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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당신] ‘집밥 도시락 점심’ 당뇨병 위험 2%씩 낮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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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러스엑스 직원들이 점심시간에 회의실에 모여 각자 싸온 도시락을 먹고 있다. 이들은 ?도시락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건강도 챙길 수 있는 도구?라고 말했다. [사진=프리랜서 김정한]


직장인은 괴롭다. 아침도 제대로 챙겨먹지 못하고 사무실에 나와 기다리던 점심시간이 돼도 뭘 먹을지 고민이다. 다양한 메뉴를 골라보지만 늘 거기서 거기. 한정된 메뉴로 매번 돌려막는 꼴이다. 몸에 안 좋다는 걸 알면서도 조미료 맛에 이끌려 오늘도 자극적인 음식을 찾는다. 이런 식생활에서 탈피해 다른 길을 찾는 사람들이 있다. 바로 ‘도시락족’이다. 외식을 택하는 대신 점심식사로 손수 싸온 밥과 반찬을 먹는다. 급식과 구내식당이 보편화된 요즘 도시락을 싸는 사람이 있을까 싶지만 만족도는 의외로 높다. 이들에게 도시락은 ‘소통의 도구’이자 건강을 지키는 ‘내 손 안의 집밥’이다.

서울 청담동에 위치한 플러스엑스 사무실. 점심시간이 되자 사무실 한쪽에 마련된 회의실에 6~7명의 직원이 모여든다. 저마다 손에는 도시락이 들려 있다. 이들은 평일 점심식사를 외식 대신 도시락으로 해결한다. 집에서 챙겨온 음식을 함께 나눠 먹는다. 음식을 모아놓고 보니 어느새 진수성찬.

이들이 남들처럼 외식으로 점심을 해결했다. 하지만 주변에 변변한 식당이 없고 항상 먹는 식당밥에 질렸다. 밥값도 만만치 않았다. BX팀에 근무하는 임태수(33)씨는 “매일 1만원 가까운 식비가 부담이 됐다”며 “마음 맞는 사람끼리 하나둘씩 도시락을 싸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점심시간은 전보다 풍요로워졌다. BX팀 김민경(30)씨는 “도시락을 먹으면 40분은 개인시간”이라며 “시간에 쫓기지 않아도 돼 점심시간이 여유롭고, 대화하면서 다른 팀과도 가까워질 수 있어 장점”이라고 말했다.

도시락이 가져온 변화는 몸에도 찾아왔다. 조미료를 몸이 느끼기 시작했다. 모션그래픽디자인팀 이지혜(26)씨는 “도시락을 먹고 난 뒤부터 식당밥을 먹으면 텁텁하고 콜라를 마시고 싶은 느낌이 들더라”며 “소화도 잘 안 되고 불쾌한 느낌까지 들었다. 나중에 알아보니 조미료 맛 때문”이라고 말했다. 임씨는 “도시락을 먹고 나면 소화도 잘된다”며 “피부가 예민한 편인데 피부 트러블도 서서히 사라졌다”고 말했다. 도시락은 만성질환을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광고회사에 근무하는 박주현(33)씨가 좋은 사례다. 매일 아침 출근할 때 현미밥을 랩에 싸서 들고 나온다. 몇 년 전 임신성 당뇨로 고생할 때 의사가 처방한 식단이다. 그는 외부 미팅 때도 아랑곳하지 않고 식당에서 제공하는 밥 대신 현미밥을 꺼내 먹었다. 박씨는 “처음에는 혼자 현미밥을 꺼내 먹는 것이 어색했는데 습관이 되니 괜찮다”며 “질환 관리를 위해 시작했지만 하다 보니 다이어트도 되고 건강을 지키는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고 말했다.

내 손 안의 건강식 ‘도시락’

도시락이 정말 건강에 영향을 미칠까. 이를 뒷받침하는 연구는 다양하다. 이달 초 미국심장학회에는 이와 관련한 흥미로운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미국 하버드대 연구팀이 성인 남성 4만1000명, 여성 5만8000명을 대상으로 36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다.

연구팀에 따르면 집에서 만든 음식을 주 11~14회 점심 또는 저녁으로 먹은 사람은 주 6회 미만으로 먹은 사람보다 제2형 당뇨병 발생률이 13% 낮았다. 집에서 만든 음식을 집 바깥, 즉 도시락으로 먹은 것도 포함한 연구결과다. 연구팀은 당뇨병 위험이 집밥을 점심으로 1주일에 한 번 먹을 때마다 2%씩, 저녁으로 먹을 때마다 4%씩 낮아진다고 덧붙였다.

