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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되면 뭐가 좋지?” 문·이과 함께 토론하며 시각 넓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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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강동구 동북고 융합독서반 학생들이 통일을 주제로 한 통합수업에서 직접 만든 카드뉴스를 발표하고 있다. 이 수업은 국어·사회·과학 등 여러 과목 교사들이 함께 준비하고 강의보다는 학생의 활동을 강조한다. 과목의 벽을 넘은 통합수업은 2018년부터 모든 고교에서 실시된다. [오종택 기자]


“인공지능이 미래 인간 일자리를 뺏을 수 있습니다. 스스로 발전하는 인공지능이라면 인간을 대체할 수 있어요.”

 “아니요. 감정을 가진 인간만의 역할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6일 오후 6시 서울 강동구 동북고등학교 도서관에서는 방과후 수업반인 ‘융합독서반’의 올해 마지막 수업이 열렸다. 1학년 학생 32명은 저마다 자신이 품고 있던 질문거리를 발표하고 토론을 벌였다. 인공지능 문제뿐 아니라 ‘인간은 왜 사는가’와 같은 철학적 문제가 토론 분위기를 달궜다. 교실 한쪽에는 1년간 이 수업을 지도해온 국어·사회·과학 등 여러 과목 교사 8명이 토론을 지켜보며 틈틈이 의견을 냈다. 권영부(경제) 교사는 “1년간 통합교육을 했더니 아이들이 스스로 질문하고 답을 찾는 능력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과목 간 벽을 뛰어넘는 통합교육은 2018년부터 모든 고교에서 시행된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지난 9월 확정고시되면서 고교에 ‘통합사회’와 ‘통합과학’이라는 과목이 새로 생긴다. 현재 중1이 고교에 입학하는 2018년부터 모든 학생은 고1 때 이들 과목을 필수로 배운다. 통합과목 도입에 따라 배우고 가르치는 방식에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 동북고는 이미 배우고 가르치는 방식으로 통합교육을 2005년부터 시도했다. 교사들이 독서모임을 하다가 같은 책을 읽고도 교과에 따라 보는 눈이 다르다는 점을 발견하고 이를 수업에 적용하면서 시작됐다. 그때부터 교사들은 매주 금요일 모여 다음주 통합수업을 궁리했다. 주제가 정해지면 각자 전공 과목에서 뭘 가르칠 수 있을지 아이디어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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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달에는 ‘통일’을 주제로 수업을 했다. 교사는 통일의 경제적 효과와 동시에 비무장지대(DMZ) 생태계를 설명하고 통일 관련 문학작품도 읽었다. 학생들은 조별로 발표 주제를 정하고 주제에 맞는 과목 교사들이 멘토가 됐다. 방영민(16)군은 “맨날 통일을 민족적 과제라고만 배웠는데 우리는 통일을 하면 실제로 뭐가 좋을지 조사했다”고 말했다. 손승우(16)군은 “통일에 관심이 없었지만 이번 수업을 통해 비무장지대(DMZ) 생물에 관심이 생겼다. 친구들과 DMZ 생태공원 계획서를 만들어봤다”고 했다. 학생들은 시험과 무관한 방과후 수업에 참여하면서도 일주일 내내 발표 준비에 몰두했다. 구상모(16)군은 “말로만 듣던 융합이 뭔지 알게 됐다. 이공계 지망생은 인문학이 재미있어지고 인문계 지망생은 과학기술에 흥미를 갖게 된다”고 했다.

  통합교육은 학교 시험 풍경도 바꿀 전망이다. 교육부는 “과정 중심 평가를 활성화한다”는 원칙을 세웠다. 필기 시험보다는 활동에 잘 참여했는지, 결과물이 창의적인지 등을 평가해 성적을 낸다는 의미다.

 박병기 한국교원대 교수는 “서로 다른 전공의 교사들이 수시로 모여 연구해야만 통합교육이 성공할 수 있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프랑스 대입시험인 바칼로레아는 어느 한 과목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가 출제된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려면 과목을 넘는 창의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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