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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모습 드러낸 제주 해군기지 … 이럴 걸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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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용수
정치국제부문 기자

지난 25일 제주 민·군 복합항(제주 해군기지) 건설 현장을 찾았다. 2013년 11월 26일 이후 2년 만이다. 그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였다.

 ‘구럼비 바위’로 불리던 해안가 현무암 바위들은 흙으로 덮여 자취를 감췄다. 대신 기지 본관과 장병들의 생활관, 의무대, 복합문화센터, 독신자 간부 숙소 등 건물 32동이 들어섰다. 거친 파도가 몰아치던 바다에는 높이 30m가 넘는 케이슨(육면체 콘크리트 구조물)으로 만든 부두와 방파제가 들어섰다. 든든한 방파제 덕에 시속 40㎞가 넘는 강풍에도 항구 안 바다는 잔잔했다. 49만㎡(14.9만 평) 규모의 기지는 현재 공정률이 94%(항만 96.5%, 육상 87%)로 마무리 공사가 한창이다. 변남석 제주민군복합항건설사업단장은 “연말까지 공사를 끝내고 내년 1월 말께 완공식을 목표로 끝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해군은 부산 기지와 진해 잠수함사령부 소속 함정과 잠수함 일부를 이곳에 배치할 예정이다. 기지가 완공되면 이어도나 연평도에서 상황이 발생했을 때 부산 기지보다 6~9시간 빨리 대응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제주 해군기지가 ‘21세기 청해진’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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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공사가 한창인 제주 해군기지에 잠수함 손원일함이 정박해 있다. [뉴시스]


 세계적인 크루즈선(유람선) 여행사들로부터 “언제부터 기항할 수 있느냐”는 문의도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해군은 연 900억원 이상의 경제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인근 땅값은 공사 전보다 서너 배 뛰었다. 이렇다 보니 해군과 공사장 인부들의 통행을 막고 생필품 판매조차 거부했던 반대파 주민들도 상당수 마음을 열었다.

 한때 제주 해군기지를 둘러싼 대립은 첨예했다. 지역 주민들과 시민활동가들이 공사장을 점거하기 일쑤였다. 해군 관계자는 “2년 넘는 공사 지연으로 적지 않은 손해를 감수해야 했다”며 “470억원이 넘는 예산을 건설사에 물어줘야 하는 상황이다. 또 최근 불거지고 있는 남·동 중국해 해양 분쟁에도 보다 빨리 대비할 수 있었는데 안타깝다”고 했다.

 현장에선 아직도 산발적인 반대 시위가 벌어지고 있다. 강정마을엔 여전히 ‘해군기지 결사반대’ ‘군사기지 없다 평화의 섬’ 등이 쓰인 노란색 깃발도 펄럭이고 있다.

 그러나 분위기는 상당히 변했다. 익명을 원한 주민은 “공사를 반대했던 주민들 중 일부는 기지 취업도 생각하고 있다”며 “커피숍이나 식당 등 부대 내 복지시설 운영권을 따려는 사람도 있다”고 전했다. 주민들 사이에선 이럴 걸 왜 반대했느냐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젠 갈등 봉합이 과제로 남았다. 일부 반대파 주민들의 날 선 비판과 해군의 구상권 청구 등이 걸림돌이다. 제주 해군기지의 본래 목적이 민·군의 상생 발전이었다는 것을 되새길 때다.

정용수 정치국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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