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소아당뇨 부부 웃음 되찾아준 ‘생명의 손길’

기사 이미지

정창수(왼쪽)·이선영씨 부부가 25일 경기도 고양시 집에서 결혼 앨범을 보고 있다. 신혼 생활을 병원에서 주로 보낸 두 사람은 장기이식을 받은 뒤 집에서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다. [오종택 기자]


경기도 고양시에 사는 정창수(34)·이선영(33·여)씨 부부는 결혼 3년 만인 지난 9월 처음으로 결혼기념일을 병원 아닌 집에서 보냈다. 이씨는 “둘이 번갈아 가며 병원 신세를 지다 보니 결혼기념일이나 생일, 크리스마스 같은 특별한 날도 늘 병실에서 보냈다”며 “다른 신혼부부들이 단 둘이 여행을 다니고, 알콩달콩한 추억도 쌓는 걸 보며 늘 부러워만 했는데 우리 부부에게도 그런 날이 찾아오다니 믿어지지 않았다”고 웃었다.

 두 사람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이하 공동모금회)의 저소득층 의료비 지원사업(생명의 손길)의 도움을 받아 장기 이식수술을 받았다.

 부부는 모두 어린 시절부터 제1형 당뇨병(소아당뇨병)을 앓았다. 면역 이상 때문에 췌장에서 인슐린(혈당 조절 호르몬)을 생산하지 못해 생기는 당뇨병이다. 중·장년층에서 나타나는 제2형 당뇨병(인슐린 분비량 저하)과 달리 소아·청소년기에 발생하는 게 특징이다. 췌장 이식수술을 받지 않는 한 평생 동안 인슐린 주사제를 맞아야 살 수 있다.

 2010년 같은 병을 가진 환자들이 모인 인터넷 카페에서 처음 만난 두 사람은 결혼 이후 나날이 병세가 악화됐다. 몸무게가 급격히 줄었고, 시력 저하와 신장 기능 저하 등 당뇨병 부작용이 나타났다. 이씨는 “매일 함께 인슐린 주사를 맞고 신장 투석을 받으러 다니는 게 신혼 시절 우리 부부의 일상이었다”고 털어놨다. 설상가상 다니던 직장도 그만두게 됐다. 그는 “아픈 몸으로 어렵게 다니던 직장도 혈당 저하로 쓰러져 몇 번씩 응급실 신세를 지면서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가족이나 친지들에게 손을 벌려 간신히 생계를 유지했다”고 말했다.
 
기사 이미지

 두 사람 모두 인슐린 주사만으론 치료가 안 돼 췌장 이식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남편 정씨는 췌장뿐 아니라 신장도 이식 받아야 했다. 문제는 수술비였다. 둘이 합쳐 수술비만 1억원이 넘게 드는데 일정한 수입이 없는 부부가 감당하기엔 너무 큰돈이었다.

 그때 동료 환자가 이씨에게 공동모금회의 생명의 손길 사업을 알려줬다. 이씨는 “우리에게 적합한 장기 기증자가 나타나더라도 돈이 없어 수술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절망했다. 한데 동료 환자가 한번 신청해보라며 권해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문을 두드렸다”며 “지원 대상자로 결정됐다는 소식을 듣고 정말 기뻤다”고 말했다.

 먼저 남편 정씨가 2013년 8월에 신장, 11월에 췌장을 이식받았다. 이어 이씨가 올 4월 췌장 이식수술을 받았다. 수술비 1억여원 가운데 4000만원(1인당 2000만원)을 지원받았다.

 2013년 생명의 손길 사업이 시작된 이후 이씨 부부를 포함해 1만9076명(올 10월 기준)이 이 사업의 혜택을 받았다. 총 지원액은 556억9300만원에 이른다. 암 등 중증질환이나 제1형 당뇨병 같은 희귀난치성질환을 앓는 최저생계비 200% 이하 저소득층이 우선지원대상(1인당 최대 2000만원)이다. 건강보험공단이 대상자를 선정하고 공동모금회 지회에서 돈을 배분한다.

 산업안전보건연구원에 따르면 최근 5년 새(2008~2013년) 소득하위 20% 가구 중 1년 이상 ‘재난적 의료비’를 지출한 비율이 44.9%다. 재난적 의료비는 식료품비를 제외한 가구 지출 가운데 의료비 비중이 30%를 넘는 걸 의미한다. 김주현 공동모금회 사무총장은 “이 사업은 의료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는 민간 차원의 사회복지 역할을 맡고 있다.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글=정종훈 기자 sakehoon@joongang.co.kr
사진=오종택 기자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