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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끓던 음악, 노련해졌네 … 일본 2대 록페서 공연한 ‘칵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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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박선빈 (29) 포지션 : 베이스, 이현송 (27) 보컬, 이수륜 (27) 기타, 숀 (25) 신디사이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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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꿈은 소박했다. “국내 음악 페스티벌에 나가고 싶어요.” 2010년 이들의 데뷔를 준비하던 회사 관계자는 꿈이 너무 작다며 웃었고, 이들은 왜 꿈이 작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했다. 5년 뒤인 올 7월 인디밴드 칵스(KOXX)는 일본 후지 록 페스티벌 무대에 섰다. 다섯 멤버 중 두 명이 군입대를 하느라 약 3년 간의 공백기가 있었다. 올 상반기 제대 후 2집 앨범을 준비하던 차였다. 후지의 무대가 먼저 이들을 소환했다. 이번 공연으로, 칵스는 국내 아티스트 중 최초로 일본 록 페스티벌의 양대산맥인 후지록과 서머소닉 페스티벌에 출연한 유일한 밴드라는 기록을 세웠다. 칵스의 베이시스트 박선빈은 “후지는 장벽이 높아 해외 인디밴드가 나가기 힘든 무대라고 정평이 나있는데 그 무대를 위해 일본에 입국하면서 뿌듯했다”고 전했다. 이미 칵스는 국내 페스티벌의 섭외 1순위로 손꼽히고 있다.

 올해로 한국 인디신이 탄생한 지 20주년이 됐다. 1995년 4월 홍대의 클럽 ‘드럭’에서 열린 커트 코베인 사망 1주기 추모공연을 기점으로 홍대 클럽을 중심으로 인디신이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그간 ‘장기하와 얼굴들’처럼 주류 음악계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는 밴드가 탄생하는 등 크고 작은 음악적 성취를 거뒀다. 해외 페스티벌 출연도 왕성해졌다. 인디신이 한국 대중가요의 장르적 다양성을 받쳐주는 중요한 토대가 됐음을 부정할 수 없다.

 칵스는 그 대표주자다. 최근 낸 2집 ‘더 뉴 노멀(The New Normal·사진)’에서 이들은 음악적 성취를 한 단계 끌어올렸다. 장르를 뭐라 정의하기 힘들 정도로 다채로운 음악이 담겼다. 록, 일렉트로닉부터 브릿팝의 느낌마저 난다. 26일 서울 순화동 본사 스튜디오에서 만난 이들에게 2집의 장르를 물었다. 칵스의 정의는 간단했다. “우리는 밴드 음악을 한다.” 밴드 음악이라면 록부터 생각하는 고정관념을 이들은 깨고 싶어했다.

 칵스의 다섯 멤버는 호원대 실용학과에서 만났다. 이현송(보컬), 박선빈(베이스), 신사론(드럼), 이수륜(기타)이 먼저 함께 놀고 있었고, 숀(신디사이저)이 합류하면서 일반적인 밴드 구성에 전자음으로까지 외연을 넓혔다. “학과에서 제일 빛나던 애들이 모였다”(수륜)는 말이 자신감에서만 나온 게 아니었다. 2009년 EBS 스페이스 공감의 신인 발굴 프로그램 ‘헬로 루키’를 통해 알려질 때부터 이들의 연주실력은 돋보였다. 20대 초반의 다섯 남자가 뿜어내는 폭발적인 에너지 덕에 ‘크레이지하다’는 이미지도 얻었다. 이후 음악적 궤적은 판에 찍은 것처럼 비슷하기만 한 아이돌 그룹의 행보와 전혀 달랐다. 2010년 낸 첫 미니앨범(EP)은 “걸음마 갓 뗀 아이가 신나게 달리는 느낌”(현송)이었다면, 직접 프로듀싱했던 1집은 “하고 싶은 시도를 다 했지만 빈틈없어 좀 과했던 앨범”(숀)으로 평가했다. 2012년 6월에 낸 1.5집에서 지난 작업들의 아쉬움을 보충했지만 칵스는 3년 간 쉼표를 찍어야 했다.

 “전역해서 음악으로 다시 만났을 때 이산가족 상봉하듯이 굉장한 ‘케미’가 폭발했어요. 제가 수륜이보다 좀 늦게 올 5월에 군복무를 마쳤는데 그때는 제가 딱히 뭐 할 일이 없을 정도로 작업이 많이 진행된 상태였습니다.”(현송)

 올 3월 전역한 이수륜은 숀과 작업실에서 매일 한 곡을 썼다. 2집의 타이틀곡 ‘에코’도 하루 만에 탄생했다. 비틀스의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처럼 둘이 곡 작업을 하고 현송이 가사를 붙이고 선빈이 베이스 라인을 받쳐 주면 칵스 스타일이 완성된다. 신사론은 올해 군입대를 해 이번 작업에서 빠졌다.

 한층 세련되고 노련해진 2집을 놓고서 “3년 사이 칵스에게 대체 무슨 일이 있었느냐”는 질문이 쏟아지고 있다. ‘더 뉴 노멀’은 과거를 기준으로 현재를 이해하지 말라는 의미다. 그렇다면 칵스의 현재 좌표는 어디쯤일까.

 “사실 어디쯤 와 있는지 모르겠어요. 저희랑 비슷한 행보를 가는 롤 모델이 없어요. 일단 앞이 뚫려 있으니까 가야할 것 같습니다.”(모두 입모아)

 칵스는 다음달 20일 서울 광장동 악스홀에서 단독콘서트를 한다. 모두가 후회 없는 날이 됐으면 좋겠다고 했다.

 글=한은화 기자,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on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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