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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숙 쇼핑 저물고 … 블프 승자는 온라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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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프라이데이인 지난 27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의 장난감 매장 토이저러스는 아이들과 함께 온 사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뉴욕=이소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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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해튼 5번가의 가전 매장 베스트바이 앞에는 종일 쇼핑객들이 길게 줄을 섰다. 연중 최대 쇼핑시즌으로 꼽히는 ‘블랙 프라이데이’를 맞아 베스트바이가 대대적인 세일에 나선 까닭이다. 이날 할인폭은 20~50% 정도. 가장 인기있는 품목은 역시 TV와 최신 스마트폰이었다. 삼성 50인치 ‘LED 4K 울트라HD 스마트 TV’는 평상시 949.99달러(약 110만원)였지만 이날은 799.99달러(약 92만원)에 나왔다. 특히 일본 샤프와 중국 TCL은 미국 인터넷TV사업자인 로쿠(Roku)의 운영체제(OS)를 탑재한 50인치 TV를 삼성의 반값 수준인 50만원까지 내리며 가격파괴에 나섰다.

 예년처럼 블랙프라이데이 기간 동안 쇼핑족들 사이에서 난투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뉴욕포스트·FOX뉴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미 텍사스 엘파소에 있는 월마트 매장에서는 평면TV를 서로 차지하려는 소비자들이 폭력을 행사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버지니아 스프링필드의 베스트바이 매장에서도 긴 줄의 맨 앞자리를 두고 한 여성이 남성을 의자로 공격하고 발목을 비틀어 경찰차에 실렸다.

 하지만 올해 블랙프라이데이는 예년보다 차분했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공통된 평가다. 쇼핑의 중심축이 매장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한 영향이 컸다. 28일 미국 시장 조사기관 쇼퍼트랙은 올해 27일 소매점 매출이 104억 달러(약 12조원)로 지난해보다 10% 가량 줄었다고 밝혔다. 반면 어도비에 따르면 4500개의 온라인 쇼핑사이트의 온라인 매출이 지난해보다 14.3% 늘고, e메일 판촉도 지난해보다 25% 증가했다. 온라인이 ‘블프의 승자’가 된 것이다.

 실제 뉴욕 5번가 베스트바이에서 만난 애덤은 “며칠 전 베스트바이 온라인몰에서 삼성 사운드바를 구매했고 오늘은 주문한 물건을 받아가기 위해 왔다”며 “300달러짜리 제품을 200달러에 33% 싸게 사서 만족한다”고 말했다. 애덤처럼 매장내에 설치된 ‘스토어 픽업’구역엔 온라인으로 주문한 물건을 찾아가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다. TV를 사러 온 에디는 “요즘은 온라인 할인몰이 워낙 많아 ‘사이버 먼데이(블프 직후 월요일의 온라인 쇼핑 할인행사)’가 아니라 ‘사이버 에브리데이’나 마찬가지”라며 “평소보다 30%이상 싸지 않으면 굳이 매장에 줄을 설 필요가 없는 것 같다”고 했다. 새벽부터 노숙을 하며 기다리다 개장과 함께 밀려 들어오는 손님들로 전쟁을 치르곤 하던 예전같은 ‘대혼란’이 보이지 않은 배경이었다.

 이에 비해 장난감 가게들은 비교적 북적거리는 편이었다. 아이들과 직접 선물을 고르려는 수요가 많기 때문이다. 브로드웨이에 위치한 장난감 전문점인 ‘토이저러스’에서 만난 쟈넷은 “토이저러스닷컴(인터넷몰)이 있다는 걸 알지만 손녀와 함께 선물을 고르는 즐거움을 포기할 순 없다”면서도 “이 곳에 사람이 많아 보여도 3~4년 전과 비교하면 절반도 안 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에선 블랙프라이데이가 빚는 ‘쇼핑 광란’의 부작용에 공감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단적으로 올해 미국 최대 레저용품 매장인 알이아이(REI)는 최대 대목인 블프에 143개 전체 매장을 닫아버렸다.

 이같은 ‘온라인 대세’는 30일부터 시작되는 사이버먼데이 행사로 온전히 이어질 전망이다. 블랙프라이데이에 쇼핑을 하지 못한 소비자를 위해 온라인 업체들이 집중적으로 할인 행사를 펼치는 기간이다. 어도비는 올해 사이버먼데이 온라인 매출 규모가 블랙프라이데이 매출을 앞설 것으로 내다봤다.

 한슬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블랙프라이데이와 사이버먼데이 행사로 인해 국내 소비자의 해외직구 기회가 늘고있다”며 “이로 인해 정보기술(IT)과 운송관련 업종, 전자결제 업체의 주가가 오름세를 보일 수 있다”고 예상했다.

뉴욕=이소아 기자, 서울=이승호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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