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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필 농식품부장관 인터뷰] 쌀 소득보전직불제 개선하고 가공용·주정용 쌀 공급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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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림부는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과 함께 생겨났다. 지금 농림축산식품부의 전신이다. 농림부의 설립 목적과 최대 임무는 분명했다. ‘미곡 증산’. 70년 가까이 지나 농식품부의 수장은 정반대의 고민을 하고 있다. 쌀이 너무 남아돌아 가격 하락을 걱정해야 하는 ‘풍년의 역설’이다. 27일 이동필 농식품부장관을 인터뷰했다. 취임 2년8개월째를 맞는 ‘장수 장관’이지만 이 장관 앞에 떨어진 숙제도 그만큼 많다.

올해 풍년으로 가격하락 '풍년의 역설'
벼 재배 줄이는 등 중장기 대책 마련
TPP가입 따른 피해 최소화 고심
한중FTA 관련, 농업계와 논의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풍년이다. 쌀값이 더 떨어질 전망이다. 정부의 대책은 무엇인가.
“올해 쌀 생산량은 432만7000t으로 풍작이다. 쌀값 하락에 대한 농가의 우려가 큰 것을 잘 알고 있다. 쌀값 하락에 따른 농업인 소득 감소에 대비해 2005년부터 쌀 소득보전 직불제를 운영하고 있다. 쌀값이 떨어지더라도 직불금으로 보전해주고 있다. 쌀을 농가로부터 사들여 시장에서 격리하는 조치도 진행하고 있다. 민간의 쌀 매입 능력을 확충해주는 지원책도 실시 중이다.”

-‘쌀 과잉 생산’이란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대책은 아니다.
“먼저 쌀 소득보전 직불제를 개선하겠다. 농가에서 쌀 대신 다른 작물을 키우도록 유도하는 방안을 수립하고 있다. 농지 이용의 효율성을 높이는 안도 포함한다. 가공용 쌀 소비와 주정용 쌀 공급도 최대한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세부적인 내용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이런 내용을 담아 올해 말 ‘중장기 쌀 수급 안정 대책’을 확정해 발표하겠다.”

-올 8월 밥쌀용 쌀(쌀 가공식품을 만들려는 용도가 아닌 밥을 짓기 위한 쌀)을 수입했다. 국산 쌀이 남아도는 현 상황과 맞지 않다. 왜 이런 시점에 정부는 밥쌀용 쌀 수입을 결정했나.
“한국은 94년에서 지난해까지 20년간 쌀 관세화를 미루는 대가로 쌀 저율관세할당(TRQ)에 합의했다. 매년 41만t까지는 낮은 관세율로 쌀을 수입해왔다. 2005~2014년 가공용이 아닌 밥쌀용 쌀을 일정 물량 반드시 수입해야 한다는 의무 조항이 있었다. 지난해 쌀 관세화 시작과 함께 밥쌀용 쌀 수입 의무 조항이 사라졌지만 ‘밥쌀을 전혀 수입하지 않아도 된다’는 의미는 아니다.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본 원칙으로 복귀한다는 뜻일 뿐이다. 쌀을 전량 가공용으로 수입하면 ‘국산과 수입산 차별을 두지 않아야 한다’는 WTO의 ‘내국민대우’ 규범을 위반한다는 전문가 의견을 받아들여 밥쌀용 쌀 수입을 결정했다.”

-농민의 반발은 여전하다. 지난 14일 광화문 시위에 농민단체가 참여한 이유다. 한 농민이 경찰에 쏜 물대포에 맞아 중태에 빠지기도 했다.
“먼저 시위 도중 발생한 사건에 대해 매우 안타까운 마음이다. 빠른 쾌유를 기원한다. 밥쌀용 쌀 수입이 국내 쌀값에 미치는 영향이 최소화하도록 제도를 운영하겠다. 쌀 수급 안정 대책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 다만 일각에서 밥쌀용 쌀을 수입하면 쌀값이 떨어진다고 주장하는데 올 들어 수입한 밥쌀의 양은 3만t이다. 지난해 12만t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수확기 중엔 시장에 방출하는 양도 줄였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연구 결과도 그렇고 현 수준의 밥쌀용 쌀 수입이 쌀값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걸로 본다. 물론 쌀 농가가 안정적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도록 쌀 수급 안정 대책을 실행해 나겠다.”

-일본은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을 체결하면서 쌀 시장을 개방했다. 한국이 TPP에 가입하려면 일본처럼 쌀 시장을 열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일본은 TPP를 통해 미국에 쌀 TRQ 7만t을 제공했다. 양국이 ‘이익의 균형’을 고려해 내린 결정일 뿐이다. TPP에 가입한다고 해서 미·일간 협상 결과를 한국이 동일하게 받아들여야 하는 건 아니다. 정부는 그동안 체결한 모든 FTA에서 쌀을 양허(관세를 낮추거나 시장을 개방하는 무역 협약) 대상에서 제외해왔다. 앞으로 진행할 모든 무역 협상에서 이런 방침을 견지해 나간다는 입장은 확고하다. 상품·서비스 부문에서 어느 정도로 시장 접근을 허용할지 양허 협상을 하는 과정에서 한국의 관심 사항을 반영할 여지는 존재한다.”

-그렇지만 TPP 가입이 국내 농산물 시장에 끼칠 악영향은 피할 수 없다.
“TPP의 기본 목표는 ‘높은 수준의 포괄적 시장 자유화’다. 시장 접근에서나, 규범 면에서나 농업 분야에 미치는 영향이 상당할 걸로 예상된다. 현재 농업과 통상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단이 협정문을 면밀히 분석하고 있다. 분석이 끝나면 농업계와 그 내용을 공유하고 의견도 수렴할 계획이다. TPP 가입에 따른 농업 분야의 피해를 최소화하는, 실효성 있는 국내 대책을 강구해 나가겠다.”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국회 비준도 초읽기에 들어갔다. 농업 부문 대응책은.
“국내 생산 비중이 큰 주요 농산물은 한·중 FTA 양허 대상에서 대부분 제외했다. 그럼에도 중국과의 FTA는 우리 농업에 직·간접적으로 많은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농가의 피해를 보전하고 경쟁력도 강화하는데 10년간 1595억원을 지원할 예정이다. 농업단체에선 무역이득공유제(FTA로 산업계에서 얻은 이득 일부를 농업 등 손해를 입은 업종과 공유하도록 하는 제도), 농업 정책금리 추가 인하, 피해보전 직불제, 밭 직불금 인상 등 대책이 더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앞으로 한·중 FTA ‘여·야·정 협의체’를 통해 이런 농업계 요구를 진지하게 논의하고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


☞쌀 관세화=쌀을 수입할 때 관세를 붙이는 걸 말한다. 한국 등은 국산 쌀 시장을 보호하려고 외국산 쌀의 수입을 막아왔다. 수입 물량에 제한을 두거나 수입할 때 일일이 허가를 받도록 하는 등 무역 장벽을 유지해왔다. 쌀 관세화를 시행한다는 건 이런 장벽을 걷어내고 관세를 붙여 쌀을 수입하는 걸 뜻한다.

☞저율관세할당(TRQ)=세계무역기구(WTO)의 농산물 시장 개방 협정에 따른 관세 제도 중 하나. 영어로는 ‘Tariff rate Quotas’. 농산물을 수입할 때 일정 물량(Quotas)까지 반드시 낮은 관세율(Tariff rate)을 적용해 수입해야 하는 무역 협약이다. 낮은 관세로 수입해야 하는 물량을 ‘최소시장접근(MMA) 물량’이라고 부른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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