건우 LG경제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그동안 대출시장은 은행과 대부업체로 양분돼 10%대 중금리 시장이 공백이었다”며 “중금리 대출시장에서 치열한 시장 쟁탈전이 벌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는 기존의 은행권과 제2금융권의 대출 금리에도 변화를 불러올 수 있다. 이윤수 과장은 “인터넷전문은행이 중금리 시장을 공략하면 제2금융권도 대출 금리를 낮출 수밖에 없기 때문에 전체적인 대출 금리를 끌어내리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를 활용한 개인 맞춤형 자산관리 시장도 주목할 대목이다. 카카오은행은 카카오 ‘금융봇’을 운영할 계획이다. 이 금융봇이 개인 비서처럼 이체나 납부 내역을 알려주고 금융·할인 정보를 자동으로 추천해 준다. 케이뱅크 역시 ‘로보 어드바이저’ 프로그램이 맞춤형 포트폴리오를 제안한다. 또 위치기반 서비스를 이용해 부동산을 방문하거나 공항 면세점 등을 이용할 때 상황에 맞는 금융 상품을 추천한다.

 인터넷전문은행이 출범하면 예금 이자나 수수료 면에서도 혜택을 볼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영업점을 개설하지 않거나 최소화해서 운영하고 기존의 정보통신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에 운영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존 시중은행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와 낮은 금융 거래 수수료를 적용할 수 있게 된다. 인터넷전문은행은 컨소시엄 연합군이 보유한 콘텐트를 활용해 현금 이자 외에도 현금처럼 쓸 수 있는 추가 이자를 지급할 예정이다. 카카오은행가 선보일 ‘카카오 유니버설 포인트’를 활용하면 예스24 도서나 넷마블 게임 아이템을 살 수 있다. 케이뱅크도 디지털 이자를 지급한다. 기존 은행권에 ‘메기’ 역할을 하면서 소비자의 선택의 폭도 더 확대될 전망이다. 금융연구원 서병호 연구위원은 “새로운 서비스로 무장된 인터넷전문은행이 등장하면 금융 소비자의 권리 향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진 기자 kjin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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