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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FTA와 무관한 법안도 연계 … 여당 “단독처리 불사”

한·중 자유무역협정(FTA)의 국회 비준을 위한 돌파구가 열렸다. 그러나 진통은 계속되고 있다. 비준동의안 처리의 전제 조건으로 야당이 쟁점 법안·예산안 처리를 무더기로 연계시키면서다. 27일 새누리당 원내대책회의에서 김정훈 정책위의장은 “한·중 FTA의 보완대책은 사실상 야당과 거의 합의가 됐다”고 밝혔다.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원내대표는 이날 간담회에서 “타결은 못했지만 이견은 분명히 접근됐다”고 했다.

“TK예산 깎아라, 누리과정 늘려라”
새정치련, 예산까지 전방위 연계
연금법 처리 때도 세월호법 내걸어

 한·중 FTA의 연내 발효에 사활을 걸고 있는 새누리당은 야당을 어르고 달래야 할 상황이다. 이 때문에 FTA와 관련한 농어민 피해 대책은 야당의 요구안을 상당 부분 수용했다고 한다. 야당이 줄곧 100만원까지 인상을 요구한 밭농업직불금은 60만원(현행 헥타르(㏊)당 25만원)으로 올리는 방향으로 의견을 모았다. FTA로 인해 가격이 떨어진 농작물에 대해 하락한 단가의 90%만큼 보전해 주는 피해보전직불제는 95~99% 사이에서 인상하는 것으로 결정됐다고 한다.

 남은 쟁점은 한·중 FTA로 수혜 대상인 전기전자 등 산업계의 이득을 농·어업 등 피해 산업에 배분하는 무역이득공유제다. 정부와 여당은 강력 반대했다. 사실상 야당도 주장을 접은 상태라고 새누리당 측은 말한다. 하지만 야당은 이견이 큰 예산안·법안까지 모두 연계해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연계법안은 전방위적이다. 세월호특조위 기한 연장을 위한 세월호특별법에서 전·월세 상한제 등이 포함된 주택임대차보호법 까지 다양한다. 예산안 가운데는 누리과정(3~5세 보육과정) 예산 증액, 대구·경북 지역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및 새마을사업 예산 등의 삭감 등을 요구하고 있다. 새정치연합 최재천 정책위의장은 “FTA와 직접 연관성이 없지 않느냐”는 지적에 “FTA는 단순한 무역협정이 아니라 여러 국내법과 세법, 예산 등과 연계돼 있어 모두 함께 처리해야 한다. FTA만 독립해 처리할 수 없 다”고 했다.

 새정치연합은 국회선진화법으로 야당의 협상력이 떨어진다는 점도 강조하며 개정을 요구했다. 국회선진화법의 시행으로 여야가 예산심사를 못 마치면 내년도 예산안은 다음달 2일 0시를 기해 정부 원안대로 본회의에 자동으로 올라간다. 예산안 처리에 협조하면서 원하는 법안을 함께 통과시키는 ‘딜’을 해 왔던 야당으로선 거래를 위한 연계고리를 잃게 됐다. 야당의 연계전략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5월엔 공무원연금법 개정안에 세월호특별법 시행령 개정을 요구 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11월 30일이 비준동의안 처리의 마지노선”이라며 야당의 합의 이행을 압박했다. 비준안 처리의 첫 관문인 외교통상위원회는 재적의원 23명 가운데 여당 의원이 14명으로 전체의 60%를 넘는다. 야당이 반대해도 여당 단독으로 안건을 처리할 수 있다. 본회의가 열리면 재적 과반 의석을 확보한 여당의 단독 가결도 가능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날 “한·중 FTA가 반드시 30일에는 처리돼야 한다”는 취지로 말했다고 청와대 참모들이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국회 일정 지연으로 FTA 처리가 계속 늦어지자 크게 실망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30일 프랑스 파리에서 개막하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 총회에서 FTA 당사국으로서 한국의 비준절차를 기다리는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을 만난다.

 ◆예산부수법안 15개 지정=이날 정의화 국회의장은 내년도 세입예산안 부수법률안으로 15건의 법안을 지정했다. 예산부수법안은 국가세입이나 기금수입 증감에 영향을 주는 법안으로 11월 30일까지 여야가 심사를 마무리하지 않으면 12월 1일 예산안과 함께 본회의에 자동 상정된다. 조세특례제한법에는 ‘최경환표 만능통장’이라 불리는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를 신설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연 2000만원 한도 내에서 계좌 내 상품에서 발생한 수익과 손실을 합산해 순소득 200만원까지는 비과세하는 내용이다. 야당은 “부유층에 지나친 특혜”라며 반대하고 있다.

박유미·김경희 기자 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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