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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일상 속 기부…공부하고, 걷고, 게임하고 모든 것이 기부가 된다

“많은 사람들은 나이가 들고 난 후 기부를 하려고 하는데, 꼭 해야 하는 일을 굳이 기다릴 필요가 있나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CEO가 2년 전 1조원을 사회에 기부하며 한 말입니다. 작은 나눔이 쌓이고 쌓으면 큰 사랑으로 변해 많은 사람에게 도움을 줄 수 있게 됩니다. 돈이 많아야 기부를 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현재의 순간을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과 조금만 나누면 되는 것이죠. 누구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상 속 기부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기부는 돈이나 물건 등을 대가 없이 자신보다 어려운 다른 사람에게 나눠주며 기쁨을 누리는 행위입니다. 스스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일이기 때문에 자원봉사와 함께 대표적인 선행으로 뽑히는 좋은 일이죠. 한 해를 마무리하는 연말이 다가오며, 사회적으로 성공한 어른들이 선뜻 큰 돈을 자선단체에 기부하는 소식을 종종 들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많은 금액은 아니더라도 우리 학생들도 기부를 할 수 있어요. 기부의 조건은 간단합니다. 나누고자 하는 마음만 있으면 됩니다. 가진 것이 없어도 괜찮습니다. 그렇다고 무리해가며 기부를 하라는 소리는 아닙니다. 평소 하던 행동에 조금만 변화를 준다면 훌륭한 기부행위가 될 수 있죠. 소비만 잘해도 기부를 할 수 있는 시대이니까요. 여기 가상의 인물 ‘소중이’가 있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중학생이지만 그의 하루는 기부로 가득합니다. 평범했던 그의 지난 주말이 어떻게 기부로 채워졌는지 따라가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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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금이 필요한 공익단체가 온라인 기부 포털 서비스 해피빈에 사연을 올리면 기부자는 해당 단체의 사연을 보고 기부를 결정 할 수 있다. 블로그·카페 활동으로 적립된 ‘콩’을 기부하면 된다.]


취미로 하는 블로그를 활용
시간 오전 8시 | 장소 집 | 기부액 3000원


고된 한 주가 끝나고 즐거운 주말이 찾아왔습니다. 모처럼 늦잠을 자려 했던 소중이는 오전 8시에 눈을 떴습니다. 개인 블로그에 남겼던 글에 달린 댓글을 확인하기 위해서죠. 어제 소중이는 최근에 봤던 영화의 감상평을 블로그에 작성해 올렸습니다. 예상대로 많은 이웃들이 찾아와 블로그에 댓글을 남겼네요. 흐뭇한 표정으로 컴퓨터 화면을 바라보던 소중이는 ‘아차’ 하는 표정으로 화면 한쪽의 배너(인터넷 홈페이지에 띠 모양으로 만들어 부착하는 광고)를 클릭했습니다. 배너의 이름은 ‘콩받기’입니다. 그러자 귀엽게 생긴 콩 캐릭터가 나타나 ‘콩 1개를 받았어요’라는 말풍선을 날립니다.

소중이는 졸린 눈을 비벼가며 컴퓨터를 계속 쳐다봤습니다. 온라인 상에서 질문을 묻고 답하는 사이트에 ‘영어 단어를 잘 외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라는 질문이 올라온 것이 눈에 띄네요. 전에 소년중앙에서 봤던 시각·청각 공부법 기사를 생각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답변을 달았습니다. 사과(apple)라는 단어를 외울 때 사과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쉽다는 식으로 말이죠. 잠시 세수를 하고 오자 어느새 소중이의 답변이 ‘질문자 채택’으로 등록됐습니다. 질문을 올린 네티즌이 소중이의 답변을 마음에 들어 해 채택한 것입니다. 답변 채택을 받았기 때문에 콩 2개가 적립됐다는 메시지가 화면에 떴습니다.

소중이가 지금까지 한 일은 ‘해피빈’이라는 온라인 기부 포털 서비스를 활용한 것입니다. 네이버 블로그와 카페에 글을 쓰고 콩받기 배너를 클릭하거나, 네이버 지식 in 답변하기에 참여해 채택되면 사이버 기부 아이템인 ‘콩’이 적립되는 기부 서비스입니다. 해피빈의 콩은 1개당 100원의 가치를 지녀요. 언제라도 소외이웃을 돕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일상에서 하는 클릭 몇 번만으로도 상당한 콩을 모을 수 있게 되는 셈이죠.