강북삼성병원 김찬원(가정의학과) 교수는 “상업적으로 미리 조리된 음식이나 가게에서 파는 테이크아웃 음식을 선호하는 직장인에게 경종을 울리는 연구”라고 말했다.

외식이 비만과 성인병의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미국암협회 연구팀이 성인 1만2000명을 대상으로 외식 빈도와 이들의 비만율의 상관관계를 분석했다. 그 결과, 외식할 때는 집에서보다 평균 205㎉ 더 섭취하고 설탕·포화지방·소금은 각각 3.95g, 2.52g, 451㎎ 더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시락이 건강에 좋은 이유

김 교수는 “외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자료를 이용한 연구에서도 집밥을 평균 주 1회 이하로 먹는 사람은 주 6~7회 먹는 사람에 비해 식사의 질이 낮고, 지방이나 단순당 섭취량이 유의하게 더 많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조사 결과도 크게 다르지 않다. 국민건강영양조사(2013)에 따르면 외식 빈도가 높을수록 나트륨과 에너지를 과잉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외식을 주 1회 미만으로 할 때 나트륨 과잉섭취율은 74.4%(남성 기준)지만 하루에 1회 이상 외식하면 95.7%로 높아졌다. 또 에너지 과잉섭취율은 13.6%에서 30%로 증가했다.

고대안암병원 가정의학과 김양현 교수는 도시락이 건강에 도움이 되는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첫째로 도시락은 식당에서 파는 음식에 비해 덜 자극적이다. 기름기, 당분, 나트륨 함량이 낮다는 얘기다. 둘째로 식사량을 자신에게 맞게 조절할 수 있다. 셋째는 식사시간을 충분히 가질 수 있어 과식하지 않는다. 그는 “비만클리닉에서 환자를 볼 때 가장 관리가 어려운 것이 식습관”이라며 “칼로리가 높고 염분이 많은 식단도 문제지만 급하게 먹으면 포만감이 늦게 와 본인이 생각한 양보다 많이 먹는데 도시락은 이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또 “도시락은 고치기 쉽지 않은 식습관을 바로잡는 첫걸음”이라며 “시작이 쉽진 않지만 직장인 사이에서 건강도시락 캠페인을 벌여야 한다”고 말했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ng.co.kr

도시락 경험자들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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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명 이상 시작하라

시작하려면 멤버를 구성해야 한다. 혼자 먹는 것은 쉽지 않고 2명은 너무 적다. 3명은 돼야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정기적인 식사로 이어질 수 있다. 모임이 유지되면 관심 있는 사람들이 참여하기 시작한다.

▶도시락 데이를 정하라

도시락을 먹는 일정한 날을 정하는 것이 좋다. 일종의 규칙이다. 그래야 흐지부지되지 않는다. 도시락 데이 외에는 자유롭게 식사를 해결할 수 있어 서로 편하다. 주 1~2회로 시작해 점점 횟수를 늘려가는 것이 도시락 식사를 안착하는 길이다.

▶식단을 정해 역할을 분담하라

각자 자기 식사량 한 세트씩 싸오는 것도 좋지만 역할을 나누는 것도 방법이다. 밥 담당, 국 담당, 채소 담당, 과일 담당 등으로 나눠 보자. ‘내가 빠지면 다른 사람이 못 먹는다’는 생각에 각자 싸오는 것보다 소속감과 책임감이 커진다.

▶가공식품은 과감히 배제하라

도시락을 싸갖고 다니다 보면 가공식품류의 반찬이 생길 수 있다. 하나둘씩 늘다가 가공식품 천지가 될 수 있다. 애초에 규칙으로 배제하는 것이 좋다.

▶서로의 식습관을 점검하라

서로 식습관을 보고 말해 주면 안 좋은 식습관을 고칠 수 있다. 음식을 많이 안 씹고 넘기거나, 급하게 먹거나, 반찬을 너무 많이 먹는 등 생각보다 많은 것을 잡아낼 수 있다. 보통 비타민·미네랄 섭취가 부족하기 쉽다. 콩류·생선·채소를 실제로 잘 먹는지 확인하는 것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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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