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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 명인들 사무치는 인생 무용담 한번 들어보시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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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룡의 절권도를 응용해 마이크를 쌍절곤 삼아 ‘무용담’을 펼치겠다는 진옥섭씨. [사진 한국문화의집]

“혀로 윗몸 일으키기를 하며 이날을 기다렸습니다.”

 말씀 잘하기로 이름난 분들이 모인 한국 ‘구라’계에 또 한 명 인물이 떴다. 진옥섭(51) 한국문화의집 예술감독이다. 전통공연예술 기획자 겸 연출자이자 『노름마치』(문학동네)의 필자로 이 동네 사람들에게는 ‘딴따라의 괴수’로 불린다. 전통의 가장 맛있는 부위를 찾아 전국일주를 하며 뼈에 사무친 당대 최고의 꾼들을 모셔다 판을 벌여온 그가 이번에는 무용담(舞踊談) ‘사무치다’를 들고 돌아왔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이소룡의 ‘당산대형’을 보고 움직임의 세계, 무용에 빠져들었죠. 전무후무한 춤의 명인을 만나 전통은 케케묵은 것이 아니라 켜켜이 묵힌 것임을 깨달았습니다. 이제 춤을 올려놓고 무(舞)·무(武)·무(巫)·무(無), 4무 이야기를 풀어봅니다.”

 다음 달 2일, 14일, 19일 서울 테헤란로 한국문화의집(KOUS)에서 열리는 ‘진옥섭의 사무치다’는 춤추듯, 쌍절곤 돌리듯 낭창낭창 흘러나오는 그의 이야기가 진한 무대다. 그가 ‘원형의 우물’이라 부르는 예인의 세계를 인문학의 시각으로 바라본다.

 “어르신들 삶이 다 어마어마한 스토리텔링 창고였어요. 내가 모시는 출연진은 보통 몇십 년을 연습하신 분들이거든요. 아이돌 사단이 와도 끄떡없죠. 손끝으로 춤이 뚝뚝 떨어지고 몸속 깊은 곳에서 소리가 차오르는 걸요. 모든 치레를 버리고 몸으로만 올라선 저울과도 같은 무대죠.”

 ‘진옥섭이 뭘 좀 만들었다는데…’ 소문이 돌면 사족을 못 쓰는 중독자가 많다. 소름 끼치는 순간을 즐겨본 객석의 추억이 ‘진옥섭 팬클럽’을 저절로 움직인다. 그는 그날의 연희자인 재비가 노는 바로 그 순간에 같은 공간에 모인 관객 앞에서 새로운 것이 돋아나는 것, 그것이 진짜 전통이라고 믿고 있다.

 “30여 년 세상에 둘도 없는 쟁이들과 쩔어본 저로서는 저분들의 남은 시간과 우리의 지금 시간을 포개는 것이 으뜸 예술 창조라 봅니다. 전통이 현재에 살아남는 가장 좋은 방법은 관객 가슴 속에 기록으로 남는 것이라 믿고 있죠.”

 시간과의 격투에서 살아남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싸움판에 나선 진옥섭의 무용담이 사무친다.

정재숙 문화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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