모인 콩은 해피빈의 ‘모금함기부’ 메뉴에서 대상을 고른 후 기부할 수 있습니다. 결식 아동·청소년, 장애아동 지원, 유기동물 보호, 빈곤퇴치 사업과 같은 30개의 주제 중 기부 대상을 선택할 수 있어요. 기부된 콩의 가치만큼 후원기업에서 돈을 기부하게 됩니다. 소중이는 그동안 조금씩 모은 30개의 콩(3000원)을 ‘가출 청소년의 자립지원’ 항목에 기부했습니다. 이 항목의 기부 목표액 990만원 중 70%인 693만원이 모였습니다. 소중이가 기부한 3000원도 여기에 보탬이 됐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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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회용 교통카드를 사용한 후 보증금을 돌려받는 대신 지하철역에 놓인 모금함에 넣으면 500원을 기부할 수 있다.]



지하철역 모금함 놓치지 않기
시간 오전 11시 | 장소 서울 지하철 2호선 사당역~시청역 구간 | 기부액 500원


친구를 만나기 위해 집을 나선 소중이는 지하철역으로 향했습니다. 역에 내려와 가장 먼저 한 일은 1회용 교통카드를 구입하는 것입니다. 자판기처럼 생긴 기계에 1550원을 넣고 교통카드 한 장을 샀습니다. 1회용 교통카드는 수도권 도시철도를 한 번 이용할 수 있는 간편한 교통카드입니다. 서울 시내 지하철 역에 설치된 ‘1회용 발매·교통카드 충전기’에서 이용운임(1050원)과 보증금(500원)을 투입하면 발급받을 수 있는 카드죠. 그냥 일반적으로 쓰는 충전식 교통카드를 사용해도 되는데, 굳이 1회용 교통카드를 구입한 이유는 따로 있습니다.

친구와 만나기로 한 목적지인 서울광장이 있는 시청역에 도착한 소중이는 역 안 어딘가로 힘차게 걸어갑니다. 저쪽으로 예쁜 모금함이 보이네요. 소중이는 사용한 카드를 망설임 없이 모금함에 집어 넣었습니다. 원래 1회용 교통카드를 사용한 후 보증금 환급기에 넣으면 카드를 구입할 때 냈던 500원이라는 보증금을 돌려받을 수 있지만, 보증금을 받는 대신 기부를 선택한 거예요. 사용하고 난 교통카드를 지하철 역마다 놓인 모금함에 넣게 되면 보증금 500원을 저절로 기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모인 1회용 교통카드 보증금은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어려운 이웃 돕기 사업에 사용하고, 카드는 지하철 운영기관에 다시 보내 재활용됩니다. 적은 돈이지만 기부도 할 수 있고 카드를 재활용하면서 환경보호에도 보탬이 될 수 있으니 일석이조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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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2호선 시청역에 설치된 건강계단]

에스컬레이터 NO, 건강계단 OK
시간 낮 12시 | 장소 서울시청 시민청 건강계단 | 기부액 10원


이런! 서울광장에서 만나기로 한 친구가 오지 않고 있어요. 10분 정도 늦을 것 같다는 연락을 받은 소중이는 시청역을 나와 먼저 서울광장으로 향했습니다. 조금 걸어가자 서울시청 시민청이 눈 앞에 보입니다. 시민청에서 서울광장으로 나가는 길엔 에스컬레이터 옆으로 재미있는 계단이 있습니다. 다이어트도 할 겸 천천히 계단으로 오르기 시작하자 은은한 가야금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계단을 오를 때마다 ‘띵~띵~’ 소리가 울려 기분이 좋아지는 것 같습니다.

이 계단은 지난해 서울시에서 만든 ‘기부하는 가야금 건강계단’입니다. 계단에는 이용자 수를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부착돼 있어 시민이 계단을 이용할 때마다 10원이라는 금액이 자동으로 기부됩니다. 누적 금액은 전광판을 통해 볼 수 있으며, 기부금은 걷지 못하는 장애 아동들에게 전달됩니다. 시민청 외에도 신도림역·청량리역·금천구청역·잠실역·시청역·영등포역·오목교역 등 16개 지하철역에 건강계단이 설치돼 있어요. 기부액은 10원에 불과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소중이처럼 계단을 이용한 덕분에 지금까지 2억원 넘게 기부금이 모였다고 합니다. 정말 티끌 모아 태산이죠. 에스컬레이터를 타는 대신 계단을 걸어 오르려니 조금 귀찮기도 하지만, 계단을 오르내리며 체력도 기르고 적은 금액이지만 기부도 할 수 있다는 생각에 소중이의 마음이 훈훈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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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을 통해 조림비를 기부할 수 있는 앱 ‘트리플래닛’의 실행 화면.]

