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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지킨 무역액 1조 달러 힘들다…규제의 덫 풀어 알 낳는 닭 살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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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출이 만만한 상황이 아니다. 지난 4년간 ‘1조 달러’를 넘어온 무역의 성장 추세가 꺾인 건 과거에 경험 못한 일이다.” 김인호(73·사진) 무역협회 회장은 지난 27일 기자간담회에서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올해 말까지 총 무역액을 9720억 달러로 추정했다. 수출은 5320억 달러로 전년보다 7% 줄어들 걸로 봤다. 김 회장은 “올 들어 국제유가가 50% 급락하면서 석유(-37%)·유화(-21%) 등 수출이 크게 줄었다”고 설명했다. 원자재 수요 감소에 따라 수입도 16% 감소한 4400억달러로 예상됐다.

 김 회장은 “다양한 수출 증진책을 펴고 있지만 세계적 불경기의 여파를 반전시키기엔 힘들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기업·산업·경제 등 전체가 업그레이드돼야 수출 감소를 획기적으로 극복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대안으로 제시한 게 바로 ‘규제의 덫’을 푸는 일이다. 30여년간 경제 관료로 일하며 경제수석까지 지낸 그는 “기업들이 정부의 신호가 아닌 ‘시장의 신호’만 보고 움직여 유연하게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대표적 사례로 싱가포르의 자유로운 기업 환경을 거론했다.

 특히 김 회장은 “알을 낳는 닭은 살려놔야 한다”며 기업들 활력을 북돋아 수출도 늘리고 사회적 부(富)도 확대하자고 했다. 그는 “어떤 유능한 정부도 시장보다 못하다”며 “정부가 어깨에 힘주고 하는 얘기는 줄고, 실질적인 일을 많이 해야 한다”는 쓴소리까지 했다.

 구체적인 수출 확대책과 관련해 김 회장은 “기존 업종과 정보기술(IT)·사물인터넷(IoT)이 결합한 융복합 산업이나 문화콘텐트·물류 등의 창조적 사업 활성화 방안을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또 그는‘중국의 변화’를 수출 돌파구로 삼자는 제안도 했다. 중국의 성장률 하락에 한탄만 하지 말고 ‘투자·수출→내수’로 바뀌는 무궁무진한 새 기회를 활용하자는 것이다.

 다만 극심한 부진에 시달린 올해와 달리 내년의 경우, 선진국 경기회복과 유가 하락세 진정으로 ‘무역 1조 달러’ 지위를 다시 되찾을 걸로 봤다. 유화를 포함해 자동차·무선통신기기 등의 수출이 탄력을 받을 걸로 예상됐다. 김 회장은 “기업들도 원화 가치의 하락을 통해 가격 경쟁력을 제고하려던 관행 등을 깨고 어려움을 덜 겪는 길을 적극 찾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임지수 기자 yim.ji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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