재미와 기부 결합된 퍼네이션
시간 오후 3시 | 장소 서울광장 벤치 | 기부액 1000원


친구와 만나 신나게 논 소중이는 잠시 벤치에 앉아 스마트폰을 꺼내 들었습니다. 수다를 떨다 지쳐 각자 게임을 하며 시간을 보내기로 했어요. 게임 속에서도 기부는 계속됩니다. ‘트리플래닛’이라는 게임을 실행하자 무서운 괴물들이 나무요정을 잡으러 다가오는 장면이 나타납니다. 이 괴물들을 공격해 전멸시키는 전략방어게임(RTS)이죠. 게임을 하다 보면 가상의 나무를 심거나, 나무 요정을 지키게 되는데 이 횟수만큼 나무를 기부할 수 있는 방식입니다. 게임에서 나무를 심으면 자신의 이름으로 실제 나무를 기증할 수 있는 것입니다. 게임 속 기업의 광고 비용으로 조림비(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는 비용)를 마련하는 것이죠.

이미 태국·캄보디아 등 전 세계 10개국 80곳의 숲에 게임 사용자들이 심은 나무 52만 그루가 실제로 자라나고 있습니다. 숲의 위치와 사진, 나무의 종류, 건강 상태 등이 정보로 기록돼 사용자가 확인할 수 있는 기능도 있습니다. 이 게임 앱은 유엔사막화방지협약(UNCCD)으로부터 숲의 관찰자 자격을 받기도 했습니다. 2020년까지 전 세계에 1억 그루의 나무를 심는 것이 트리플래닛의 목표입니다. 가볍게 게임을 하면서 조림비를 기부할 수 있기 때문에 부모님께 당당히 말하고 게임을 즐길 수도 있습니다. 재미(Fun)와 기부(Donation)이 결합된 이런 기부 방식을 퍼네이션(Funation)이라고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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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워크’ 앱을 켜고 걸으면 100m당 1원의 기부금이 적립된다.]


스마트폰 앱은 더 스마트하게
시간 오후 6시 | 장소 광화문광장~서소문로 | 기부액 100원


어느덧 날이 어두워지네요. 소중이는 버스를 타고 간다는 친구를 붙잡고 광화문광장부터 서소문로까지 산책을 하자고 제안했습니다. 투덜거리는 친구에게 소중이가 스마트폰을 꺼내 ‘빅워크’라는 앱을 실행시켜 보여줍니다. 귀여운 곰돌이 캐릭터와 ‘시작’버튼이 화면에 나타났습니다. 시작 버튼을 누르고 소중이가 친구와 발걸음을 떼자 화면 속 곰돌이도 함께 길을 걷습니다.

빅워크는 걸으면서 기부할 수 있는 앱입니다. 어딜 가든 걷는 일이 많은 소중이에게 적합한 기부 방식이죠. 이용자가 앱을 켜고 걸으면 스마트폰의 GPS(위성항법장치) 기능이 실행돼 얼마나 걸었는지를 체크하기 시작합니다. 100m당 1원씩 기부금이 적립되니 먼 거리를 걸을수록 많은 기부를 할 수 있어요. GPS 추적으로 걸은 시간과 소모 칼로리, 거리 측정이 이뤄집니다. ‘MAP’ 메뉴를 터치하면 자신이 걸어온 길을 확인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시청역이 있는 서소문로에 도착한 소중이는 다시 스마트폰을 꺼내 ‘그만’ 버튼을 눌렀습니다. 걸은 거리에 따라 기부 보고서가 뜨는데, 소중이는 그동안 10㎞를 걸어 100원을 기부할 수 있었습니다. 등하굣길에 꾸준히 빅워크를 활용한 덕분이죠. 기부금은 역시 어려운 이웃들에게 전달됩니다. 오늘 하루 동안 소중이는 신나게 놀면서 이렇게 4610원을 기부했습니다.

글=김록환 기자 rokany@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모델=김윤성(서울 윤중초 5) 학생모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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